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사유..!/인지와 언어.

[ㅍ] 기호의 해석체

온울에 2008. 5. 8. 11:10

목 차

1. 기호론에서 제기된 문제
2. 기호논리의 삼원성
3. 해석과 해석체
가. 해석과 협약
나. 의미효과와 해석체
4. 논의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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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명 慶南大學校 人文科學硏究所  
학술지명 人 文 論 叢INMUN NONCHONG 
권 11 
호 1 
출판일 1998.  




기호의 해석체


Interpretant in Sign


민병위
(MIN, Byung-Wi)
경남대학교 문과대 철학과 교수
2-136-9802-07
pp.113-134

경남대 1996년 경남대학교 연구년제에 의한 연구비 지원으로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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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호론에서 제기된 문제
해석체(interpretant)의 개념은 퍼어스(C.S.Peirce)기호론에서 가장 도전적인 개념중의 하나이다. 신호와 증후, 자극과 반응을 동기화된 기호로 융합하는 일, 감성적 차원, 임의성, 주관성을 기호일반이나 협약으로 지양시키는 일, 인간존재 상호간에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관념, 자연이나 우주의 규칙성을 논의하는 일들이 모두 기호의 역할을 다루기 위한 시도들이다. 그는 기호의 이원적 기능(기호의 구문론적, 의미론적 차원)을 인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호의 삼원관계(순수기호, 대상기호, 해석기호)에 대한 자신의 독창성을 전개함으로써 대부분의 기호이론이 가지고 있는 함축적인 이원성을 회피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는 기호의 의미나 지칭이 지닌 이원적 조작을 포기하지 않고 규칙화하려고 했다.

기호관계는 삼원적이라는 것이 퍼어스 기호론의 핵심이다. 삼원적 인식관계에서는 외적세계는 기호함수에 의한 대상의 매개에 의해서만 정위될 수 있으며 기호인 해석하는 의식(해석체)이 어떤 일정한 방식으로 대상을 규정하게 된다. 퍼어스는 이러한 규칙화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덜 설득적인 점을 인정한다. 해석체의 규칙성(규범성)은 그의 범주론에 입각해서 설정되었다는 점에서 분석에 선행하는 준별(명석성)의 개념이다. 그는 데카르트의 방법론적인 회의를 명석성으로 파악하고, 칸트적인 직관(통각)을 기호론 속에 개입시킴으로써 삼원관계 기호를 결합시키는 조작자로서의 인간정신(사유)을 기호로 분리시킬 수 있었다.

퍼어스의 기호론의 도상기호(icons), 표지기호(index), 상징기호(symbols)의 삼원성에는 모호한 부분이 도상기호를 해석하는 과정 속에 잠재해 있다. 도상기호의 해석은 단순히 '그림-관계'를 구분 짖는 일로 해석 될 수 있지만, 사실 이 관계는 극단적인 경우 도상기호와 구조화된 대상이 동형적일 수 있다. 이 경우는 심상이 도상기호해석을 모형으로 기능을 하는 경우인데 이중변형의 형태이다.

이중적으로 변형된 기호들은 언어영역 밖, 자연속, 인간이 창조한 제2의 자연 등 단일하게 변형된 기술들이다. 이들 기호들은 표지기호인데 표지기호의 가능적인 기호함수는 자연과 현실적 역동적 물질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어떤 것이 나에게 현존하지 않으면, 그 일을 유의미하게 수행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그 명제를 언급하는 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표지기호는 이 기호가 함축하는 대상의 성질을 특수화할 수 없으므로 이를 곧바로 기술하기 위해서 표지기호가 아닌 다른 기호를 요구하게 된다.(3.434)

실재하는 모형의 존재는 도상기호함수를 토대로 해서 구별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초상화가 지칭하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그 사람을 초상화 앞에 세우고, "이 사람이 초상화의 주인공이요."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도상기호함수(제1범주)는 표지기호함수(제2범주)와 함께 연접하는 존재(제3범주)의해서 현실적인 기호함수로 통합된다. 이런 도상기호(제1범주)와 연접하는 존재(제3범주)는 기호와 실재를 연결시키는데 이런 실재는 해석적인 기능을 수단으로 해서 '여기-지금'(제2범주)존재하는 그런 실재이다.

해석을 도상과 표지의 결합에로 환원하는 관점은 럿셀의 논리적 원자론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는 제1의 고유명사와 지시대명사는 현실적인 해석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독립된 방식으로 사물에 부과된 '논리적 이름'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이 이론은 명제 속에서 사실관계기술과 언어의 구문론적인 논리형식과 더불어 의미론적인 체계를 예비하고 있다.

퍼어스의 기호론에서 해석되지 않는 기호함수는 이중으로 변형된 기호함수이며, 세계의 실재 구조와 관련해서 볼 때 1차적으로는 기호의 도상기능에 상응한다. 이 기호함수를 우리가 실재(세계)관계를 그릴 수 있는 보편기호함수로 받아들인다면, 언어의 모든 가능적인 표지기호적-상징기호적인 역할은 도상기호기능에 의해서 선천적으로 확립될 수 있다. 환언하면 한 언어의 체계가 유일하게 이중으로 변형된 도상기호기능에 근거할 수 있다면(표지기호기능이 상황과 상관없고, 상징기호기능이 해석체와 관계 없이 독립적일 경우), 이것은 의미의 명확하고 보편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사실 이런 개념은 라이브니쯔의 보편언어 개념에서 중심적인 것이며, 비트겐슈타인이 그의「논구」에서 역설적 결론으로 천착한 개념이다. 즉 반성의 불가능성, 여기서는 세계의 논리적 구조를 그리는 언어에 대한 의사소통의 불가능성을 말한다.

비트겐슈타인의「논구」에서 제시되는 존재·의미론에 함의된 보편언어에 대한 이론적 해석은 이중적으로 변형된 것처럼 보인다. 이런 해석을 할 수 있는 근거는 그가 단지 검증가능성을 의미의 기준으로 가정했을 뿐, '요소적인 사실'을 그리는 '요소명제'의 존재를 증거하지 않고, 요소대상을 지칭하는 '이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데서 찾을 수 있다. 즉 그는 퍼어스 용어로는 표지기호함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는 의미기준이 언어와 세계의 논리적 형식 속에 함축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 만약 기호함수의 해석이 언어의 표지기호함수만을 고려하고, 도상기호함수를 해석기능과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면, 퍼어스의 기호해석은 변형된 해석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퍼어스는 미래로 열려진 해석형식 안에서 법칙(제3범주)의 사실(제2범주)에로의 해석이라는 변형된 형식에로의 환원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환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해석체는 처음부터 사실(제2범주)로서 자신의 해석행위를 경험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경험은 상호주관적인 이해의 맥락에서 후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해석체는 상호주관적인 의사소통적 이해의 지속성과 실천행위 밖(객관적)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퍼어스는 '기호의 의미는 그 사용에 있다.'는 비트겐슈타인과 맥을 같이 한 일면이 있다. 그는 인간이 기호를 사용하고, 또 인간이 곧 기호라고 정의함으로써 기호와 그 사용자간의 관계에 유의했다. 이러한 그의 화용론적 기호관계론(pragmatic semiotics)은 기호를 가지고 진리를 해명하고, 기호론을 언어행위이론에까지 확장시킴으로써 '기호-언어'론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가 화용론적 기호관계론에서 다룬 주제는 기호의 의미체계인데, 이 의미체계가 인간의 사유체계에 기인한다면, 기호를 사용하는 인간이 기호를 매개로 해서 사유하는 일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사유행위라 할 수 있다.

기호해석체에 대한 논의에서는 기호공동체(해석공동체)의 협약의 원칙(관습주의)에로의 이행이 필수적이다. 인간의 '기호사용', 즉 만들어진 기호의 '의미'는 사용규칙이 협약(관습)에 달렸음은 대체로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다. 삶의 모든 이해가능한 상황에서 정확한 결정을 위한 기준이 협약에 의해서 전적으로 원칙화 될 수는 없지만, 가능적 언어사용은 선천적으로 규칙에 종속해야 한다는 사실은 전제되어야 할 것 같다.

그의 '사유-기호론'에서 사유하는 개별자들은 기호를 사용하는 기호공동체의 구성원들이다. 우리는 기호공동체 구성원들 상호간의 대화를 통해서 참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기호공동체를 지탱하는 의사소통언어행위에 주목하게되고, 그의 기호관계론은 사유과정에 포함된 언어활동과 그 언어의 성격(기호행위)이 무엇인지 탐구한다.

퍼어스의 기호이론은 언어가 어떻게 사용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원인을 제공한다고 볼수 있는데, 언어에 대한 이러한 일반적인 고려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1) 언어의 사용은 명제들을 검증하고 반증하는데 따르는 체계적인 설명을 함의한다.
2) 언어의 구성요소는 우리가 명제를 가지고 하는 행위-의사소통적 행위, 인지활동, 지적대상화 활동-들, 태도, 활동들을 방어하거나 반대하는 과정과 연결시킴으로써 또 다른 (파생적)사실들을 고려할 수 있다.

언어가 가진 화용론에 주목한 퍼어스는 해석공동체(기호해석체)가 진리의 궁극적인 기준이며, 실재는 마음의 공동체가 무한시간성 속에서 파악 할 수 있다고 본다. 언어는 이런 마음의 공동체를 하나로 만드는 제도이다. 이런 제도들은 역사적으로 구성된 자기 반성적인 삶의 형식이라는 점에서 메타제도이다. 하나의 메타제도인 해석공동체(기호해석체)는 비반성적인 사회규범을 비판함으로써 개별적인 인간을 상호주관적인 해석에 참여하도록 강요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존재의 무한제도로서 해석은 언어가 매개체가 됨으로써 기호의 가능적 의미와 실천이 연계되어진다. 이런 연계는 해석공동체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규범으로서 확립해야할, 혹은 정확히 이해할 경우 습관이 된다. 기호 속에 규범으로 포함된 것이 논리적 해석체이다. 규범이라는 점에서 논리적 해석체는 모든 해석자 속에서 자기 통제적인 행위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습관(궁극적 해석체)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해석의 목표를 유도하는 목적적인 과정인 습관이나 습관변화는 해석공동체를 주체로 보는 입장이다. 퍼어스는 해석을 비환원적 개념으로 기호화하고, 표상을 삼원관계의 구성요소로 다루고 있지만, 실제의 함의는 열린 미래의 실천에서 의미의 보편성이 확인될 수 있다는 신념이다.

본 논문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1) 기호의 의미는 기호효과의 '결정'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가?
2) 기호는 해석과정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산출한다. 효과의 산출이 기호해석의 필연적 조건인가?
3) 기호해석체가 또 다른 종류의 의미 있는 효과를 산출한다는 사상은 곧 조건적이라는 한정된 기준에 근거한다. 이는 순환논법이 아닌가?

2. 기호논리의 삼원성
기호의 해석체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은 사유하는 존재인 인간을 기호로 보는 퍼어스의 시각에서 출발할 수 있다. 그는 사유가 곧 기호라고 보고, 사유의 목적은 어떤 것을 전달하고, '결정'하는데 있다. 이는 기호의 본질이 바로 의미를 전달하고 표상을 '결정'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정'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결정이라는 말의 함의는 무엇인가?' 이 말이 해석과 해석체의 개념을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의 대상이 됨 직하다. '결정'에는 논리적 의미와 인과적 의미로 나눠서 고찰해 볼 수 있다.

모든 사유 혹은 인식은 기호이다. "만약 우리가 외적 사물들의 빛을 찾는다면, 그 빛은 유일하게 기호들 속의 사유에서 찾을 수 있다. 어떤 다른 사유들을 가지고는 외적 사실들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외적 사실들에 의해서만 사유가 전적으로 알려질 수 있다는 것을 보아왔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가능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유는 기호속에서의 사유이다. 그리고 인식될 수 없는 사유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사유는 필연적으로 기호 속에 존재한다."(5.251)

퍼어스의 기호론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위의 인용은 기호의 전달력인 의사소통기능과 기호의 결정력인 기호의 의미작용기능을 암시하고 있다. 사유의 목적은 어떤 것을 전달하고 결정하는데 있는데 이는 기호의 본질이 바로 의미를 전달하고, 표상을 결정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사유할 때 의식에 나타나는 감정, 심상, 개념, 표상과 같은 것이 모두 기호라고 본다.

사유기호인 인간은 기호로 나타나는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세계는 내적세계와 외적세계가 있는데 내적세계는 인간에게 비교적 적게 강제력 행사하지만, 외적 세계는 저항할 수 없는 완전한 강제력을 행사한다. 대부분의 경우, 외적인 강제력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이 외적인 결정력이 기호의 주장력이다. 기호는 기호대상에 의해서 결정된다. "기호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물을 대상이라 부른다. 기호는 그런 대상과 일정한 종류의 상관성을 결정한다."(5.437). 기호의 상관성이 기호의 효과인데 이런 기호효과의 가능성을 예기하는 일이 기호의 의미를 발견하는데 필수적이다.

기호는 다른 기호를 야기시키는데 이것이 기호의 의미이다. 따라서 기호는 일종의 기호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효과라는 측면에서 기호의 의미는 어떻게 기호가 인간에게 행위하도록 결정력(기호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행사하느냐에 있다. 그러나 우선은 특정한 기호의 힘을 결정하기 전에 의미를 분석하는 방법이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퍼어스의 기호논리는 관계논리를 기호함수에 적용한 삼원관계 기호론이다. 기호관계는 순수 기호(좁은 의미의 기호) 대상기호(지시된 대상) 해석체로 구성된다. 논리실증주의자들에 의해서 개발된 의미론과 비교해 볼 때 그의 기호론은 삼원관계 화용론이다. 그의 기호론은 범주의 결합방식을 응용해서 삼원관계를 연역했다는 점에서 과학적 지성의 인식이론이며, 실재론이다.

퍼어스의 기호론은 삼원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

삼원성의 근거는 1) 관계를 구성하는 개별적인 존재는 다른 구성원들과는 독립해서 어떤 기능도 할 수 없고, 2) 어떤 임의의 관계를 구성하는 존재들 사이의 이원적 관계는 제3의 관계를 구성하는 존재의 기능으로부터 독립될 수 없다.

기호의 이러한 화용론적 관점은 기호의 삼원적 특성인 표상에 의해서 도식화된다. "나는 기호를 (그것의)대상이라고 불리워지는 어떤 것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으로써 규정하고, 그 효과를 그것의 해석이라고 부르는 한 사람에 대한 효과를 결정하기 때문에, 후자는 매개적(간접적)으로 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ss.81)

이 해석효과는 최초의 기호가 기호를 이해하는 기호의 삼원적 특성에 따라서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2.243)

1) 순수기호 : 기호 그 자체로서의 기호(The Sign in itself)
2) 대상기호 : 기호대상과 관계하는 기호(The Sign in relation to its object)
3) 해석기호 : 기호해석자와 관계하는 기호

기호의 이런 삼원관계 용어는 순수기호, 대상기호, 해석기호(해석체)인데, 이 해석체는 최초의 기호가 기호를 이해하는 사람의 심상 속에서 만들어 낸다. 이러한 제2의 기호는 참의 빛이 전해진 표상인데, 표상으로서의 제2기호는 해석효과를 가진다. 그것은 무한정으로 또 다른 해석체에 대해서 똑같은 삼원관계에 선다. 이런 무한계열의 가장 일반화된 형식이 해석공동체의 지속적인 조작과정이다. 그래서 그는 기호가 다른 두 개의 상관자 사이를 중개한다고 말한다.

이 삼원관계 기호론의 특징은

1) 기호론의 세 구성원, 순수기호(좁은 의미의 기호 ; 기호함수의 질료적 담지자), 대상기호(지시된 대상), 해석기호(해석체 : 해석자)는 통일된 삼원적 기능으로서 기호론의 본질에 의해서만 존재성이 인정된다.
2) 기호함수 안에서 이원관계를 가지는 세 구성요소 각각은 제3의 구성원에 의해서 발견되어진다. 즉 순수기호와 대상기호사이의 관계는 해석기호에 의해서 발견되어지고 해석기호(해석체)와 대상기호(기호대상)사이의 관계는 순수기호를 매개로 발견되어 진다. 순수기호와 해석기호 사이의 관계는 대상기호 혹은 기호의 외연적 가치를 규정하는 대상들에 의해서 발견되어진다.

이런 삼원관계에 비추어서 일체의 현상들은 기호로 환원할 수 있게 되었다. 개별적 자연현상은 도상으로 기술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현상을 심상이나 모형들로 산출할 수 있다. 이들 도상이나 모형들은 그들 상호간의 상관관계나 해석체의 존재와는 무관하게 가능적 모형으로서의 특징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들 도상이나 모형은 질적 특성이나 제1범주에 근거해서만이 가능적이다.(5.73-74)

순수기호와 대상기호사이의 관계는 단순히 심적인 연합이 아니고, 절대적 필연성이며, 뿌리 깊은 근거를 가지고 있다. 만약(순수)기호, 대상(기호), 마음(해석자)의 삼원관계가 변형된 것이라면, 기호-대상, 기호-마음, 대상-마음의 세짝을 이룰 것이다. 적어도 둘은 삼중관계를 구성하는 이중관계 속에 있다. 서로 연결된 짝들 중 하나는 기호와 대상을 구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각각의 것들은 마음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기호는 대상과 관계할 수 없기 때문에 전혀 기호의 기능을 다할 수 없다. 여기서 마음(해석자, 해석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음은 기호가 기호대상과 관계되는 것을 표상하기 위한 의도된 방식을 지칭하는 것이다.

기호, 대상, 해석체의 근거인 표상은 기호가 가진 기능이나 의미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들이다. 기호의 삼원관계는 가장 기본이 되는 기호 관계이다. 기호와 대상의 이원관계는 해석체가 포함되는 삼원관계를 전제한다. 신실증주의자들은 이원관계만 가지고 철학해 왔다. 개념의 이원적 관계는 삼원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한 사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논리적 이원관계들 그 자체로는 삼원적 기호들 사이의 이원적 관계이다.

퍼어스는 그의 기호론을 삼원관계 논리학에서 다루고 있다. 논리학(기호론)은 순수기호(기호일반)와 대상기호(기호의 대상)의 관계를 다루는데 이들 관계는,

1) 상징과 대상과의 관계(상징이 표상하는 실재사물과의 관계)
2) 대상과 상징의 근거관계(대상과 공통특성의 관계)
3) 상징과 해석체의 관계이다.(2.418참조)

이를 종래의 논리학에서 사용하는 외연과 함축관계로 재구성해 보면

a)기호의 알려진 폭(기호의 외연)
b)기호의 알려진 깊이(기호의 함축)
c)기호의 폭과 깊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논리적(기호의) 폭과 깊이의 이원적 관계는 퍼어스가 '프라그마티즘 강의'에서 "다른 표상에 의해서 결정되어질 대상과 관계하는 모든 표상은 어떤 의미에서 성질들을 구체화한다. 이런 성질들은 의미작용이라고 불릴 수도 있으며, 밀(Mill)이 함축이라고 부르는 특별히 객관화 될 수 있는 표현이다. 함축과 지칭은 내포와 외연을 뜻한다."(5.138)

논리(기호)의 폭과 깊이는 기호관계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한 요인이었다. 퍼어스의 논리학(형식적 기호론)에서 깊이와 폭은 표지기호와 도상기호에 근거해 있다. 그렇지만 의미(깊이)를 기호의 해석체와는 구별하지 않았다. 즉 내적 의미를 지닌 표지기호를 화용적 의미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논리적 깊이(이름)과 논리적 폭(의미)은 명제의 경우 주어가 함축하는 것과 술어가 주장하는 것 사이의 구분이며, 논증의 경우는 전제의 참이 사물의 상태와 결론의 참에 의해서 규정된 사물의 상태 사이의 구별이다."(5.471)술어는 항상 가능적 대상 혹은 가능성을 표상한다. 논리적 깊이인 함축을 손상시킴이 없이 논리적 폭인 외연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술어를 주어에 결합시키는 정의된 술어화인 계사가 필요한데, 계사는 모든 명제에서 기본적인 부분이다. 1)

주어와 술어로 구성되는 명제는 대상의 표지이다. 만약 명제가 어떤 대상을 가지면 명제는 실재대상과 제1범주사이를 지지하는 제2범주의 한 표지이어야 한다. 실재대상은 지시되어야 하는 명제의 표상된 부분 속에서 표시되며 제1범주는 도상화된 명제의 표상된 부분 속에서 표상되어야 한다.

표지에 의해서 함축되는 현존하는 대상은 술어에 의해서 도상으로 표상된 제1범주와 연결되기 때문에 표지는 주어와 술어를 결합시키는 대상을 표상하는 기호 함수이다. 명제는 이런 관계들을 함축하고 있으므로, 성질(제1범주)을 기술하고 현전하는 사물(제2범주)을 지칭한다.

해석체의 목표는 단순한 참의 추구에 있지 않다. 범주는 형이상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고 해석체는 기호의 표상방식과 관계를 맺는다. 이 관계를 퍼어스가 명백히 하지 않았으므로 각각의 용어가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신할 수 없지만 해석체는 명제함수, 명제, 논증과 관계가 있다. 그 중에서도 논증은 기호가 해석체에 의해서 대표되는 근본적인 방식이다. 논증으로부터 명제가 명제로부터 명제함수를 얻을 수 있다.

대상에 대한 표상은 명제의 형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만약 해석체가 명제에서 표상된 주장을 보다 진전된 언어행위로 수행할 수 있다면, 명제에 대한 우리의 해석은 보다 풍부해지고 진전될 수 있다.

명제는 마치 대상과 실재적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서 의미화된 해석체 속에서 표상 되는 기호이다.(5.424. n.1)

의미화된 해석체와의 관계에서 기호는 명제함수, 명제, 논증이다. "명제는 명제기호이다. …명제는 주장이 아니라 주장될 수 있는 기호이다. 그러나 주장은 명제이다.…주장행위는 순수한 의미작용행위는 아니다.…명제는 주장할 수 없는 사실을 주장하는데서 논증은 현실적으로 개진되거나 주장될 필요가 없는 사실을 자율적으로 주장한다. 따라서 나는 논증을 해석체의 기호(결론)로서가 아니라, 해석체의 기호처럼,…기호가 지칭하는 우주상태의 기호처럼 의미화된 해석체 속에서 표상되는 기호로 정의하고자 한다."(8.337)

기호논리로 알려진 추상적 관계를 수학에 적용하기 위해서 퍼어스가 고안한 이론이 관계논리이다. 퍼어스가 생각한 관계논리와 일반논리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관계논리는 일반성과 차별 가능한 류를 관계형식을 가지고 다루고, 일반논리는 단일관계 문제에 국한시켜 유사성을 다룬다.

그는 관계논리를 "기호라는 특별한 체계를 다루는 …논리로 규정하고 있다."(4.372)그는 관계논리로 부터 세 가지 기본적인 결론을 이끌어내었다.

a) 모든 논리적인 것은 관계로 환원된다.
b) 관계들의 지식은 관찰의 산물이다.
c) 포섭은 근본적으로 논리적 관계이다.

추론과 포섭관계의 전형은 삼단논법이다. '비판적 논리학'에서 명제는 의미개념에서 참의개념으로 발전하는데 여기서 삼단논법이 중심적인 것으로 다루어지고 있다."삼단논법은 하나의 논증이어야 하고, 그 대상이 일반적인 법칙 혹은 유형인 기능이다. 삼단논법은 한 명제를 포함해야 한다. 혹은 명제의 전제를 개념화하는 하나의 명제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논증은 한 예 속에서 법칙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결론이라고 부르는 또 다른 명제가 논증을 마무리하고, 또 마무리를 요청하는데, 이는 확실히 해석체를 대표한다. 그리고 똑같은 정도로 해석체와 특별한 힘 혹은 관계를 가진다." (2.253). 이에 해석체를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상징이 있고, 이런 해석체는 해석체가 요구하는 정신이며, 그런 정신을 인정하는 한에서 명제들은 논증이 되고 삼단논법이 된다. 이런 점에서 삼단논법은 상징적 법칙기호(symbolic legi-sign)의 논증이다.

"상징적 법칙기호는 해석자가 해석자의 대상을 법칙을 통해서 궁극기호로서 표상하는 기호이다. 이러한 법칙은 모든 전제로부터 결론에로의 전이가 지향하는 법칙이다"(2.263) 명제의 논리적 부분에 대한 해석은 바로 이런 명제 속에서 전달된 성질과 사실의 병렬 속에서 법칙(제3범주)를 발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경험 속에서 법칙을 발견하는 일이 실재대상을 발견하는 일이고, 이것이 해석의 몫이다.

3. 해석과 해석체
가. 해석과 협약
퍼어스의 기호이론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는 계기는 다양한 종류의 기호에 대한 분류의 단순성 때문이다. 그러나 기호에 대한 단순한 분석은 기호를 이해하는데 이바지 하지 못하고 무한히 계속될지 모른다. 여기서 우리는 기호의 결정적인 혹은 궁극적인 해석체가 있느냐? 하는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해석의 발전과 해석체의 궁극성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기준이 제공되기 전에는 이루어질 수 없다. 퍼어스의 기호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까지는 진전되지는 않았다. 단지 술어적인 참에 적용될 수 있는 일련의 기호를 다루면서 해결책이 약간 제시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만일 지속적인 기호해석이 개별적으로 산출되고, 각각의 정보 보고가 해석체로 간주된다면, 이 정보의 집합은 해석체의 축적된 집합일 수 있고, 해석과정의 진전된 결과가 될 수 있다. 해석은 발전적이고 진화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런 역설을 고려할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해석과정에 이런 진화적 특성이 포함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기호의 중요성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그는 해석의 과정을 도입한 것 같다.

'로웰강의vii'(1866)에서 퍼어스 해석개념의 원본을 볼 수 있다. "한 용어의 동의어를 얻는 과정은 이 들 두 용어가 달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이다. ……이들 동의어들은…대치물이며 원래 용어의 해석자들이다. 이들 용어는 동일한 정신에 의해서 생기게 된 새로운 구성체들이다. 나는 이것들을 해석체라고 부르겠다. 이들 해석의 질량을 나는 정보 혹은 정보의 함축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1.464-5) 적어도 이 부분에서 해석체는 다소간 정보와 동의어이다. 이 정보의 개념은 해석체의 양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스핑크스(Spinks)는 퍼어스 철학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읽어내고 있다. 2) 새로운 개념인 해석성의 도입이 그것이다. 그는 퍼어스 기호론의 삼원-관계항-관계(tri-relative-relation)를 재구성하고 있다. 물론 준별(명석성)을 가지고 삼원관계 안의 개별단위를 논의할 수 있고, 부분들 사이의 이원적 구별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기호들의 삼원관계적인 영향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해체의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퍼어스의 범주론에서 해석은 존재에서 본질로 이행하는 마지막 개념이다. 그리고 해체가 이루어진 이후에 이를 재구성하는 결합의 규칙이 필요한데, 그는 통찰력의 한 행동으로서 해석활동을 생각하고 있다. 해석활동은 기호와 기호의 대상을 결합하는 자기통제적인 연합의 한 규칙이며, 그의 정의를 활용한다면, "기호로서의 또 다른 주체를 동렬에 놓음으로써 그것들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표상하는것-이것은 해석체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힘)이다."(8.17) 발생적으로 보면 해석활동은 '마치 그럴 것처럼'의 원칙 위에서(8.337)활동하는 것이며 해석체는 한 사물과 다른 사물을 매개하고 표상하는 기호관계 행위이다. 그래서 해석체의 발생행위는 기호행위의 규칙으로서 기호의 특수한 부류속에서 언급될 수 있으나, 이 부류에는 규칙과 법칙들이 있으며, 표상과 상호작용, 이해와 이중적 의식, 환류와 재정향 등이 진화론적 방식으로 조작될 수 있다. 여기서 기호해석체는 궁극적으로 해석의 판단자가 된다. 기호해석체가 지속적으로 수행한 행위의 정당함을 증거하기 위해서는 규칙의 규제와 같은 것이 활동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기호의 의미를 구성하는 해석은 규칙이나 습관이다. 기호가 규정하는 규칙이나, 기호의 규칙이 기호의 의미를 제공하는 기호의 해석체는 기호가 관계하는 대상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호가 지칭하는 것은 의미가 아니라 대상이다. 퍼어스는 기호를 한편으로는 대상에 의해서 결정되거나, 인간 마음속의 관념이 결정하는 것으로 보는데 기호의 해석체라고 부르는 이 결정은 대상에 의해서 매개된다. 특정기호의 해석은 특정대상을 지칭한 그런 대상을 해석된 기호의 대상으로 표상한다.

기호의 효과인 해석체는 두가지 지적가설을 함의하고 있다. 1) 모든 사유는 특성상 기호적이며, 2) 기호가 해석체를 가지는 일이 기호가 표상기능을 가지기 위한 필연적 조건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곧 심적기호의 해석 혹은 사유기호는 기호가 되기 위해서는 한정되어야함을 말한다.

퍼어스는 "모든 기호들은 소위 사유-기호들"(1.537)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사유기호의 개념은 특별한 종류의 기호, 말하자면 사유를 뜻한다고 보고 있다. 3)

1) 사유는 내성적으로 구별될 수 있는 심적 현상의 흐름이 아니다. 외적 사물이나 객관적 사건으로부터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사유에 대한 이런 분석은 사유-기호를 기호 일반과 동일시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따라서 사유-기호는 심리적 실재는 아니며, 모든 기호들은 사유기호의 맥락에서 지적 의식이 있는 개인들 사이의 관계에서 정위된다.
2) '사유-기호'의 함축적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유행위와 지식의 배타적 경계를 해체해야 한다. 모든 기호들이 지적 목적에 이바지하는 것은 아니며, 퍼어스가 기호분류법과 사유기호의 정서와 원칙에서 고려한 것은 "모든 종류의 의식-주의, 감각, 이해-의 수정은 의미작용이다."(5.298)
3) 사유는 다음의 두가지 방식 중에서 하나로 해석되는 개념이다. "한 개념은 개념이 현실적으로 지각될 때, 마음속에 현실체(actualiter)로 존재하고, 직접적으로 개념을 산출할 때, 마음속에 습관체(habitualiter)로 존재한다."(8.18)

마음속에 있는 존재는 의식에 독립된 것이다.기호관계를 인과관계로부터 구별하는 특징이 해석체이다. 우연적인 반응이 해석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인과적 기계적 반응도 해석은 아니다. 무엇이던 그것이 기호에 속할려면 적절한 해석의 규칙을 구성하는 자극-반응의 류에 의해서 정의될 수 있는 가능적인 해석의 범위에 들어와야 한다. 이 범위는 한 해석체가 적절한 것이 될 수 있는 지대를 형성(표상)한다. 즉 해석체가 지녀야 할 적절성의 범위를 설정해 준다. 지대가 없다면 (적절성의 한계가 없다면), 즉 해석체의 결정이 기호의 구성부분에 대한 어떤 결정도 허용하지 않는다면, 해석반응은 반작용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반응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의미작용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협약이 없다면 해석체는 있을 수 없게 된다. 혼란된 반응(해석체가 관여하지 않는 반응)은 단순히 반응일 뿐 해석은 아니다.

'기호-협약'의 개념 속에는 언어기호의 생성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호론에서 언어의 생성이 제기하는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문장들은 퍼어스의 기호론에 따르면 기호들이다. 일견해서 문장들은(진술, 언표) 협약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문장은 언어적 혹은 의사소통의 필요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장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사용하고 나면 다시 사용하지 않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단어들은 다시 사용될 수 있지만, 문장들은 다시 사용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퍼어스의 '기호-협약'이론을 무효화시킬려는 시도에 대한 반론으로 그린리(GreenLee)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4)

1) 협약없이 사용되거나 생성된 것처럼 보이는 기호들과 문장들은 사실은 협약적인 기호에 의거하거나 협약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파생된 문장이나 기호가 협약적인지는 따져보아야 한다.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2) 1)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안은 문장을 기호로 보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전환은 설득력이 부족하고 또 기호를 구성하는 방법론적인 결정과 충돌한다. 그래서 기호론은 가능한 한 넓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일상적으로 문장은 의미를 지녔는데, 문장에서 의미(기호)의 지위를 박탈하는 결정은 독단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이론을 구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3) 문장을 비협약적인 기호로 볼려는 논의는, 기실은 비연속적이다. 한 기호가 특이하다(새롭다)는 사실이 그 기호가 비협약적임을 증거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새로운 문장의 형성은 언어의 진행과정상 새 문장이 언표하고 사용한 문맥속에 함축되어 있다. 그런 문맥 속에서 해석자는 협약을 이끌어 내어서 기호를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협약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퍼어스의 기호론의 근거에 대한 반론은 그 입지가 비실체적임을 인정해 할 것 같다.

본성적으로 기호가 요구하는 것은 해석체이다. 해석체는 기호행위의 결과로서 해석자 안에 산출된 효과이다. 해석자의 출현은 기호담지자를 현실적인 기호로 만든다. 산출된 효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퍼어스가 강조하는 두가지 사실, 1) 과학적 사유는 조직화된 지식의 구성체가 아니라,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개념속의 사유이며,2)과학적 사유활동으로 습관을 개발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해석효과는 해석체 안에서 세 범주(제1범주 ; 성질, 제2범주 ; 사실, 제3범주 ; 법칙)들과 관계를 가지겠지만, 퍼어스의 현상론에 대한 연구결과로 볼 때, 법칙과 같은 제3범주의 본성에 따르는 효과만이 적절한 절차나 수단을 제공받을 수 있다. 기호의 참은 제3범주이므로 적절한(산출된) 효과도 제3범주일 수 있다. 이것은 기호가 또 다른 종류의 효과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제3범주에 속하는 다양한 가능적인 효과 가운데 기호의 의미를 궁극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습관이나 습관변화라는 것이다. 습관이나 습관변화에까지 기호의 영역을 넓히는 일은 기호론만의 문제일 수 없는 기호-사용자의 목적을 묻는 것이다.

기호표상이 무엇인지의 물음은 관점에 따라서 하나 이상의 대답이 있을 수 있다. 퍼어스는 이것을 인정한 것처럼 보인다. 그의 용어에 따르면, 기호의 존재가 부분적으로 해석체를 상기케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기호이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기호의 모든 표상적 기능은 프라그마틱 해석체에 의거한다. 그래서 해석체는 일련의 구성원들에게 표상능력을 제공한다. 이러한 불일치는 의미를 엄밀한 뜻으로 해석하는 데서 온다. 만약 우리가 의미작용을 의미의 또 다른 뜻으로 인식한다면, 그리고 이러한 또 다른 뜻이 현실적인 해석체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면, 기호에 대한 완전한 표상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으로 프라그마티즘의 의미를 인식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런 난점은 기호가 의미작용을 지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 의미작용은 기호가 해석될 때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회피할 수 있다. 기호가 의미를 수용할 때 그 기호의 의미는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나. 의미효과와 해석체
기호의 의미에 대한 이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의미와 지칭의 이론은 이해의 이론이다. 의미와 지칭의 이론은 기호의 의미가 어떻게 이해되고 해석되어야 하는지 설명해 주어야 한다. 사유에서 기호가 의미나 지칭을 지닌다는 것은 곧 의미와 지칭에 따라서 기호가 이해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주는 것인데, 그 힘은 삼원적으로 해석체를 산출하는 힘이다.
2) 기호를 잘못이해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기호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근거없는 해석은 구별되어야 하는데 해석은 기호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한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3) 기호는 실재와 인식을 매개하는 해석을 집적함으로써 경험적 학습에 이바지한다. 기호의 본질적기능은 비효과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만드는데 있다.(ss.311)

퍼어스의 이런 의미론에 대해서 러브조이(Lovejoy)가 생각한 기호의 의미는

1) 기호의 의미는 기호의 지칭이다.
2) 기호의 유일한 지칭은 행위의 습관이다.
3) 행위의 습관은 믿는 자의 습관이다. 5)

여기에 대해서 버클러(Buckler)는 기호의 의미는 지칭이 아니라, 번역 혹은 해석체라는 관점을 취한다.

의미에 보다 정확한 내용을 제공하기 위해서 주장의 특성에 관한 사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6)

1) 주장은 명제의 주장자가 해석자에게 수행하는 행위이다.
2) 주장은 말하는 사람이 어떤 것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듣는 사람에게 제시하는 증거이다.
3) 말하는 사람이 한 명제를 주장 할 때는 주장의 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주장행위는 위에 제시한 근거들의 기호로서 해석자에게 어떤 기능을 하도록 하는데 있다. 물론 특별한 종류의 행위를 하나의 주장으로서 다루고 있는 것은 협약의 문제인데, 주장은 신념과 의도의 기호로서의 뜻을 지닌다. 협약은 단지 그런 행위가 표지기호로서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고 사용하는지 그 방법을 가르쳐 줄 뿐이다. 협약의 표지기호적 특성은 다음의 사실에서 분명하다. 즉 주장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신념들과 의도가 기호를 산출한다는 믿음에 근거해 있으며, 만약 신념과 의도가 협약에 없다면 주장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협약은 신념과 의도가 주장에 의해서 표현된다는 사실을 전해주고 있다.

기호안에서 제3범주의 표상이 해석체이다. 해석체는 개인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효과이다. "기호는 대상과 해석체를 가진다. 해석체는 기호가 유사정신 안에서 산출한 것이며, 유사정신은 해석체가 감정 혹은 기호를 한정함으로써 해석자가 된다. 이러한 한정이 해석체이다."(4.536) 한정의 여부가 해석자와 해석체를 가늠한다.

퍼어스의 기호이론에서 가장 획기적인 관점의 전환은 해석자(interpre-ter)에서 해석체(interpre-tant)로, 해석하는 사람(personage)에서 해석행위(semiosis)로 바뀐데서 찾아 볼 수 있다. 7)

해석체 개념은 그 용어사용에서 퍼어스가 일관적이지 못하지만, 해석체의 기능은 인간조작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기호조작이라는 점에서 논리적 객관성이 보장될 수 있는 개념이다. 해석체는 해석자가 기호를 기호대상과 표지관계에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해석자의 마음 속에 생기게 된 제2의 기호와 같은 것이다.

해석체를 결정하는 해석자는 꼭 인간정신일 필요는 없고, 지각력 있는 인간존재도 아니다. 물론 해석자는 정신, 마음일 수도 있다. 기호의 인상을 수용할 수 있는 지각력이 있는 존재이면 충분하다. 인간존재는 가능성일 뿐이므로 해석자가 인간존재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다. 해석체는 현실적으로 꼭 존재할 필요성은 없고, 어떤 시기에 있을 수 있는 존재로도 충분하다. 왜냐하면 기호의 해석체는 항상 그 자체가 기호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인식과정은 감각인상과 관계들에 대한 이해가 해석자안에서 생긴 해석효과의 결과이다.

해석체를 대상과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것과 다른 해석체와의 관계속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퍼어스가 선언하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자.(8.332참조) 그는 대상과의 관계를 표상개념속에서 재해석하고, 표상은 표징의 류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의미를 산출하기 위한 충분조건은 고려하지 못했다. 표상은 기호적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조건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퍼어스의 결정적 논점 속에 진술되고 있는데, 즉 "어떤 것도 기호로서 해석되지 않으면 기호가 아니다."(2.308) 따라서 해석이 기호를 산출한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해석될 때만이 기호화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기호의 본질은 지각인데, 이는 확실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기호의 의미는 무엇인가? 기호는 어떤 고유한 의미효과를 가지는가? 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가? 퍼어스는 기호의 의미는 기호가 산출하는 효과라는 사실의 확인에 만족하지 않고, 의미의 수준과 국면, 의미에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을 탐색하기 위한 지적 가설을 구성한다. '기호의 의미가 무엇인가?'하는 문제는 기호와 기호, 기호와 그 대상과의 관계에 국한된다면 해결될 수 없다. 기호의 고유한 의미효과를 탐구할 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기호효과의 본성과 기호와 기호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는 일이 문제해결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프라그마티즘의 탄생'(5.475)에서 퍼어스는 기호의 세가지 해석, '고유한'(proper), '의미화된'(significated), 효과(effect)를 구별하고 있다. 그러나 해석을 기술하는 '고유한, 의미화된, 효과'의 뜻은 설명하지 않고 남겨두었다. 그러나 이들 다양한 용어의 사용이 해석의 의미를 재구성하는데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임의적으로 명명하는 일은 번역 상의 난점에 직면하게 된다.

퍼어스는 '사변적 변증론'에서 해석체를 문제삼고 있다. 기호는 하나의 표상으로서 정의될 수 있고, 표상은 해석체가 관계하는 대상을 지칭할 수 있도록 한다. 해석체는 기호의 대상이라고 불리워진 어떤 것에 의해서 결정되며, 해석체는 기호의 해석체인 인간에 대한 효과를 결정한다. "기호 그 자체가 표현하는 것이 해석체이다. 해석체를 알기 위해서는 최상의 추리력이 요구된다."(8.181). "명제의 지적 의미가 무엇인지는 해석체의 연구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해석체는 기호의 고유한 의미효과이다."(5.475) 해석은 기호들의 효과이며 기호가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고유한'이라는 개념의 성질화가 문제가 된다.

'의미화된'이라는 말에서 효과들이 기호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완전히 '의미있는 효과'로서의 해석개념에 따르면 모든 해석은 기호임에 틀림없다.

우리의 첫 번째 과제는 왜 퍼어스가 그렇게 생각했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의 참된 형식에서 제3범주는 기호, 기호대상, 기호화의 방식을 구성하는 것으로 생각된, 그 자체가 기호인 해석하는 사유 사이에 존재하는 삼원적 관계이다. 기호는 해석기호와 대상사이를 매개한다."(ss.31)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 기호관계가 3범주의 한 형식임을 시사하는 대목을 볼 수 있다. "나는 기호를 대상이라고 불리워지는 어떤 것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효과는 그것의 해석이라고 부르는 한 사람에게 대한 효과를 결정하기 때문에 따라서 후자는 매개적(간접적)으로 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ss.81)

퍼어스는 이러한 정식화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반적이지 않음을 인정한다. 그는 해석체를 한사람의 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해석체는 성가시게 구는 사람에게 주는 뇌물과 같은 것이다. 8)

해석체는 기호를 이해하는 사람에게 준 기호의 효과이다. 기호의 해석체는 유사한 마음(quasi-mind)으로 지칭되기도 하는데(4.536), 이 말은 기호기능에서 마음의 인식(2.242)과 심적효과 혹은 사유(1.546)와 같은 심리적 용어로 기술되기도 한다. 9) 효과가 다 해석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화학적인 신경반응처럼 기호의 해석체로 다루어질 수 없는 효과도 있다. 이런 반응은 기호의 해석으로서 취급될 수 없다. 이 때문에 '고유한'은 유보조건이다.

'의미있는 효과'는 초기논문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후기 논문에서도 드물게 나타난다. 의미형태와 해석체 개념은 초기사상에서 나타나 있지만, 강조되고 있지는 않다. 오직 한 형태의 해석체(의미 : 논리적 해석체) 혹은 심적기호(사유, 사유기호)만이 확인될 뿐이다. 초기 논문에서 나타나는 논리적 해석체와 후기논문에서 제기된 정서적, 직접적 해석체의 구별의 기준은 기호의 표상작용이다. 초기이론에는 기호를 주관적 심리적인 것으로 인식한 근거가 있고, 심리적인 것도 의미있는 효과를 산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기호는 해석체를 가져야 한다. 기호의 해석체는 근원적으로 기호의 의미이다. 후기이론에서 소개되고 있는 효과는 기호의 특징적인 기능속에서 기호행위로, 해석자 마음에 산출된 효과이다. 의미있는 효과는 해석체와 동의어이며 의미와도 동의어이다.

퍼어스는 기호를 "사유에 의해서 해석되어서 그 자체로서 어떤 마음에 전달되지 않으면 기호가 아니다."(7.356)고 말하고 "지적의식이 해석과정에 의심할 나위 없이 들어와야 한다."(2.303)고 언급하고 있다. "사유는 …본질적으로 기호의 본성에 속한다. 그러나 기호는 보다 진전된 것인 또 다른 기호로 번역되지 않으면 기호일 수 없다. 사유는 자기 전개의 성과를 요구한다. 이런 자기 발전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유는 생기가 있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새롭고, 보다 높은 번역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참인 사유로 증거될 수 없다."(5.594, 2.228)

퍼어스가 심리적 언어를 사용하는 의도는 무엇인가? 이것은 그의 철학이 근세철학사의 전통적인 주관주의에로 회귀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기호의 탐구가 주관의 의식내용에로 환원하는 것인가? 퍼어스는 마음을 기능적이기 보다는 실체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의식을 감정이나 의미의 인식에로 기호활동을 귀속시켰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귀속이나 환원은 근본적인 기호분석의 표준에서 볼때는 적절하지 못하다. 10)

이에 해석과 해석성을 차이를 스핑크스는 상정하고 있다. 언어적 개념에서 해석은 자동번역을 의미한다. 그는 이 과정에 어휘목록/사전모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모형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은 한 어휘목록과 다른 어휘 목록을 연결하는 일로 보는 견해이다. 여기서 우리는 퍼어스가 해석개념을 보다 포괄적이고 반성적인 개념의 복합성에까지 연장시키고 있음을 본다. 11) 예를 들어 사전에서 man을 찾을 경우 한정된 수의 기호들만이 이 기호를 해석(번역)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기호 해석은 논리적(확장된 의미, 추론관계)으로 해석체를 결정한다. homme의 번역인 man은 homme기호의 한 해석체이다. 여기서 man은 대상이나 사건이 아니라 법칙이다. 해석체를 인간에 대한 효과로 한정한 것은 해석체들로 생각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임의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에 '결정'을 논리적 결정의 제한(한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퍼어스는 해석체를 보다 광범위한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 광의의 개념 속에는 해석체가 기호를 인지하고 해석하는 행위속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포함되어 있다.

인과적 결정에 대해서 퍼어스가 특별히 언급한 것은 없다. 인과론에 포함된 결정은 기호이론의 주제로 부터 이탈된 것이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기호와 해석체 사이의 역동적이거나 인과적인 연결은 해석이 습관적인 한 의미작용의 과정에서 얻어진다고 본다. 현실적인 해석과정에서의 기호의 결정은 인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원초적 기호가 그것의 해석체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호 그 자체는 이들 모든 성질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스스로를 표상한다.(2.310) 만약 기호의 대상에 관한 몇가지 추가적인 지식을 가진다면, 이것이 해석하는 사유안에서 반영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해석의 기본적 조건으로서 의미를 인정하고, 이를 의식하는 '감정'을 성정할 수 있다. 이런 가정은 '감정'을 지시하는 기호로서 인정하는 것이며, 성질기호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해석방식은 비정보적인 해석방식이다. 만약 해석에 대한 개념적 접근이 오히려 심리학주의에로의 경도라면, 데카르트 이래의 심리학적 환원주의를 회피하려는 일단의 노력과는 배치되는 경향이다. 데카르트 이래의 전통적인 논리학의 타당성 논증은 직각에 호소하지 않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서 퍼어스는 해석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논리학에서 기호론에로의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해석체의 규칙은 어떻게 묶여질 것인가? 해석체의 법칙과 규칙은 기호-대상, 기호-사용자 사이에 존재하는 광범위한 정보와 한계로 구성된 폭 넓지만 느슨한 규칙이다. 퍼어스 논증에서 제시되는 바와 같이 자연법칙 뿐만 아니라, 기호의 법칙에도 추측의 과정이 있음에 틀림없다. 추측과정 속에서 해석체는 해석체에 이바지 해야 한다. 12)

프라그마티즘은 본원적으로 의미비판을 추구한다. 탐구과정을 통해서 결정되는 지적 개념의 의미는 규칙 혹은 법칙의 구성에 있으며 이 법칙은 관찰가능한 결과의 조작을 통해서 특수화된다. 퍼어스는 의미비판 실재론에서 기호론을 개발하고, "기호를 그의 심적 연합에서 명백히 하려고 했다."(5.492) 그러나 기호를 그런 방식으로 명백히 하는 일은 마음이나 의식의 역할을 데카르트적인 형태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요청하는 것과 같다. 그가 탐구논리에서 데카르트적인 직각에 호소하지 않고 행동주의적 개념으로 이행한 것은, 어떤 목적에서인가? 만약 행동적인 것이 질료적 행위와 심적행위를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된 개념이고, 또 그가 심리학주의를 피할 목적으로 해석개념을 도입했다면 이는 어떤 의도에서 인가?

행동주의에 따르면 자극요인인 자동적인 반응작용은 기호로서 취급될 수 있지만 반응작용이 곧 의미작용은 아니다. 왜냐하면 반응작용은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반응작용을 인과성에 입각한 기계적 반응과 조건화된 반응으로 구별한다면, 이는 이원적 결정과 삼원적 결정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퍼어스는 '해석'과 '해석체'를 교환사용하고 있다. 그는 "기호가 기호해석체를 결정한다."(2.94, 242. 274)고 말하고 "산출한다."(5.473), "창조한다.","상기시킨다."(1.339)를 "결정한다."와 같은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결정은 매개의 요인이다. 기호와 그 매개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기호들은 상상할 수 없다. 기호는 해석체를 대상에 대한 관계를 이행시키는데 이는 곧 기호가 해석체와 대상을 매개시키는 것이 된다. 매개의 문제는 결국 일반화와 정확한 형식화의 구축문제이다. 이 형식이 기호를 매개하는 상관자로 특징지워진다. 논리적 결정은 추론 속에서 얻어지는데 대전제는 인식관계에서 결정이 이루어지고, 결론은 함축관계에서 결정이 얻어진다. 13) 그리고 "기호는 대상에 대해 유사한 의미관계를 야기시킨다."(2.92, 6.344). "해석은 해석체로 대치된다."(8.184)라는 표현도 쓴다. 그러나 해석이 해석체로 대치될 경우, 이때의 해석은 "기호라기 보다는 어떤 것의 행위 특히 마음의 행위를 강조한다는 맥락에서 고유한 의미를 전달"(8.315)하는 뜻이다. 해석은 "해석된 기호의 현실적 정형적 과정을 암시"(8.185)라고 하는 반면, 해석체는 "또 다른 기호의 기호해석"으로 보기도 한다.

퍼어스의 의미이론을 지적하는 기호관계론의 특징적인 개념인 해석체는 세가지 근본개념(범주)에 비추어서 분석되어진다. 이런 분석결과는 정서적 혹은 직접적 해석체(언어사용에서 특징화 된 의미의 성질), 효과적 혹은 역동적 해석체(개별적, 심리적인 의사소통 효과)정신적 혹은 논리적 해석체(규범적으로 정당한 개념적 해석) 및 궁극적 혹은 논리적 해석체(한 행동 규범 혹은 습관)이다. 직접적 해석체는 기호 그 자체에 의해서 요구되는 해석하는 사유이다. 역동적 해석체는 실제로 효과를 산출하고 해석하는 사유이다. 궁극적 해석체를 분명하게 기술하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만약 과학적 탐구를 통해서 해석체를 풍부히 하는 과정이 무한정으로 진행된다면, 도달될 수 있는 해석체이다. 궁극적인 해석체는 기호의 대상들에 대한 완전하고 참된 개념을 결합시킨다. 궁극적 해석체는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으로 동의될 해석체이다. 만약 충분히 최후까지 오랫동안 탐구가 지속될 수 있다면, 우리의 경험은 과학자 공동체 속의 궁극적인 해석이 참임을 일깨워 줄 것이다. 언표의 주장력, 명제적 연결의 중요성, 삼원적 기호 관계를 고려해 보고, 기호는 제1,2,3범주에 대응해서 분류될 수 있고, 범주에 대한 논의의 결론들을 고려해 볼 때 과학은 기호해석의 한 형식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겠다. 이제 우리는 과학을 기호의 해석과정으로 이해하는 그의 의도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4. 논의 및 전망
기호의 해석체에서 문제삼는 주제는 '언어와 기호에 관한 퍼어스 주장에 담겨져 있는 내용이 무엇인가?'이다. 퍼어스의 전 철학은 논리적 사유와 추리에 대한 이론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사유와 추리에 관한 이론은 과학적 인지과정에 포함된 언어활동과 그 언어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기호이론이기도 하다. 기호이론은 과학적 지성에 의해서 이루어진 일종의 주장이나 언표를 가지며 우리가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모든 것과 관계를 가진다. 그리고 사유는 항상 의사소통의 형태로 진행되며 의사소통은 자아의 또 다른 국면 사이의 대화이며, 따라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의 매개체가 기호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퍼어스가 그의 논리학에서 기호론으로 발전시킨 이론 (5.289-90, 5.313, 5.440-1, 5.492-3)은 개인적인 인간의식 그 자체(칸트의 통각)를 도상(감정의 성질)으로 이해하고, '인간-기호'의 유기체는 이 기호를 가지고 환경(제2범주)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 도상은 상호주관적인 탐구와 해석의 과정(제3범주)에 근거한 종합적인 논리추리의 상호주관적인 과정에도 통합됨으로써 만이 인식과 관계를 가진다.

퍼어스는 많은 기호를 분류하고 있지만 이 분류에서 나타나는 많은 기호들은 사실 과학적 탐구과정에서는 실제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과학의 탐구과정에서 기호들을 정당화하는데는 오랜 시일이 걸린다. 단지 어떤 종류의 기호가 선천적으로 가능한지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범주를 통해서 기호를 추상적으로 분류할 수 밖에 없다. 퍼어스는 범주론에 입각해서 기호 분류상의 여러 부분에 의미를 부여했다. 즉 마음과 무관한 실재적 사물의 순수한 존재를 밖으로 향한 충동 속에서 우리의 의지에 저항하는 경험과 연관시켰다. 뿐만 아니라 한 상황(제2범주)을 독립적으로는 한 상황으로서 사용할 수 없는 '지금-여기'와 같은 표현 속에서 언어의 지칭적 역할(표지기호함수)과 연관지었다. 반면 실재성은 의미있게 의도될 수 있는 것으로 (상징으로 표시된)그리고 가능적 지식(제3범주)과 연관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인식 가능한 즉 표상될 수 있는 실재의 의미는 오성일반 즉 인식 가능성과의 관계(삼원관계론)속에서 추구될 수 있다고 보았다.

기호를 구성하는 과정은 아마도 의식적으로 형성되지 않았지만, 해석은 목표에 의해서 인도되는 하나의 목적적인 과정이다. 그렇지만 해석의 실천이 판단하는 목표는 참의 추구에 있지 않다. 오히려 어떤 목적 혹은 목표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호에 대한 삼원적 해석의 일반론에로 관점을 지향시킨다. 해석행위의 엄밀한 과학적 기술은 지식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과 같은 이원적 관계로 환원되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행동과학적으로 볼 때 기호담지자와 인간유기체의 행위 속에 나타나는 것은 '자극-반응'관계인데 비해서 삼원적 관계는 기호 해석체의 극적인 참여에 근거해서만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기호의 삼원적 관계는 주관성의 문제를 소거하지 않는 과학철학을 요구하지만, 삼원관계는 오히려 주관성을 의사소통(기호)공동체의 문제를 새롭게 제기시킨 일면도 있다.

이에 논의는 해석과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었다. 해석 그 자체는 해석체의 사유나 기호 속에서 순차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기호를 산출한다. 그리고 해석은 자연적인 기호에 그 기반을 두고 있고, 자연적인 기호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석체의 사유조작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은 한 판단은 보다 나중에 나오는 단계에 지향된 주장이라는 사실을 회상할 때 명백해 진다. 여기서 퍼어스의 논의는 어떻게 한 기호가 그것의 해석을 결정하는가?에 집중된다. 앞에서의 논의에서 살펴보았지만 기호가 기능하는 근거는 기호와 기호해석 속에서 개발된 순수기호와 대상기호 사이의 관계이다. 그리고 대상기호는 해석기호와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며, 특정 방식 속에서 해석되는 해석체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런 문제는 결국 퍼어스의 기호의 해석체를 어떻게 조명할 것인가?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그의 해석체를 규명하기 위한 논의의 출발점은, 기호론의 근거인 실재와 범주가 가진 삼원관계 해석과정의 의의를 살피는 일이다. 그의 기호론에서는 범주와의 대결처럼 근본적인 것이 없으며, 범주론이 그의 기호론의 근간이다. 이 범주이론을 통해서 그는 기호의 삼원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기호의 삼원관계론을 실증적으로 고무된 과학철학 이론과 언어분석이론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그의 기호함수의 삼원적 특성은 근본적으로 철학적 방법론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다.

퍼어스의 기호론은 구문론적 현상에 대한 신실증주의자들의 이론적 구조와는 다른 것이며, 비록 그의 기호론이 논리학에서 출발했지만 그의 논의의 전개는 범주의 연역과 관련된 삼원적 기호관계에 대한 개념적 해석에서 나타나고, 범주와 논리적 추론 방법 사이에는 기호론이 개재해 있다는 사실이 특색이다. 그리고 명제는 기호대상이나 기호관계 속에서 표상될 수 있는 해석체를 산출한, 해석체는 또 다른 해석을 위한 계기를 마련한다고 본다. 이런 기호론은 해석과 정을 확장시킨 화용론으로 나타난다. 의미론적 지시적 관계는 언어의 사용과 기호에 대한 해석에 의해서 화용적 기호론에 근거해 있다. 이러한 해석은 기호의 지시적 기능에 의해서만 해석이 가능하게 되고, 세계에 대한 해석방식은 또한 기호의 매개기능에 의거해 있다. 카르납(Carnap)의 경우 이런 의미론적 지시적 차원은 경험적 탐구의 대상(객관적 언어)인 것으로 가정되었으며, 어떤 철학자가 의미론적인 체계를 해석할 때 그 자신의 용어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려는 철학자의 시도는 해석적인 기호사용과는 상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견해는 아펠(Apel)이 보기에는 신실증주의자들의 구문론 속에서 전략적으로 주장된 것처럼 보이며, 모리스(Morris)의 삼원적 화용론이 관심의 대상이 되기 이전의 입장이다. 모리스 이후에 순전히 구문론적인 언어분석의 불충분성(언어를 도상기호적으로 다루는 일)이 급속하게 인정되었으며, 이는 철학적 분석의 경험적 이상과 모순된다. 그러나 이런 경험론자들의 이상은 실증주의자들로 하여금 하나의 이원관계 즉 의미론적 해석을 계획하도록 유도한다. 이 이론은 해석행위의 행동과학적 기술로서 대상과 의미가 이원관계로 환원된다는 점에서 의미론적으로 해석된 체계를 가진다.

신실증주의적 개념에서 볼 때 '기호-매개적 행위의 기술'은 기술하는 탐구자와 그 대상 사이에 있는 상호주관적인 해석적 이해를 전제하고 있다. 이때 어려운 개념들일 경우나 세계관에 입각한 선입견일 경우, 기호효과에는 관심이 없지만 수용자의 행위에서 집단적인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평균적인 화용론적 기호해석의 유사객관적인 기술안에서의 이러한 불충분한 의사소통 형태는 방법론적으로 볼 때 언어학에서는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특정 언표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는 상호주관적인 이해가 요청하는데, 이런 이해는 해석기호로 돌아가야 한다. 이 경우에는 수용자의 행위에서 평균적인 기호효과에는 별 관심이 없게 된다. 만약 동형관계의 이런 숨겨진 형이상학과 동행하는 기호형식의 도식이 퍼어스의 도상기호함수와 관련을 가진다면 기호계산법은 부분적인 언어모형을 구성할 수 있다. 이 모형에서 기호를 담지하는 구문관계는 규범체계의 논리적 관계를 그려내는 것이며, 언어의 지속성을 보증하는 한 모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형은 부분적인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언어는 그 사용에서 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형식화된 과학의 문제(이원적 의미론)에서는 해석의 근거를 문제삼지 않기 때문에 '기호의 해석체'논의에서는 퍼어스의 삼원적 기호론을 중심으로(현대의 언어철학의) 화용론과의 관계를 이어보려고 했다. 지금까지 인간은 어떤 해석체로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원성 속에서 그 대상이 되어왔다. 인식의 이원구조에로의 퇴행은 언어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상호주관적 의사소통의 이해영역을 제기했고, 해석학적인 규제원칙까지도 도외시했다. 그 결과로서 과학적 탐구에 종사하는, 실천하고 질문을 던지고, 해석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은 경험적인 대상은 되었지만 아직 주체로 물어지지는 않았다. 지식 개념을 기호론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순수의식이 아니라 기호를 가지고 세계를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이 주체는 인식을 의식으로서가 아니라 인식을 해석과정으로 이해하는 해석체가 필요하다.

퍼어스의 해석체의 류들은 과연 얼마나 포괄적인가? 그리고 해석체의 류들은 인지적 과정에서 채택된 언명과 사유에만 국한되는가? 아니면 보다 넓은 영역에 걸쳐 있는가? 해석체의 영역과 범위가 인간의 표상작용 전반에 걸쳐서 이루어 진다면, 회화, 음악, 문학, 관습과 전통, 신화와 상징 등 우리의 모든 의사소통 행위의 실천에 조명될 수 있는 곳은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다. "진리와 실재는 공동체에 의해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완전한 정보, 이상적인 상태와 관계가 있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철학은 개별적으로는 도달할 수 없고, 철학자들의 공동체에 의해서 도달될 수 있다."(5.265) 그리고 퍼어스는 보편적 실재를 파지하려는 사유는 무한시간을 통해서만 과학적 탐구방법이 실행되어지는 마음의 공동체로 보고 있다. 그래서 모든 탐구는 마음이 상호조작되는 공동체를 요구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인간의 지적 행위는 공동체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역사적 행위과정이다. 의사소통이 공동체적 사유를 방법론적으로 가정한다는 사실이 '언어는 기호에 의해서 일반화 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고, 이는 곧 언어가 가진 실천성의 문제가 된다. 이러한 과정은 무한 기호공동체의 궁극적인 견해로 이행하며, 인간존재에 의해서 채택된 습관으로서 우주의 법칙적인 질서를 동시에 완성한다. 완전한 것이 되었을 때 습관이 모든 기호들의 궁극적인 논리적 해석체이다. 해석이 지닌 이와 같은 비환원적 개념은 퍼어스가 기호함수 혹은 표상의 삼원적 구조안에서 구성적인 요인으로서 다루고 있는데, 그의 경우 무한하고 열려진 미래만이 의미의 보편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그의 기호관계론은 언어분석철학과의 연계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으며, 기호 (사용)공동체 안에서의 의미와 의사소통에 관한 이런 화용론적인 입지는 추리와 방법의 매개성과 타당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호관계이론이 논리학과 수학과도 만나게 된다. 개별 과학이나 학제간 과학들의 관계 선정은 진보적이고 점진적인 과업을 통해서 상호보완되고 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해석공동체를 통해서 그들의 과제를 일반화(법칙화)하고 있다. 이런 과업들은 과학자들은 낙관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낙관적인 일반화가 얼마나 정확성을 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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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
1) 명제는 언어적 표현이므로, 명제에서 존재문제를 제기하는 일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 난제를 해결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주어와 술어 사이를 'be' 동사로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해소하고 있다. 그러나 퍼어스는 주어와 술어관계를 대상과 성질(제1범주)사이를 이어주는 제2범주의 표지라는 방식으로 연결시키고, 해석체에 의해서 표상 되는 것으로 본다. 즉 명제의 대상은 항상 현전하는 사실 즉 제2범주인데 진정한 표지가 아닌 모든 명제들은 존재명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해석되어져야 한다. 명제는 도상보다는 표지로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해석체에게 약간의 사실적 정보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2) Spinks, 1991, pp.172-3 cf.
3) 그의 사유기호이론은 이러한 애매성 때문에 혼미해졌다. 이 애매성도 심적-물적 구별에는 중립적이라는 의미와 사유는 심적사실 혹은 본질을 지칭한다는 의미의 선택에 포함된 애매성이다. 그의 심적-물적 구별을 폐기하는 기호론은 반데카르트적 철학 속에 잠재해 있는 사유개념 속에 예비되어 있다.
4) GreenLee, 1973, pp.129-130.
5) Buckler, 1966, p.25.
6) Hookway, 1985, pp.128-9 cf.
7) Spinks, 1981, p.168 cf.
8) 퍼어스는 지속적으로 해석의 심리적 함축을 회피하려고 했다. 그는 의지, 선택, 판단에서 심리적 판단을 수용할 수 없었다. 그가 판단의 심리적 구성을 거부한 까닭은 그런 심리적 사용이 기호론의 논리적 조작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는 '성가시게 구는 사람에게 주는 뇌물'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바로 그런 말을 사용할 때이다. 그는 인간의 기호행위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모든 살아있는 질료들에 대한 기호화를 그의 전 활동 범위로 삼았고, 생명적 질료에 까지 관심을 가졌다. (Spinks, 1991, p.169 cf.)
9) 젠트리(Gently)는 기호의 제1삼분법에서 말하는 기호가 복잡한 기호기능-표상작용 혹은 표상기능-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모리스의 용어인 기호의 담지기능을 수행하는 성질, 대상, 사건, 실재를 지칭한다고 본다.(Gently, 1952, p.86) 따라서 심적기호가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우리는 기호의 표상기능에 관해서 물은 것이 아니라, 기호단지자의 본성에 대해서 물은 것이다. 심적기호는 표상기능을 가졌는가? 심적기호의 심적기능을 지칭하면서 퍼어스가 인상적으로 사용한 개념은 심상, 감정, 감각, 특히 감정과 감각이다. 이들 단어들은 심적기호의 기능이라는 무관한 질료적 성질들이다. 즉 심적기호의 내용이 감각, 감정 심상이고, 기호의 표상기능에서 보면 그런 과정은 사유 혹은 인식들일 수 있다.
10) GreenLee, 1973, p.103.
11) Spinks, 1991, p.170 cf.
12)Spinks, 1991, p.171 cf.
13) 그린리(GreenLee, 1973, p.100 cf.)는 퍼어스가 기호결정을 추론에 속하는 것으로 한정하는 잘못을 범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모든 기호들이 명제는 아니며, 의문문이나 명령문 같은 비명제적 문장은 기호가 아니므로, 추론을 기호로 다루기에는 기호과정이 너무나 협소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리적 결정에는 의미의 확장이 요청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작기호와 종결기호 사이의 관계를 해석법칙에 따라서 통제하는 해석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