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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 한정적 정보의 해석 범위와 화용론적 기능에 관하여

온울에 2008. 5. 12. 05:31

목 차

Ⅰ.머리말
Ⅱ.신/구 정보의 이분적 체계
Ⅲ.신/구 정보의 -연속성 체계
Ⅳ.한정적 정보의 화용론적 기능
Ⅴ.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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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명 인제대학교 
학술지명 인제논총 
권 16 
호 1 
출판일 2001. 2. 28.  

 

 

 


이정수
인제대학교 교수
4-127-0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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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머리말
언어의 사용은 발신자(화자 및 저자)가 수신자(청자와 독자)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화자의 발화는 청자를 전제로 하여 일어나기 때문에 화자는 청자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에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는 식으로 문이나 담화를 엮어 나가며 전달하는 정보에는 중요한 것과 보다 중요하지 않는 것이 있다. 화자는 무엇에 관하여 말하고 있는지를 청자에게 확실히 나타낼 필요가 있다. 그래서 화자는 '---에 관해서 말하면' 또는 '---는' 이라는 것을 먼저 제시하는데 여기에는 대체로 구 정보가 배치된다. 이것은 언어의 기능적인 차원에서 볼 때 주제(theme)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하여 '어떠하다' 또는 '무엇을 한다'에 해당하는 것은 청자에게는 대체로 신 정보이며 언어의 기능적 차원에서 볼 때 평언(rheme)에 해당한다. 담화에서 정보의 전달은 담화의 상황에 맞게 문의 단위에서 정보를 적절히 배치하고 문과 문을 연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담화의 행위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화자와 청자 사이에 행하여지는 언어자료 즉 정보의 처리 과정이다. 종전에 있어서 정보의 구조에 대한 분석은 표면상으로 나타나 있는 언어자료에 주안점을 두었을 뿐, 담화의 당사자인 화자와 청자의 의식적, 심리적, 인지적 과정이나 상태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의 구조를 비롯한 몇 가지 언어현상에 대한 설명력이 미흡하였다(Darl: 1976).

본 연구에서는 문의 단위를 이루고 있는 구 정보(old information) 및 신 정보(new information)와 주제(topic) 및 초점(focus)의 관계에 대해서 기존 학자들의 견해들을 재조명한 다음, 구 정보의 한정적 성격과 범위를 의식적, 심리적, 인지적 측면에서 정보의 추론과정과 인간의 총체적 지식체계에 중점을 두고 고찰하고 논의한다. 끝으로 구 정보 와 신 정보라는 이분적 개념으로는 설명력이 다소 미흡한 추론가능 정보의 한정적 성격과 범위를 한정적 명사구를 중심으로 화용론적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하고 논의하고자 한다.

Ⅱ.신/구 정보의 이분적 체계
프라그 학파(Prague School)의 시조인 Mathesius(1932)는 문은 그 구성소가 가지는 정보의 구정보와 신 정보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전자는 주제(theme)에 해당하고 후자는 평언(theme)에 해당 한다고 보았다. 주제는 발화문의 시발점으로서 청자가 이미 알고 있는 구 정보이고 평언은 주제에 대하여 서술하는 부분으로서 청자가 모르는 신 정보라는 것이다. 언어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그후 프라그 학파에 계승되어 Firbas(1964), Halliday(1967, 1970), Sgall(1975)등을 거치면서 문의 기능적 투시론(functional sentence perspective)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Kuno(1972, 1975, 1976), Dik(1978, 1980)등에 의하여 하나의 문법 이론으로 정립되었다.

Sgall(1975)이나 Lyons(1968)는 주제를 화자와 청자가 알고 있거나 문맥에서 알 수 있는 전제된 요소로 보았고, Kuno(1972)도 위와 유사한 견해를 제시하고 주제가 될 수 있는 명사로서 총칭명사(generic noun)와 한정명사(definite noun) 등이라고 하였다. Firbas(1966)는 Mathesius의 문에 대한 투시법을 토대로 구 정보와 신 정보 사이의 관계를 의사전달력(communication dynamism : CD)이란 개념으로 기술하였다. 그에 의하면 주제는 'What the theme of the sentence is about'로서 구 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CD가 가장 약하고, 평언은 청자 측이 모르는 새로운 정보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다 CD강하며 문미 쪽에 가까운 정보일 수록 CD가 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Halliday(1967)는 어순적 측면에서 주제를 정의하려고 하였다. 그에 의하면 주제는 문의 시발점이 되는 구성소이며 어떤 구성소가 주제가 되느냐 하는 것은 그 문이 지니고 있는 서법(mode)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하였다. 그는 또 주제와 평언은 문의 구조의 층위에서 본 단위이고 구 정보와 신 정보는 정보구조의 층위에서 본 단위라고 하면서 양자를 구분하였다. 즉 주제란 현재 언급하고 있는 어떤 대상에 관한 것이고 구 정보는 담화 내에서 이전에 언급된 내용이며 선행한 문에서 복원이 가능한 것에 관한 것이므로 주제와 정보는 서로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다음의 예문을 통해서 Halliday(1967:212-3)의 견해를 잠간 살펴보자.

(1) a. Did John beat Bill?

b. Whom did John beat?

(1a)의 문은 'John beat Bill'과 'John did not Bill'이라는 두 명제 가운데 어느 것이 진실인가를 상대편에게 묻고 있는데 뒤따르는 내용이 질문임을 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문두의 조동사 do라고 할 수 있다. 즉 do는 문의 주제로서 뒤따르는 내용이 질문임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것이다. (2b)의 경우는 'wh-' 의문사로 시작하는 의문문이지만 John은 누구에게 이겼는데 그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누구'는 화자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두에 둠으로써 청자의 주의를 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음의 (2)를 보자.

(2) a. Buy a new house

b. Let's go to the movie.

위의 (2a,b)와 같은 명령문의 경우에도 문의 내용의 방향을 잡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에 (2a)의 buy와 (2b)의 let's가 각각 주제의 기능을 하다고 한다. 그 문이 갖고 있는 서법에 의하여 주제가 정해진다는 Halliday의 주장대로 한다면 조동사, 의문사 뿐만 아니라 접속사나 전치사까지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주제는 담화적 기능과는 관계가 없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주제의 정의들은 대체로 이미 언급된 것, 담화의 문맥에 묶여 있는 정보가 구 정보이며 구 정보가 주제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하겠다.

이상 여러 학자들의 견해들은 인간 의식의 상태나 심리적 과정과는 그의 상관없는 표면적인 언어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정보의 기지성과 주제를 정의하려는 경향이 짙다(Darl, 1976 : 37). 그런데 Chafe(1976) 및 Prince(1979)등은 구 정보는 언어의 문맥이나 언어 외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하여 청자의 의식 속에 들어 있다고 화자가 추정하는 정보로 보고 있다. 또 Haviland(1974), Clark and Clark(1977), Sanford and Garrod(1981)등은 공유된 지식(shared knowledge)이나 배경지식의 틀(frame of background knowledge)에서 추론이 가능한 정보는 구 정보로 보고 있다. 이런 것은 모두가 구 정보의 성격을 규정함에 있어서 화자와 청자의 의식상태, 심리적 과정과 인지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weet(1891), Jespersen(1956) 그리고 Halliday(1970)등이 '주제는 심리적 주어에 상당한다' 라고 한 점이라든가, Morgan(1975)이 '주제를 갖고 있는 것은 문이 아니라 화자 자신이다' 이라고 한 것은 신/구 정보가 인간의 의식상태, 심리적 과정 그리고 인지적 측면과 상관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하겠다.

Chafe(1976: 30-32)에 의하면 '구 정보는 화자가 발화하는 순간에 청자의 의식에 있을 것이라고 화자가 추정할 수 있는 정보에 한정시켜야 한다'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그가 생각하는 신/구 정보의 기준은 발화의 시점과 현장이라는 현저성(the here and now saliency)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청자가 의식하는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인 폭은 매우 제한적이며 발화 순간에 청자의 의식에서 일단 사라지고 없는 정보나 지식을 구 정보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다음 (3)을 보자.

(3) a. I saw your father yesterday.

b. I saw fine milkman for the first time for ages.

(3a)의 your father과 (3b)의 the milkman은 한정적인 명사구인데도 신 정보로서 촛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Chafe(1976 : 32)에 의하면, 위의 your father이나 the milkman이 발화의 순간에 청자의 의식 속에 있지 않다고 화자가 추측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3)과는 조금 다른 다음 (4)를 보자.

(4) a. We got some picnic supplies out of the trunk.

b. The beer was warn.

(4b)의 the beer가 some picnic supplies에서 추론할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구 정보일 수도 있는데 Chafe(1976 : 41-2)에 의하면 발화의 순간에 청자의 의식 속에 the beer가 있지 않다고 화자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구 정보로 보지 않고 있다. 그런데 Clark and Haviland(1977 : 4)는 구 정보란 화자가 추측하거나 믿기에 청자가 이미 알고 있고 또 청자가 참이라고 받아들이는 정보라고 정의한다. 이들이 제시한 구 정보에 대한 정의는 화자와 청자가 공유하는 정보 혹은 배경적 지식체계와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화용론적인 전제와 유사하고 할 수 있다. 다음 (5a)와 (5b)의 예문을 통해서 Clark and Haviland의 구 정보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자.

(5) a. Where were your grandparents born?

b. Have you heard from Jane-Carol recently?

(6) a. Mary got some picnic supplies out of the car.

b. The beer was warm.

Clark and Haviland에 의하면 (6a)의 your grandparents (6b)의 Jane Carol은 화자와 청자가 공유하는 정보이기 때문에, 또 (6b)의 the beer는 picnic supplies에 대한 배경지식체계에서 추론해 낼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구 정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구 정보의 기준은 앞에서 언급한 Chafe(1976)의 구 정보 기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다음 (7a,b)와 (8a,b)의 예문을 통해서 신 정보와 구 정보의 성격에 대한 기준을 정함에 있어서 음조와 핵 강세라는 음운적 측면에서 투시하고 있는 Halliday(1967)의 견해와 비교해 보자.

(7) a. Mary got some beer out of the car.

b. The beer was warm.

(8) a. Mary got some picnic supplies out of the car.

b. The beer was warm.

Clark(1976 : 41) 에 의하면 (7a) 의 some beer에서 (7b)의 The beer를 추정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보다 (8a)의 picnic supplies에서 (8b)의 The beer를 추정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 Chafe(1976)는 (7b)의 'The beer'는 (7a)의 some beer에서 직접적으로 나온 것이고, (8b)의 the beer는 (8a)의 picnic supplies에 관한 화자와 청자가 가지고 있는 배경적 지식 체계에 의하여 추론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Chafe(1997)는 (8b)의 the beer에는 강세(accent)가 주어진다고 한다. '강세가 있는 낱말은 구 정보가 아니다' 라고 하는 Halliday의 구 정보의 기준을 생각해 본다면 한정성(definiteness)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 볼 수 있다. Chafe(1976 : 42)는 "Givenness may coincide with definiteness and often does, but it is perfectly possible to find combination of definiteness and newness"이라는 견해를 나타내면서 (7b)의 the beer와 (8b)의 the beer가 지니고 있는 한정성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즉 한정성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정보구조의 체계를 음조와 핵 강세라는 음운적 차원에서 정의하려는 Halliday(1978)와 Chafe(1976)의 신/구 정보기준은 Haviland and Clark의 신/구 정보의 기준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tanford and Garrod(1981)는 Clark 일파의 신/구 정보의 기준을 바탕으로 하여 시나리오(scenario)개념을 제시하였다. 이 시나리오 개념은 인간의 과거 경험이 두뇌속에 특정한 유형 혹은 형식으로 고정화되어 버린 형상을 가르키는 것인데(Brown and Yule(1983 : 245), 배경(setting)이나 상황(situational circumstance)에 대한 총체적 지식이 화자와 청자로 하여금 텍스트 배후에 있는 해석상의 시나리오를 구성 해준다는 심리학적 발상이다. Stanford and Garrod(1981 : 114)는 어떤 특정한 시나리오가 활용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간에 있어서 특정한 항목의 이해에 소요되는 시간의 치이로써 시나리오의 개념이 타당성이 있음을 실험을 통하여 입증한 바가 있으며 그는 "처음으로 언급된 개체라도 한정적 명사로 나타낼 수 있게 하는 것은 시나리오 때문이며 그러한 개체에 대하여 구 정보성이 부여되는 것은 시나리오에 있는 개체의 성분 때문이다"라고 한다.

이상에서 언급된 여러 학자들의 신/구 정보의 기준에 대한 견해들이 다양하다. 이 다양한 견해들을 적절히 수용하려면 단순히 신/구 정보로 나누는 이원적 분류보다는 정보의 체계를 연속체라는 관점에서 고찰 논의할 필요가 있다.

Ⅲ.신/구 정보의 -연속성 체계
Prince(1981 : 237)는 어떤 특정한 정보의 대상에 대하여 청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화자가 추정하고 있는 친숙한 정도(assumed familiarity)를 바탕으로 정보의 성격을 여럿으로 분류하였다.

그는 새로운 정보(New), 추론 가능한 정보(Inferable) 그리고 환기된 정보(Evoked)로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고 새로운 정보(New)를 다시 참신한 정보(Brand New)와 사용되지 아니한 정보(Unused New)로 하위범주화 하였고, 추론 가능한 정보(Inferable)를 다시 비 내포성 추론 가능 정보(Noncontaining Inferable)와 내포성 추론 가능 정보(Containing Inferable)로 하위범주화 하였으며, 환기된 정보(Evoked)를 문맥에서 환기된 정보(Textually Evoked)와 상황에서 환기된 정보(Situationally Evoked)로 하위범주화 하였다.

먼저 Prince가 말하는 새로운 정보(New)에 대하여 살펴보자.

(9) a. What would you like to eat?

b. I'd like to eat a bar chocolate.

(9b)의 a bar of chocolate는 지금 현재 발화에 처음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참신한 정보(Brand New : BN)이다. 이것은 분명히 문의 초점에 해당하며 신 정보이다. BN은 신 정보를 전하는 명사구가 다른 명사구와 연관이 있는 Brand New Anchored(BNa)와, 그런 연관이 없는 Brand New Unanchored (BN)으로 나누어 진다. 다음 (10a)는 BNa의 예문이고 (10b)는 BN의 예문이다.

(10) a. A rich guy I know came to see you.

b. A lady bought a Cadillac this morning.

(10a)의 A rich guy I know(10b)의 A lady는 신 정보이다. Hallidly(1967)의 주제에 대한 정의에 의하면 신 정보에 해당하는 이 명사구들은 주제라고도 볼 수 있다. 또 담화의 문맥에 따라 이 명사구들은 초점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이 명사구들은 또 강조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이번에는 Unused New(U)에 대해서 살펴보자. U는 청자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화자가 알고는 있어나 현행 문맥에서 환기되지 않는 정보이다.

(11) a. Why are you crying?

b. Princess Grace has just been killed in a car accident.

(11b)의 Princess Grace는 화자와 청자가 이 발화가 있기 전에도 알고 있었던 실체이지만 이러한 발화가 나타나는 순간에 청자의 의식 속에 없는 실체이므로 신 정보라는 것이다. 이것은 Chafe(1976)가 생각하는 신 정보의 기준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추론가능정보(Inferable)에 대해서는 논의의 편의상 뒤로 미루고 환기성 정보(Envoked)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상황적으로 환기된 정보(Es)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 Es는 담화 혹은 발화의 상황에서 자연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정보이다. 다음의 예문을 통하여 살펴보자.

(12) a. You've got a triangle.

b. Draw a line in the middle of the page.

c. This book does not claim to be a complete and authoritative account of all aspects of Scotch Whisky.

(12a)에서 대화의 당사자인 You, (12b)에서 현재 제도 작업 중인 도화지의 the page,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이므로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정보인 This book 등이 Es에 해당한다. 문맥에서 환기되는 정보(E)는 현행 문맥적 환기성 정보(current evoked entities)와 비현행 환기성 정보(displaced evoked entities)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현재 발화되고 담화에 방금 등장한 실체(current new entities)가 바로 직전의 어떤 실체를 근거로 하여 환기된 정보이므로 화자는 그 정보가 청자의 의식에 아직 남아있다고 추정을 한다. 따라서 현행 문맥적 환기성 정보는 다음의 (13)의 예문에서 처럼 대용형(13a,b) 혹은 생략형(13c)으로 나타난다.

(13) a. There's a black circle. Above it there's a line, too.

b. It's a right angle triangle. And in the middle of the bottom line of the triangle is a circle.

c. Peter ate the food, but φ left the drink.

한편 비현행 환기성 정보는 현행 문맥에서 환기된 정보가 근거한 어떤 실체보다 더 이전의 어떤 실체를 근거로 하여 환기된 정보이다. 그러므로 청자의 의식 속에 그 정보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현행 문맥에서 환기된 정보보다 적을 것이라고 화자가 추정한다. 따라서 비 현행 환기성 정보는 다음의 (14a,b)의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the full noun 형이나 the + noun 형을 취한다.

(14) a. The Nez perces continue to bear the name given them by French fur traders,--- they belong to the Sahaptin language family, in the contrast to the other peoples of the religion.---. The Nez Perces number more than 1'500, a reduction of about 2'500 ---. The great majority live on the Colville Reservation.

b. Draw a black triangle ---. Underneath the triangle draw a red line and at the right side of this line write 'on' in black ---.

이번에는 추론가능 정보(Inferal : I)에 대해서 살펴보자. 추론가능 정보(I)는 문법적인 형태가 한정적 명사구로 나타나고 있다. 추론가능 정보가 한정적 명사구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보를 대체로 구 정보로 보고 있지만 Prince(1981)나 Chafe(1976)등은 청자의 추론 능력이나 청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신 정보가 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추론가 정보는 미사용 정보와 다른데 그 이유는 미사용 정보는 담화의 문맥이나 상황과 관련성이 없으나 추론가능 정보는 비록 간접적이긴 하지만 담화의 문맥이나 상황과 관련성이 있다. 추론가능 정보는 환기성 정보(Evoked)와도 다르다 그 이유는 전자는 담화의 맥락이나 상황에 묶여 있으면서도 담화 속에 선행하는 어느 특정한 실체와 동지시 관계가 없고, 후자는 담화 속에 선행하는 어느 특정한 실체와 동지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추론가능 정보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견해들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먼저 Mike Hannay(1985 : 537)의 경우를 보자.

(15) a. I went to visit my parents yesterday. My mother is very ill

b. My brothers are all very successful. John, for example, is an accountant.

c. I bought four new books yesterday. They've gone up in price amazingly recently, haven't they, books? One of them set me back 25.

d. John and Bill came to see me yesterday. Fred's Just acquired a new car.

(15a)의 my mother와 (15b)의 John은 각 선행문의 my parents와 my brothers와는 원소-집합관계에 있다. (15c)의 (one of) them은 선행 문에 있는 four new books이라는 집합을 지시하는 대용형이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지시적 집합은 그 부류의 하위부류 혹은 상위의 총체적 집합까지도 유발할 수 있으며 또 담화 속의 특정 대상은 담화의 확장영역(discourse extended domain)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Sanford and Garrod(1981)의 시나리오의 개념과 상통한다. (15d)에서 두 개의 문이 담화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어떤 추론의 과정을 동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15d)에서 Fred's just acquired a new car라는 문은 선행문에 있는 John과 Bill이 와서 발화한 내용, 즉 their saying이며 또 Fred와 John 및 Bill은 친밀한 관계가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배경지식 체계를 어떻게 활용하여 추론가능정보를 포착하고 있는지를 보고자 한다.

(16) (The room has a ceiling)

a. I looked into the room.

b. The ceiling was very high, (Clark, 1977)

(17) (The man has a nose)

a. This afternoon a strange man came to my office.

b. The nose was nearly purple. (van Dijk, 1977)

(18) (The bus is a vehicle)

a. A bus came roaring round the corner.

b. The vehicle nearly flattened a pedestrian. (Carrod & Sanford,1977)

(19) (The diameter is a line)

a. Draw a diameter in black.

b. The line is about three inches. (Yule, 1981)

(20) (murdering involves a killer)

a. It was dark and stormy, the night the millionaire was murdered.

b. The killer left no clues for the police to trace. (Carpenter & Just,1977b)

(21) (Dressing involves clothes)

a. Mary dressed the baby.

b. The clothes were made of pink wool. (Sanford & Garrod, 1981)

이상의 (16b -l7b)의 각각의 주제에 해당하는 한정적 명사구는 Every X has a Y라는 배경지식 체계에서, (18b -l9b)의 한정적 명사구는 Every X is Y이라는 배경지식 체계에서, 그리고 (20b -21b)의 한정적 명사구는 Every X involves Y라는 배경지식에서 각각 추론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Prince(1981)가 친숙도가 가장 높은 것에서 가장 낮은 순서를 E(Es)>U>I>Ic>BNa>BN의 순서로 본 것에는 문제점이 있다. 즉 청자의 두뇌에 인지되어 있는 있었으나 담화상으로 처음 등장하는 미사용 정보(U)가 추론가능 정보(I) 보다 친숙도가 높다고 한 것은 재고할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점이 Prince(1992)가 청자의 믿음이 지니는 신/구 정보와 과 담화가 지니는 신/구 정보를 구별함으로써 위의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하였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다음 예문을 보자.

(22) a. I'm waiting for it to be noon so I can call Sandy Thomson.

b. I'm waiting for it to be noon so I can call someone in California.

c. Why are you trying to get in touch with Sandy Thomson?

d. *Why are you trying to get in touch with someone in California.

What are you doing?에 대한 응답으로 (22a)를 발화하는 경우는 청자가 Sandy Thomson이라는 사람을 알고 있다고 화자가 가정하고 있는 경우이다. (22b)를 발화하는 경우는 청자가 Sandy Thomson이라는 사람을 모를 것이라고 화자가 가정하고 있는 경우이다. 즉 (22a)의 Sandy Thomson은 청자-구 정보이고 (22b)의 Sandy Thomson은 청자-신 정보이다. 그러나 청자-구 정보인 (22a)의 Sandy Thomson이나 청자-신 정보인 (22b)의 Sandy Thomson은 담화에서 처음 언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담화-신 정보이다. 그런데 (22a)에 대한 반응으로 발화된 (22c)의 Sandy Thomson은 청자-구 정보, 담화-구 정보이고 (22b)에 대한 반응으로 발화된 (22d)의 someone in California는 청자-신 정보, 담화-구 정보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담화에서 someone in California가 누구인가를 묻지 않고 그대로 반복하여 (5d)처림 반응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므로 (22d)의 발화는 용인될 수가 없을 것이다.

Ⅳ.한정적 정보의 화용론적 기능
앞에서 고찰한 추론가능 정보의 한정적 성격(status)에 대한 견해나 추론가능 정보의 한정성과 신/구 정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관련 학자들의 견해가 조금 씩 다르다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서는 다소 유동적인 성격을 지닌 추론가능 정보의 한정성이 주제 및 초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가를 고찰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다음 (23)의 예문을 보자.

(23) a. What happened?

b. The cat broke a vase.

위의 (23b)의 the cat은 화자와 청자가 알고 있는 실체이기 때문에 한정적 명사구로 표현되고 있긴 하지만 (23b)의 문은 (23a)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기 때문에 문 전체를 신 정보로 볼 수 있다. the cat을 지목하여 언급할 만한 선행 문이나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발화의 시점에 the cat이 청자의 의식에 없는 것으로 보고 화자가 발화한 경우라면 the cat은 신 정보에 해당하며 초점의 기능을 가진다. 또 the cat이 문의 시발점이므로 주제의 기능도 동시에 가질 수가 있다. 이러한 경우 the cat은 강조의 기능을 갖는다.

(24) a. Your pets have been troublesome recently, haven't they?

b. Yes, yesterday the cat broke a vase.

(25) a. What did the cat do?

b. The cat broke a vase.

(24b)의 the cat은 your pets이라는 상위개념에서 추론할 수 있으므로 구 정보로서 주제가 된다. Mike Hannay(1985)는 이렇게 추론하여 이끌어 낸 정보에 대하여 준-주제(sub-topic)이라는 용어를, 그리고 (26b)의 the cat에 대해서는 완전-주제(full-topic)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24b)와 (25b)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주제에 대한 성격을 구별하였다. Mike Hannay(1985 : 57) 준-주제에 대해서 "If an entitiy X has been activated in the given setting, then the speaker may present an entity Y as a sub-topic, if Y R X, where R is a relationship of inference"라고 정의한 바가 있다.

이번에는 Mike Hannay가 제시한 준-주제의 개념이 주제와 초점에 관련되는 미묘한 언어적 현상을 설명하는데 어느 정도 유용한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음의 (26)을 보자.

(26) a. I had an easy day at school today.

b. Two of the teachers were ill.

(26b)의 문은 화용론적인 의미가 달라짐이 없이 두 개의 음운적 실현이 가능하다. 즉 (27b)의 Two of the teachers에 강세가 오는 경우와, ill에 주 강세가 오고 주어인 Two of the teachers에 부 강세가 오는 경우로 나뉘어 진다. 이러한 경우 화자의 의식상태에 따라서 (26b)와 같은 문들은 화용론적인 기능이 달진다는 것이다. 즉 전자의 경우는 문 전체를 신 정보로 보고 촛점 기능을 부여하는 경우인데 이것은 화자가 (26a)의 단언에 대한 이유나 근거를 대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ill에 촛점 기능을 부여하고 Two of the teachers에는 at school에서 추론을 할 수 있는 정보이므로 준-주제의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Michael Hannay(1985 : 134 -136)가 제시한 유도 부사 there로 시작되는 존재 문을 가지고 준-주제의 기능을 살펴보자.

(27) a. What was (there) hidden in the cupboard ?

b. There was a big brown parcel hidden there.

c. *There was the big brown parcel hidden there

(27a)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서 (27b)는 정문이다. 그 이유는 a big brown parcel은 신 정보이기 때문에 촛점 기능이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7c)는 비문인데, 그 이유는 the big brown은 the가 수식하는 한정적 명사이기 때문에 촛점의 기능을 일반적으로 부여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한정적 명사구임에도 주제의 역할을 못하고 촛점의 역할만을·하고 있는 경우를 보자.

(28) a. Where can I find Chomsky's Aspects?

b. Oh, no problem. There's Chomsky's Aspects in every good bookstore.

c. * There's Chomsky's aspects on top shelf on the left.

(29) a. Where can I get cloth like this?

b. There's that cloth on the first floor in Harrods.

(28b)의 Chomsky's Aspects 및 (29b)의 that cloth는 한정적 명사구임에도 불구하고 (28b)및 (29b)는 비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28a)및 (29a)의 각 물음에 나와있는 Chomsky's Aspects 및 cloth like this와 (28b)의 Chomsky's Aspects 및 (29b)의 that cloth와는 동일지시적 관계가 아니고 그런 종류의 것, 즉 'a copy of'의 관계가 성립되어 신 정보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28c)의 Chomsky's Aspects(on top shelf on the left)는 (28a)의 Chomsky's aspects와는 동일지시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구 정보이다. 이와 같은 경우에 대해서 Michael Hannay(1985 : 133 - 135)는 주제 제약이란 것을 적용하여 비문임을 가려낸다. 즉 주제의 기능을 갖는 실체는 there 구문의 주어의 자리에 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다른 there 구문들의 예문을 통해서 선행 담화에 주어진 실체와 그 뒤에 등장하는 실체와 동일지시적 관계를 갖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신 정보적 성격 및 촛점의 기능을 갖는 경우들을 살펴보자.

(30) a. Any idea I might find some milk?

b. Yes, there's some in the fridge.

(31) a. Where do you think there might be problems?

b. Oh, there are problems lurking in every chapter.

위의 (30a)의 some milk와 (30b)의 some(milk)는 동일지시 관계가 없다. 또 (31a)의 problems와 (31b)의 problems도 그런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30b)에서는 some (milk)가, (31b)에서는 problems가 촛점의 기능을 가지며 (30b)와 (31b)는 비문이 아니고 정문이다.

앞에서 Prince(1981 225)가 추론가능 실체가 신 정보와 구 정보의 양쪽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규정을 지은 것처럼 언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맥락에서는 준-주제는 완전-주제와 촛점의 두 가지 화용론적 기능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들을 다음의 예문을 통해서 살펴보자.

(32) a. There's a new rolls out.

b. The mirror adjustment is supposed to be computer-controlled.

(33) a. There's a new Woody Allen film out.

b. It's supposed to be his best so far.

위의 (32b)의 The mirror adjustment는 (32b)의 a new Roll과는 'part of -'의 관계이고, (33b)의 it와 (33a)의 a new Woody Allen film과는 동지시 관계이다. 따라서 (32a)의 a new Roll과 (32b)의 The mirror adjustment사이의 결속력은 (33a)의 a new woody allen film과 (33b)의 It 사이의 그것보다는 약하다. 따라서 추론가능 정보가 구 정보와 정보 사이의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준-주제는 완전-주제와 촛점 사이의 증간적 성격을 띄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Ⅴ.맺음말
기능주의자들을 위시한 종래의 관련 언어학자들은 신/구 정보의 구별을 표면적으로 나타나 있는 언어자료만을 대상으로 하고 담화 참여자인 화자와 청자의 의식적, 심리적, 인지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으므로 한정적 정보가 갖는 화용론적 기능들을 위시한 언어 현상에 대한 설명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었다. 즉 이들의 언어 현상에 대한 연구를 언어자료를 정적인 대상(static object)으로 투시하는 입장이었다. 특히 추론 가능 정보는 그것의 한정적 성격이나 범위는 담화 상황, 청자의 의식적, 심리적 인지적 상태나 과정에 따라 달라지고 그에 따라 화용론적 기능도 달라진다. 다시 말하면 추론 가능 정보가 담화 상황에 따라서 반드시 주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신 정보로서 촛점의 기능을 할 경우도 있고, 또 구 정보와 신 정보의 중간적 성격을 띌 때에는 준-주제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언어행위가 심리적 의식적 인지적 현상의 주체인 화자와 청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 작용인 동시에 심리적 의식적 인지적 절차와 작용의 영향을 받으며 언어자료가 처리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언어 현상에 대한 보다 바람직한 연구는 언어 자료를 동적인 대상으로 투시하는 입장이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신 정보를 비롯하여 청자 측의 정보의 숙지도 및 정보의 한정성을 보다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리적 의식적 인지적 절차와 작용, 인간의 총체적 지식 체계, 그리고 정보의 추론과정의 모형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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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사항

이정수
인제대학교 인문사회대학 국제어문학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