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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수의 이름들

온울에 2008. 5. 21. 16:43

 스포츠나 게임 중에서 바둑만큼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갖고 있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축, 장문과 같이 특정한 수법을 가리키는 이름에서부터 기대기전술, 세고취화 등의 전술ㆍ전략적 용어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많은 용어들이 있다.
 바둑용어 중에는 묘수, 악수, 자충수, 후절수와 같이 개개의 바둑수를 가리키는 말들도 많다. 이러한 바둑수의 이름을 알아두는 것은 바둑을 즐기고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바둑 수중에 귀수(鬼手)기수(奇手)라는 것이 있는데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귀신‘귀’자가 들어가는 귀수는 귀신도 깜짝 놀랄 만큼 신기한 묘수를 말하며, 기수는 기발한 수를 가리킨다. 귀수는 굉장히 좋은 수에 속하나 기수는 좋은지 나쁜지가 확실치 않다.
  일반적으로 좋은 수를 나타내는 이름으로는 정수, 호수, 묘수라는 말이 쓰인다.
  정수는 그 장면에서 이치상 가장 타당한 수를 말하며, 호수는 좋은 수라는 의미다.

묘수는 단순히 좋은 정도를 넘어서 절묘한 맛을 풍기는 수에 붙이는 이름이다.
 이렇게 보면 바둑에서 묘수를 많이 두는 것이 승리에 이르는 지름길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바둑해설가인 김수영 7단은 “한 판에 묘수 세 번 나오면 진다.”고 주장한다. 바둑이란 평범하게 정도를 걷는 것이 최선의 길이며, 묘수를 내려고 너무 재주를 피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수인 이창호 9단은 화려한 묘수보다 평이한 정수를 두는 것이 바둑에서 중요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둘 수 있다면 묘수를 두는 것이 나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피를 토하고 쓰러진 토혈지국에서 전투 13단으로 불렸던 일본의 죠와 명인이 둔‘죠와의 3묘수’가 유명하다. 죠와 명인은 묘수 세 방으로 라이벌 고수의 제자인 청년 기사를 쓰러뜨리고 결국 불귀의 객이 되게 만들었다. 그 바둑에서는 묘수가 승리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나쁜 수를 가리키는 가장 보편적인 용어는‘악수’다. 보통의 악수보다 나쁜 정도가 심하면 대악수라고 부른다. 악수계열에 속하는 수에는 이적 수, 속수, 자충수 등이 있다. 이적수는 상대방을 이롭게하는 수로서 영어로는‘댕큐 무브'(Thank-you move)라고 불린다. 모든 악수는 사실 다 이적수지만 특히 상대를 이롭게 만드는 것이 역력할 때 이적수라고 한다.

 속수는 속된 수라는 뜻으로 인간사회에서의‘속물’과 같은 수다. 속물이라고 하면 인격적으로 격은 좀 떨어져도 악인이라고 할 수는 없듯이, 바둑판의 속물인 속수도 심한 악수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바둑을 제대로 배우지 않고 실전 위주로 둔 사람에게서 속수가 많이 나온다.

 

 자충수는 쓸데없이 자기 돌의 공배를 메워 수상전 등에 악영향을 주는 수를 가리킨다. 자충수는 신문의 사설에서도 종종 쓰는 용어인데 정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여 자승자박의 형세로 만드는 것을 풍자하는 말이다.

 

 악수계열에 속하는듯하지만 악수는 아닌‘완착’이있다. 보통의 수보다 좀 느슨한 수라는 뜻인데 70점이나 80점은 되므로 악수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완착을 많이 두면 바둑수의 질이 떨어져 집 부족 증상을 겪게 되기 쉽다. 완착과 반대되는 수는‘과수’다. 정도가 지나친 수이니 좋은 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악수라는 의미는 아니다.

 

 과수보다 좀 더 지나친 무모한 수를 ‘무리수’라고 한다. 과수나 무리수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데 긍정적인 뜻으로 쓰이는‘강수’도 있다. 통상 서능욱, 가또 9단과 같은 전투형은 강수나 과수를 두는 경향이 높고 이창호, 린하이펑 9단과 같은 집 차지형은 완착을 둘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환격수ㆍ촉촉수ㆍ귀삼수 등과 같이 기법을 가리키는 것, 공격수ㆍ타개 수ㆍ침입수처럼 수의 전술적 특징을 나타내는 용어 등 바둑수의 이름이 상당히 많다. 이와 같은 수의 이름들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바둑판 위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다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cafe.daum.net/baduknara2005/5Hxu/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