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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기사의 직업관에 관한 문화기술적 연구

온울에 2008. 5. 12. 05:51

목 차

Ⅰ.서론
Ⅱ. 아마추어 기사의 실태
1. 아마추어 기사의 개념
2. 아마기사의 직업활동
3. 아마기사의 특징
1) 바둑을 배우게 된 동기
2) 직장생활
3) 승부에 대한 태도
4) 바둑에 대한 관념
5) 프로입단에 대한 시각
4. 아마기사의 직업관의 의미
Ⅲ. 아마기사의 생활과 직업관
1 직업에 대한 인식
2.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식
3. 아마기사의 일상생활
4. 경제활동과 금전에 대한 관념
5. 바둑에 대한 관점 및 자세
Ⅳ. 아마기사의 문화에 대한 해석
1) 특수한 영역-바둑인의 세계
2) 바둑의 마력
3) 학력주의의 폐해
4) 프로기사 활동의 모사
5) 자유로운 한량의 삶
6) 보이지 않는 좌절감-회한과 원망
Ⅴ.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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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명 명지대학교 예체능 연구소 
학술지명 예체능 논집 
ISSN  
권 14 
호  
출판일 2003.  




아마추어 기사의 직업관에 관한 문화기술적 연구


An Ethnographic Study on Amateur Baduk Players' Viewpoint of Job


정수현
(Jeong, Soo-hyun)
김달수
(Kim, Dal-soo)
5-717-0301-14

영문요약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amateur baduk players' viewpoint on their lives, especially in relation to their job, by means of participant-observation and in-depth interview. Amateur baduk players are engaged in a variety of baduk activities and have been causing some conflict with the group of professional players because of their ambiguous status. Understanding their way of living and thinking, therefore, will be able to help resolve some troubles aroused by the subtle relationship with an institutional baduk organization

The result indicates that.

1) They devote themselves to the baduk-related jobs with a firm consciousness that baduk is of their calling, although they have no license as a professional expert on baduk.

2) They would not have a will to proceed to other realms because they recognize the lack of knowledge and experience about them, which was caused by their long-time absorbtion to baduk.

3) Their everyday life is characterized by low income, unrestricted freedom, and indulgence to drinking. Most of them tend to enjoy getting together for drinking after work and communicating with their colleagues.

4) They have an Utopian concept of baduk, being enthralled by the strong attraction of the game and making an extraordinary effort in the study of it.

5) They seem to keep a deep regret in their mind against their long-cherished dream of being a professional was frustrated. This is sometimes manifested in the movement of organizing an institution hostile to Hankook-Kiwon(Korean Baduk Association).

Since this study relies mainly on the researchers' personal interpretations on several amateur players' discourse, it should be investigated in various ways, qualitative or quantit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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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서론
인간의 직업은 삶을 영위해 나가는 기본적인 생존수단의 측면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생활양식, 정체성, 자아존중감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개인이 갖고 있는 직업관은 직업 그 자체에서 오는 영향 못지 않게 개인의 삶에 큰 작용을 할 것이다.

직업관이란 한 개인 또는 한 사회가 일 또는 자리(status)에 대해 지니고 있는 가치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한 개인 혹은 특정사회를 지배하는 독특한 문화가치관이 직업의 세계에 직접 관련되어 나타난다(이인학, 1998).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직업관은 개인의 생활양식에도 보이지 않는 작용을 하면서, 그러한 직업관을 공유한 집단의 구성원 사이에 다른 집단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형성토록 할 것이다. 예컨대, 프로棋士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과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단은 상이한 직업적 특성에서 오는 독특한 직업관으로 인해 서로 이질적인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갖게 될 것이다.

바둑계에는 속칭 '아마강자'라고 불리는 "아마추어 棋士(아마기사로 줄여서 칭함)" 집단이 존재한다. 이 집단의 구성원들은 소속은 아마추어이면서도 바둑을 통해 생을 영위하는 직업인으로서의 특징을 갖는다. 이 계층은 종종 바둑계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기도 하며, 바둑의 전문가 집단인 프로기사 계층과 갈등을 낳기도 한다. 아마추어 유단자연맹을 이끈 양완규 씨는 재단법인 한국기원을 프로기사 중심의 체제라고 보아 아마추어를 위한 단체의 창설을 제창했다(정수현, 1997).

본 연구에서는 바둑계의 특수한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아마기사" 집단의 구성원들이 어떤 직업관을 갖고 있으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조명해 보려고 한다. 대부분의 아마기사들은 바둑교실 원장, 강사, 기원 운영, 바둑도장의 실전사범 등을 통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으며, 그 관계를 구성하는 그들 특유의 문화는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를 탐색해 보기 위하여 참여관찰에 의해 아마기사 집단의 일상생활을 관찰하고, 심층면접에 의해 그들의 의미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Ⅱ. 아마추어 기사의 실태
아마추어 기사의 삶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기 위하여 바둑TV 사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창규 씨와 면담을 하였다. 그의 제보를 근거로 하여 2002년 11월부터 아마추어 기사의 다양한 활동과 관련된 행사-국내 아마대회 및 해외대회, 사적모임 등-에 직접 참여해 10여 명의 아마기사들을 심층면접하고, 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조사하였다. 또한 아마기사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그들과 관계가 있는 프로기사 및 바둑계 관계자들도 면담을 하였다

면접을 한 아마기사들은 자신의 신분이 지면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참여관찰을 한 아마고수들에 관해서는 가명을 쓰기로 한다.

1. 아마추어 기사의 개념
'아마추어 기사'란 사회적으로 확실하게 용인되지 않은 용어이다. 통상적으로 '기사(棋士)'란 바둑두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기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아마추어 기사'라고 하면 아마추어 프로기사라는 의미가 되어 서로 모순된 말이 되어 버린다1). 이처럼 모순된 표현은 아마추어 기사의 모호한 사회적 위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사'를 프로(전문가)가 아닌 對局者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단법인 한국기원의 바둑규칙(1992)에는 "기사란 바둑두는 사람을 말하며 전문기사와 아마추어 기사로 구분된다 전문기사는 한국기원에서 자격을 얻은 사람을 말한다 아마추어 기사는 바둑애호가로서 그 단·급위는 재단법인 한국기원에서 인허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규정은 바둑애호가, 즉 바둑팬을 '아마기사'로 보고 있어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되나, 아마추어에게도 기사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는 '아마기사'의 의미를 프로기사는 아니지만 바둑의 고수(아마추어 6,7단)로서 프로기사와 유사하게 활동하는 계층을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한다 바둑두는 사람을 일반팬과 프로기사로 구분하여 본다면 아마기사는 그 중간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계층은 바둑으로써 생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準棋士', 혹은 '세미프로기사'라고 불릴 수 있다 아마기사의 개념에 대하여 프로기사 김일환 9단은 이렇게 말한다

"아마기사"란 말은 바둑계에서 잘 안 쓰는 말인데, 매스컴에서 가끔 쓰기도 합니다. 아마고수 중에서 바둑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사범님"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한 아마기사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주로 활동을 한 40대 이상의 아마추어 강자로서, 전국 바둑대회 입상경력 및 프로입단을 목표로 입단대회에 참가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 바둑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과는 배경적 특성이 약간 다른 홍맑은샘, 하성봉 등 연구생 출신의 신규 아마기사들이 1999년부터 점차 배출되고 있어 아마바둑대회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는 연구생 출신 아마기사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2. 아마기사의 직업활동
아마기사들은 기원운영, 학원운영, 학원강사, 개인레슨, 실전지도사범, TV해설 등의 직업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아마추어 바둑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마기사들의 주요활동의 하나이다. 이것은 프로기사와 매우 흡사한 활동이다. 차이가 있다면 프로기사의 경우 각종 신문이나 기업체 등에서 주최하는 프로기전에 참가하며, 아마기사들은 아마국수전, 아마대왕전 등과 같은 아마바둑대회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직업적 자격을 결정짓는 프로 입단대회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전문 직업인인 프로기사와 거의 같은 활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일로 여겨진다.

아마기사 중에는 1980년대부터 성행한 '어린이바둑교실'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바둑을 가르치는 '바둑지도사'로서의 활동에 주력하여 직업적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립하고 있는 계층도 있다. 이들은 프로기사는 바둑경기의 선수, 아마기사는 바둑의 지도로 직업활동을 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 아마고수로 바둑대회에서 이름을 떨쳤으나 지금은 어린이 바둑지도에 종사하고 있는 이연식 씨는 프로기사와 아마기사의 역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프로사범님들은 기전에 참가해서 좋은 기보를 만들고, 아마추어 고수들은 바둑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 마땅하고, 지금 그린 구조가 되고 있죠. 옛날에는 기원에서 내기바둑이나 두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어린이를 가르치는 일이 보람있고 성실하게 하면, 돈도 제법 벌 수 있거든요.

3. 아마기사의 특징
아마기사들은 어린 시절에 바둑에 흥미를 느껴 프로기사를 지망했다가 입단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중년기에 이르렀다는 배경을 갖고 있다. 이들의 배경과 특징을 알아보기 위하여 월간 「바둑」 지(한국기원, 1988)에 게재된 "아마고수 나의 바둑 스토리"의 내용을 참고하였다. <표1>은 그것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인데, 여기에 나온 아마고수들 중 5명은 아마기사 생활을 하다가 프로로 데뷔를 한 사람들이다. 이 수기에 나온 아마기사들의 특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1) 바둑을 배우게 된 동기
1970년대에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 우연한 기회에 바둑을 배우게 되었으며, 점차 바둑에 몰입하게 되었다. 레저, 게임 등 다양한 놀이문화가 발달되지 않은 당시의 사회배경에서 이들은 일반 바둑팬이 바둑을 접하게 된 것과 비슷하게 바둑을 배우게 되었다.

2) 직장생활
직장생활을 오래 한 경험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생활을 바둑과 함께 지내왔다. 바둑 한 가지에만 몰입하는 외곬의 기질을 지니고 있으며, 보통사람들의 일반적 인생코스인 학교졸업→취업→결혼의 양식에서 벗어나 있다. 또한 일반인들은 여건 변화나 개인적인 결단에 따라 타 업종으로의 전직 또는 창업 등의 변신을 꾀하나, 이들은 바둑계를 떠나지 않고 오로지 바둑계의 범위 안에서만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표1>에서 보는 것처럼 직장에 취업을 했다가도 수 년 내에 그만 두고 바둑과 관련된 일로 회귀하는 현상을 보인다. 12인의 아마고수 중 신병식 씨만이 유일하게 직장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3) 승부에 대한 태도
프로세계에서 요구되는 강한 승부근성은 프로로 입단한 동료기사보다는 떨어진다. 승부근성이 부족해서 프로가 되지 못 했다고 고백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바둑을 통한 승부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4) 바둑에 대한 관념
프로기사는 아니지만 바둑의 고수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학원이나 도장 등에서 바둑 강사로 활동하는 아마기사의 경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5) 프로입단에 대한 시각
아마기사들은 프로기사가 되려는 생각을 강하게 가졌던 사람들이나,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프로가 되겠다는 기대를 접는 경향을 보인다. 기존의 입단한 동료 프로기사들의 소득수준이 높지 않다는 인식 및 연구생 출신 신흥 아마고수들의 입단대회 독점현상에 영향을 받아 더 이상 프로입문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지 않다.

<표1> 아마고수 나의 바둑스토리 요약
성명
 바둑
시작
 학력
 취업
경력
 최초
우승
 입단
여부
 바둑에 대한 특기사항
 비고
 
김종수
 중등3년
 덕수상고
 고려제강
1년
 83년 아마대왕
 89년 4단
 바둑으로 효도 가능, 바둑만이 그간 투 입한 정열, 시간 보상 가능
  
 
김철중
 초등6년
  
 태광 산업
 81년 아마국수
 90년 2단
 1:1승부에 강한 "꾼" 기질, 외로운 늑대, 승부욕
 국악인 집안
 
임동균
 10세
 경신고
 건설회사
6년
 81년 조남철배
 아마
 나는 바둑인이다. 바둑 보급으로 바둑계의 밑거름이 되는 것, 그 뿐이다
 입단대회 17번 참가
 
김종준
 중등3년
 대학
?
  
 77년 학초배
 88년 4단
 나는 그 대답을 아마추어 바둑계의 활성화에서 찾았다
 제도적문제점 지적
 
유경남
 중등2년
  
  
 80년 유단자
 아마
 위기대사전완역(5년소요). 보급과 가르치는 일도 중요한 바둑인의 책무
 바둑책 1천권 보유
 
이창곤
 16세
  
  
 81년 아마 10강
 아마
 레슨아마추어로 열심히 살아간다. 후일 기회가 오면 또 열심히 노력해 멋진 토너먼트프로가 될 것이다
 84년 바둑교실 시작
 
박성균
 초등6년
 홍익고
 오디오가게 2년
  
 아마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바둑에 불태우는 정신들은 아마추어를 뛰어넘는 숭고한 면이 있다
  
 
박종상
 중등2년
  
  
  
 아마
 대학교수를 목표로 독학, 바둑은 숙식 해결수단 바둑은 그저 바둑일뿐.
  
 
이관철
 중등1년
  
  
 86년 아마 국수
 91년 2단
 바둑의 프로가 될 수 없으면 바둑사랑의 프로가 되는 것도 괜찮다.
  
 
박윤서
 초등2년
 외국어대
 석탄 공사
 80년 아마 국수
 아마
 패배의 경험만이 패배를 예방한다 나는 다만 바둑을 두고 싶어서 바둑을 둘 뿐이니까
  
 
고광명
 초등6년
 인하대
  
 84년 아마 대왕
 88년 4단
 바둑이 결코 내 생활을 대변해 줄 수는 없다. 오로지 생활속에서 바둑을 찾고 싶을 뿐이다
 직장생활등 다양한 경력
 
신병식
 중등3년
 서울대
 MBC
SBS
 78년 유단자
 아마
 수없는 시간을 바둑에 투자해왔지만 학교와 직장, 가정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순수아마추어리즘추구
 

4. 아마기사의 직업관의 의미
아마기사의 직업적 특성은 '자격증 없는 바둑 전문가'로서의 성격을 띤다. 물론 아마기사들은 재단법인 한국기원에서 인정하는 아마6단이나 아마7단 인허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명단을 바둑년감(한국기원, 2000)에 실어 특수한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 단위가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바둑의 직업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프로기사'와 '바둑지도사'이다. 아마기사들이 바둑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상담수의 아마기사들은 자격증 제도가 엄격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지도사보다는 아마고수로서 인정받는 것을 선호한다

이처럼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자격증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바둑의 직업인으로 활동하는 아마기사들은 어떤 직업관을 갖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직업은 ① 생계 유지의 수단, ② 개성 발휘의 장, ③ 사회적 역할의 실현 등 서로 상응관계에 있는 3개의 측면에서 인식할 수 있으며, 어느 측면을 보다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각기 특유의 직업관이 성립한다(엔사이버, 2000) 본 연구에서 아마기사의 직업관은 이러한 측면과 관련하여 아마기사들이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관점을 의미한다.

아마기사들이 전반적으로 어떤 직업관을 갖고 있는가에 대하여 심승우 7단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을 했다.

아마기사들은 바둑을 직업으로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바둑과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요즘은 연구생 출신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4,50대 아마강자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이들은 프로와 똑같은 의식을 갖고 있죠. "청아모(청년아마추어모임)"을 만들어 길거리 바둑축제와 같은 사회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Ⅲ. 아마기사의 생활과 직업관
1 직업에 대한 인식
아마기사들이 프로기사와 유사한 활동을 한다면 그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 상식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직업인으로서의 전문 자격을 부여받지 못 했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존감이나 직업의식이 약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못해 하는 일로서 보다 나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재빨리 탈출하고 싶은 심정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연구자가 함께 어울려 대화를 나누면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아마기사들은 바둑 그 자체가 자신의 천직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바둑을 통해서 삶을 영위한다는 직업의식을 갖고 있었다. 바둑을 같이 공부했던 동료 프로기사와의 차이는 단순히 입단대회를 통과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이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프로와 아마의 의식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아마고수로 있다가 뒤늦게 프로로 데뷔한 김영일 씨를 면담해 보았다.

연구자 아마 고수에서 프로 된 것이 결과적으로 별 볼이 없는 거 아닌가?

김영일 아니. 별 볼일 있으라고 프로 된 건 아니니까

연구자 영일이는 아마로 남았던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김영일 사실 아마추어에 있으면 지금보다 형편이 조금 더 낫겠지만, 프로로 들어온 것을 전혀 난 후회를 안 해 다만 프로에 들어와서 내가 프로생활에 최선을 다 안하고, 방랑생활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지금 좀 모양새가 안 좋을 뿐이지. 내가 프로에 들어와서 그 당시 뭐 타이들을 따려는 그런 목적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고…

연구자: 그러면 부딪쳐서 이기는 재미로?

김영일: 프로라면 아무래도 좀 공인이니까. 아마추어 생활도 오래 해 봤으니 남아로서 공인으로 이름을 남겨야 되지 않겠나, 아니면 사업을 하던가 둘 중의 하나 해야 되는데. 직장에 다닐 수는 없고, 프로에 들어가서 그냥 이름이나 걸어놓고 돈도 좀 벌자는 생각에서 프로에 들어 간 거지. 근데 프로에 들어와서 승부하고 그런 시기는 갔어 승부는 어렸을 때 많이 해 왔는데…

아마고수에서 프로기사가 되는 것은 많은 아마기사들이 고대해 온 것임에도 김영일 씨의 경우 프로 入段으로 인해 생활을 변화시킨 것이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오히려 경제적인 면에서는 아마기사 시절이 더 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아마기사들은 다른 직업으로의 전환, 또는 새로운 삶에의 모색과 같은 시도를 하지 않고, 외곬으로 바둑을 통한 삶만을 고집하고 있다. 아마 7단인 김현만 씨의 다음과 같은 언설은 오로지 바둑과 관련된 삶에 머물러 있는 이유를 극명하게 드러내 준다.

연구자 .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는데, 바둑말고 다른 분야로 진출해 보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

김현만 : 글쎄요. 별로 그런 생각은…

연구자 ' 자금이 없어서인가?

김현만 . 자금문제보다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 경험도 부족하고, 성격적 문제(남에게 돈 빌려달라고 말하기 싫어함)도 있고, 불안해서 바둑 이외의 새로운 것에는 자신이 없어요.

김현만 씨의 경우 바둑 이외의 다른 영역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다른 아마기사들 역시 동일한 이유로 바둑 영역에 안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바둑 외길 인생을 살아온 강민호 7단 역시 타 영역으로의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강민호 : 바둑 빼고는 열심히 노를 저어도 솜씨가 서툴러서 그러는지 이게 제 방향으로 안 가

2.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식
아마기사들은 다른 분야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대체로 자신들이 지적인 면에서 우수하다고 여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널리 퍼진 "바둑 잘 두는 사람은 머리가 좋다"라는 통념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마기사들은 자신들이 머리가 좋아 바둑을 잘 두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아마기사의 지능에 대해서는 알기가 어려웠지만, 김현만 7단의 경우 실제로 IQ가 높은 것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었다. 다음은 강민호 씨가 말한 김현만 씨의 지적 능력에 관한 내용이다.

내가 가끔 가다 깜짝깜짝 놀라는 게, 일반인이 생각 못 하는 것을 (김현만은) 평소에 잘 잡아내. 나는 비지니스에서 한 삼십 년 있었지만, 제가 비지니스 감각이 뛰어나 피부에 와 닫는 걸 팍팍 찝어낸다니까. 아주 대단한 능력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지는 않았지만 강민호 씨는 김현만 씨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경우에 관해서는 바둑 두는 머리와 공부 및 사업을 하는 머리와는 별개라고 자각을 하고 있었다.

3. 아마기사의 일상생활
프로기사와 유사한 직업 활동 및 인식을 갖고 있는 아마기사들의 생활은 회사원 등의 일반적인 직업과 비교하여 볼 때 시간적으로 구애를 받지 않아 자유업에 가까운 자유분방함을 누리고 있다 바둑지도나 방송출연 등의 정해진 일이 끝나고 나면 친지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 일반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의 경우 술좌석은 주로 직장동료들과의 회식인 경우가 많으나, 이들은 바둑대회가 종료되었을 때 또는 어떤 일이 끝났을 때 수시로 술 마실 기회를 만들어 술좌석을 벌인다.

거의 모든 아마기사들이 시간이 날 때 주로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술자리가 벌어지면 보통 1차는 일반식당에서 저녁 겸 소주를 마시고, 2차는 단란주점에서 소주와 맥주 또는 양주를 마시며, 3차는 포장마차 등에서 한다 이렇게 여러 차례 술을 마시게 되니 술자리가 끝나는 시각은 보통 새벽 1시에서 4시 사이이다. 일반 직장인들은 출근에 신경을 써야 하나, 출근 개념이 별로 없는 이들에게는 보편화된 현상이다.

아마기사들은 바둑대회 우승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신이 술값을 지불한다는 개념이 없다 프로기사의 영향을 받아 아마고수도 당연히 일반 바둑팬이 접대를 하여야 한다고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아마기사들끼리의 술자리는 예외로, 간단한 저녁 및 소주 값은 상대적으로 수입이 많은 기사가 지불한다.

아마기사들은 또한 대체로 담배를 즐겨 피운다 사회에서 일고 있는 금연운동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일반적으로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의 경우 흡연비율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예전에 조훈현 9단 등 흡연파 기사들이 대국 중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술과 담배를 좋아하는 아마기사들의 행태는 이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잦은 음주와 흡연으로 건강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또한 직업적으로 주로 앉아서 활동을 하는 특성상 이들은 운동 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의 연령층이 40대인 점을 감안하면 운동부족에 따른 건강문제를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하나, 대부분이 건강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최근 한 프로기사가 폐암으로 사망한 데 대해 임한유 씨는 동년배 기사의 죽음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본인의 건강을 위한 금연과 절주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음은 아마기사들의 건강상태와 관련된 언설이다.

박준식 : 바둑인 등산모임 한 만들면 좋겠다. 발기인 모임을 하나 만들까?

손길수 : 무조건 해야 된다니까. 조훈현이가 체력이 없으니까 타이틀을 뺏기는 것 아닌가.

연구자 : 민호는 내가 한 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도저히 따라오질 못 하더구만. 5분 거리를 30분 걸려서 쉬었다 갔다 하고 있어.

손길수 ' 안 올라가 본 사람은 못 올라가, 숨이 차 가지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것은 오기로 버티는데, 일단 숨이 차. 숨이 차서 못 가겠어.

김현만 : 바둑 어느 정도 두는 사람들은 운동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 앉아만 있어 가지고…

아마기사들의 건강에 대한 태도는 프로기사들이 정기적인 테니스 모임이나 등산회, 골프, 축구 등의 스포츠를 하는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프로기사 중에는 단전호흡이나 참선을 하며 심신관리를 하는 사람도 있으며,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프로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정수현, 1997). 이런 점에서 본다면 아마기사들은 프로기사보다 자기관리에 소홀하며,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경제활동과 금전에 대한 관념
대부분의 아마기사들은 월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바둑교실 원장이나 학원 강사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급료 형태의 정기적인 수입이 아니라 대회상금, 실전사법 대국료(국당 : 10만원), 일반팬 대상의 지도료 등과 같은 비정기적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이 적고 비정기적이다 보니 가정에서의 경제생활이 궁핍한 편이다. 일반 중산층 가정의 경우 자녀들이 통상 3∼4개의 학원에 다니고 있는 데 비하여, 이들의 경우 사교육에 투입할 예산이 없기 때문에 자녀들을 거의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 면접을 한 아마기사 중에는 자녀 2명이 전혀 사교육을 받지 않거나, 1명만 한 군데 학원에 다니고 있고, 대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거면에서도 자기 집이 아닌 전세로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몇 명은 월세로 살고 있는데 그 월세가 가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연구자 . 요즘 생활은 어때?

박인선 : 점점 힘들어져요. 수입(대회상금 등)은 자꾸 줄고… 마누라는 징징거리고…

연구자 : 애가 몇이지?

박인선 : 하나요. 저기 현만이 같은 경우는 두 아이가 한참 커 가는 중이니까, 만만치 않죠.

이처럼 열악한 경제생활을 보완하기 위해 부인이 부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단계 판매회사의 영업사원이나, 바둑교실 강사, 한의원의 간호보조 등으로 아내들이 소득을 올리기 위한 직업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아마기사들의 개인적인 지출 면을 보면 대체로 씀씀이가 헤픈 편이다. 동료들과 술자리를 자주 갖는 편이어서 술값을 나눠 부담하는 경우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지출하게 된다. 또한 바둑인의 경조사에도 비교적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편이어서 이에 따른 경조사비의 부담도 적지 않다. 교통수단으로 대중교통이 아닌 택시를 자주 이용하고 있어 택시비 부담도 적지 않다.

이처럼 소득이 적으면서도 지출은 비교적 큰 생활패턴으로 인해 대부분의 아마기사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이들의 직업에서는 보다 나은 물질적 생활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업이나 추가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나, 이들은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바둑을 운명론적으로 정해진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가정불화가 야기되고 있으며, 별거나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가정 중심의 생활양식이 아닌 바둑 중심의 생활양식에서 기인한다 아마기사들의 사고와 생활이 바둑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다른 직업인에 비해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는 편이다.

다음은 연구자가 강민호 씨의 딸 혼례식에 참석했다가 호프집에서 만난 아마기사들과의 대화 내용이다.

연구자 오랜만에 얼굴들 보려고 모였는데, 신부 아버지는 여길 왜 오나?

강민호 아 그래 나는 여기 와야 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 줄 알고…

손길수 딸내미 시집가는 날 신부 아버지가 이런데 오면 안 되지. 오늘 같은 날은 자리를 지켜야지

연구자 잠깐 얼굴보고 가는 것은 괜찮아. 근데 집에 안가고 여기서 퍼질 생각으로 온 거 아닌가?

강민호 아, 되게 혼내네. 나 금방 갈께

손길수 저러니까 집에서 구박받는 거지 지난 주에는 글쎄, 함이 들어오는데 지는 바둑대회를 간다고 하질 않나 아마대왕전 참가할 거라고

결혼할 딸의 함이 들어오는 날 신부의 아버지가 바둑대회 출전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가정생활에 성실하지 못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박인선 씨는 가사문제로 아내와 갈등이 생겨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5. 바둑에 대한 관점 및 자세
아마기사들은 바둑에 대해 프로기사와 유사한 생활패턴을 보이고 있으나, 프로 세계의 처절한 승부근성보다는 아마추어다운 낭만과 휴머니즘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프로기사와 유사하게 상금이 걸린 각종 아마추어 바둑대회에 출전한다 그러나 이들은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참가한 동료들과 회식을 하며 정을 나누는 것을 즐긴다. 이러한 행태에 대하여 심연호 7단은 이렇게 표현한다.

아마기사들은 바둑을 두고 나서 뒤풀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잔하며 서로 정을 나누는 것이… 우승한 사람은 상금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회식비로 쓰는 경우가 많죠. 예전에 이××이가 우승하고 나면 상금을 받아 사라지는 바람에 왕따를 당한 적이 있죠. 근데 요즘 연구생 출신의 젊은 애들은 프로처럼 상금을 딱딱 챙겨가고 있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마기사들은 바둑대회에 참가하여 우승을 하는 것보다는 끝난 후 동료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을 즐기는 문화를 갖고 있다. 이들은 아마기사 집단 내에서 강한 동질감을 공유하고 있으며,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강하다. 대국이 끝난 후 술자리를 가지며 아마기사끼리 어울리는 것이 이러한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역할을 한다. 아마기사들의 이러한 문화는 1999년 이후 진출한 연구생 출신 아마기사들의 철저한 승리 지상주의에 의해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둑의 승부에서 프로세계의 냉혹함과는 달리 휴머니즘적인 요소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마기사들은 바둑의 기량이나 정보에 대한 탐구열이 매우 강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강민호 씨는 매일 사이버오로 사이트의 프로 棋譜를 검색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이처럼 열렬하게 바둑을 탐구하기 때문에 같은 연배의 프로기사들보다도 최신의 정석변화나 초반전술 등에 관한 지식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박인선 씨의 경우 일본이나 중국을 방문할 때 연감, 희귀한 서적 및 전문서적이 있으면 고가라 하더라도 구매를 한다. 예전에 연구생 생활을 했던 이용일 6단은 틈만 나면 기보를 놓아보며 바둑을 연구한다.

바둑에 대한 이와 같은 정열이 어디서 기인하는가를 알기 위하여 박인선 씨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연구자 : 민호는 다 늙어가지고 바둑공부를 열심히 한다는데 사실이야?

박인선 : 민호 형은 '아마바둑계의 후지사와가 되고 싶다'고 하며, 바둑계에 남아서 성적을 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어요. 지금도 바둑공부를 해요 가까운 프로기사들로부터도 그런 면에서는 칭송을 받고 있다니까요

연구자 : 인선이 자네는 비싼 책을 많이 산다는 소문이 있던데…

박인선 : 일본이나 중국에 갈 때 가끔 책을 삽니다 몇 가지 제가 좋아하는 아이템이 있어요 바둑 쪽이 좀 섬세하게 가지고 가는 면이 있잖아요 전문서적이나 그런 쪽으로 가다보니까는 뭔가 좀 잡히는 게 많이 있어요 감각적으로.

아마기사들은 바둑에 관해서는 일종의 신앙이나 운명론 같은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인생행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는 바둑에 대하여 뗄 수 없는 인연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임한유 씨는 자신이 바둑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참 운명이, 형이 나보다 공부를 잘 했고, 나는 좀 놀기를 좋아했거든. 형제가 우리 형하고 나하고 딱 둘인데, 아버님이 내가 중학교 다닐 땐데, 한영이는 머리가 좋으니까 공부를 하고, 한유는 힘이 좋으니까 운동을 해라 그러는 거야. (중략) 공부 못한 것이 후회가 되긴 하는데… (중략) 졸업할 때 나보러 대학에 갈 데면 가고 말 테면 말라고 그랬는데. 아버님이 그 때 아프셔 가지고 좀 집안이 기울 때라. "난 안.간다 바둑 둘 거라." 했지. 그 때부터 기원 다닌 거야. 그게 이렇게 됐으니, 운명이…

운명이 자신을 바둑으로 이끈 데 대한 회한이 있는 듯하면서도 자신의 삶에서 바둑을 델 수 없는 가치로운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마기사들의 공통된 특징으로 보인다 아마고수이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김진영 7단의 경우, 자신의 인생에서 바둑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어 매일 바둑공부를 해야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아마기사들은 바둑에 대해 프로기사보다 더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Ⅳ. 아마기사의 문화에 대한 해석
연구자가 아마기사들의 세계에 들어가 참여관찰을 하고 심층면접을 하여 살펴본 결과 아마기사들이 일반 직업인과는 상당히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연구에서 나타난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직업이 아니면서도 나름대로 확고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다.

② 바둑에 대해 운명론적인 친밀감을 느끼고 바둑의 기예에 대한 유토피아적 관념을 갖고 있다.

③ 바둑과 관련된 활동 속에 안주해 있으며, 그 세계를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④ 자유분방한 생활 속에서 한량과 같은 살을 살고 있다.

⑤ 현실적 제약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 내핍생활을 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

아마기사들의 이러한 행태와 사고방식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연구자는 아마기사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문화적 요인을 뽑아 논의를 전개해 보려고 한다

1) 특수한 영역-바둑인의 세계
어린 시절부터 프로기사를 지망하며 바둑 외길로 몰두해 온 아마기사들은 바둑의 세계와 너 무 깊이 관련되어 있어 바둑계를 쉽사리 떠나지 못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둑이라는 전문분야에 관한 지식과 예능을 탐구하며 오랫동안 기술을 연마해 온 이들은 바둑의 '예능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스스로도 '바둑인'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이들은 10대에서부터 30대까지 프로기사가 되려는 꿈을 안고 입단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40대에 들어가서야 이 꿈을 접는다. 신체적인 스포츠 분야와는 달리 프로선수가 되는 데 연령적인 제한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연구자가 면담한 임한유 7단처럼 20번 정도 입단대회에 출전한 경험을 갖고 있는 아마기사들이 많으며, 대다수의 아마기사들이 최소한 10회 이상의 참가경험을 갖고 있다. 인천의 한 아마고수는 무려 30회 가까이 도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년기까지 프로기사가 되려는 꿈을 갖는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마고수들 중 30대에 입단의 관문을 통과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이 꿈을 위해 끈덕지게 도전을 한다. 강민호 7단의 경우 입단대회에서 프로기사가 되기 일보 직전에, 이미 탈락이 확정된 사람에게 패하여 분루를 삼킨 일이 있고, 다른 아마기사들도 프로가 될 좋은 기회를 놓친 경험들이 있다. 꿈을 실현할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고 그 가능성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아마기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바둑인'의 길을 걷는다.

2) 바둑의 마력
아마기사들은 대부분 바둑의 매력에 심취해 있어 바둑이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 바둑에 매혹되어 많은 실전대국을 하고 바둑서적을 탐독해 온 이들은 자신들이 바둑의 마력에 지배당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사슬에 의해 바둑에 묶여 있는 듯한 삶을 살고 있다.

심층면접을 하면서 연구자는 평소에 알고 지내던 강민호 7단이 50대에 이른 지금도 유토피아적인 관념을 갖고 바둑을 공부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앞에서 언급한 김진영 7단, 이용일 6단의 사례에서도 프로기사보다 훨씬 더 강한 정열을 가지고 바둑을 연구한 다는 것이 밝혀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임에도 일본의 신간 바둑서적을 구입하는 박인선 7단, 수천 권의 바둑서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경남 6단 등을 보며 이들이 바둑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바둑매니아들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바둑의 마력은 아마기사들이 다른 세계로 진입했다가도 다시 바둑계로 돌아오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임동균 7단은 국내의 유수한 건설회사에 취업을 했다가 6년만에 다시 바둑의 길로 돌아왔다. 그 외에도 상당수 아마기사들이 다른 분야로 진출했다가 바둑계로 회귀하는 현상을 보인다. 심지어는 20대나 30대에 다른 분야의 직업을 택해 착실하게 종사하던 아마추어 고수들이 그 직업을 버리고 바둑계로 돌아와 어린이 바둑교실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바둑학원의 수익성 등 다른 요인이 있겠지만, 이들의 마음속에는 바둑에 대한 매혹이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3) 학력주의의 폐해
아마기사들이 바둑의 전문가가 되려는 목표달성에 실패했으면서도 다른 세계로 전환하지 못하는 것은 학력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아마기사들은 바둑공부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다. 한국사회는 학력 위주의 사회로서,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아마기사들에게는 새로운 진출로를 찾기가 쉽지 않은 특징이 있다. 이들과는 달리 대학을 졸업한 아마고수들은 입단에 실패한 후 다른 분야로 진출해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신병식 7단, 신문사 전문위원이 된 박치문 7단, 대학교수가 된 김정우 7단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아마기사들은 바둑이라는 영역-특수적인 지식을 쌓다 보니 다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결여되어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한 바둑계의 울타리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경험도 없고 불안해서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어렵다"고 한 김현만 씨, "바둑 이외의 영역에서는 배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듯 잘 안 된다. "고 한 강민호 씨의 언설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아마기사들은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낀다.

4) 프로기사 활동의 모사
이 연구에서 참여관찰을 하며 접한 아마기사들의 삶은 프로기사의 삶과 거의 유사한 패턴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상금이 있는 아마기전에 참가하고, 바둑지도, 학원 운영, 방송해설 등과 같은 활동을 한다 이것은 프로기사의 활동과 거의 유사하다. 아마추어 바둑대회이면서도 프로기전과 유사하게 소수의 입상자에게 상금을 보상으로 주는 시스템은 아마기사들의 생활패턴을 프로기사와 거의 비슷하게 만든다.

이러한 시스템은 소수의 제한된 인원만을 프로로 선발하는 현재의 입단제도 하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아마기사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효과가 있다. 비록 프로기사라는 자격증은 갖지 못 했지만, 이들은 실질적으로 프로기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동료 프로기사에 대한 열등 의식을 그다지 느끼지 않는다. 방송해설을 할 때 연구자는 심층면접을 한 아마고수 중 한 사람과 공동출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가 항상 아마추어 강자들을 "아마기사"라고 칭하며, "지방에서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과 같은 표현을 즐겨 쓰는 것에 특별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아마추어라면 바둑을 순수하게 즐기는 애호가를 칭하는 것인데, 이 사회자는 방송에 출연한 아마고수들을 뚜렷한 사명감을 가진 직업인으로 묘사하려 애를 썼기 때문이다. 아마기사들이 프로기사와 거의 대등한 직업인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심리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프로기사 활동을 모사한 듯한 아마기사의 활동패턴은 종종 사회적 갈등을 자아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프로기사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아마기사들에게 적대감을 갖는 경우가 많으며, 아마기사들은 '아마바둑연맹'과 같은 단체를 만들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려 하고, 근래에는 대한체육회 산하 지역 바둑본부의 창설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 양상을 보인 사례도 있다. 또한 아마추어 바둑단체의 정체성에 대하여 프로기사 중심의 재단법인 한국기원과 유사한 아마기사 중심 체제를 지향하는 아마기사들의 의중과, 순수한 바둑 애호가를 위한 단체로 만들려는 후원자들의 의도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5) 자유로운 한량의 삶
많은 아마기사들은 술을 즐기며 동료 아마기사들과 어울리는 여가활동을 좋아한다. 정해진 시간에 직장에 출근하고 일을 마친 뒤 퇴근하는 생활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에 특별히 구애받지도 않으며, 그래서 시간관념도 엄격하지 않은 편이다 아마기사의 생활은 자유업에서 오는 시간적 여유와 불규칙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장기간 閑良과 같은 삶을 살아온 아마기사들은 활동적이고 신체적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여가보다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앉아서 즐기는 활동에 익숙해 있다. 이들에게는 저녁시간에 다른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시는 것이 중요한 낙의 하나이다. 이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많은 아마기사들은 도박성 있는 게임에도 탐닉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마기사들이 술을 즐기는 것은 개인적인 기호와 관련이 있겠으나, 한편으로 그 시간은 '바둑인' 혹은 '아마기사'간의 동지애를 유지하고 심화시키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기중(1998)은 한국인에게는 단순히 술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술을 통해 집단적인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회식이나 술자리는 단순히 물리적인 음식 섭취의 행사라기보다는 집단 만들기'나 '집단성 키우기'의 집단의례적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아마기사들이 술자리를 자주 갖는 데는 바둑을 하는 사람들간의 연대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와, 프로기사가 되려는 오랜 꿈을 달성하지 못 한 데서 오는 회한을 달래고자 하는 무의식적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6) 보이지 않는 좌절감-회한과 원망
아마기사들은 분명하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목표로 삼아온 프로입단에의 꿈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한 한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이든 아마추어에게 입단대회의 출전을 금지시켰던 1980년대 중반의 시기를 지낸 아마기사들은 그런 조치를 한 재단법인 한국기원에 무의식적으로 원망하는 감정을 갖고 있다. 이러한 감정은 다음과 같은 언설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한국기원은 아마기사에 대한 관리를 전혀 안 합니다 프로들만 신경쓰고 아마추어쪽은 손을 놓고 있죠. 그러니까 '청아모' 같은 단체가 생기는 거지. 요즘은 청아모에서 아마대회를 주관도 하고 있는데, 좀 커지면 한국기원에도 목소리를 낼 겁니다.

아마기사들은 '청년아마추어모임'이 강력한 조직이 되어 자신들의 한을 풀어주기를 기대하는 심리를 갖고 있는 듯하다. 이들의 한국기원에 대한 불만은 과거에 아마추어바둑연맹과 같은 조직을 만들려는 움직임으로 수 차례 나타났었다. 그러나 수 년 전에 창설된 '한국아마바둑협회'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자, 이제는 자생적 단체인 '청아모'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러한 아마기사들의 한은 앞에서 살펴본 술자리 문화, 바둑대회 후 회식 등 동병상련의 동질집단간에 유대를 강화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바둑계의 주도적 기관인 한국기원과 마찰을 빚는 요인이 되고 있다.

Ⅴ. 결론
바둑계에서 프로기사와 바둑팬 사이의 중간지대에 끼어 있는 '아마기사'들의 독특한 삶과 그들의 사고방식을 탐구해 보았다. '아마기사'라는 이율배반적인 호칭-순수한 애호가를 뜻하는 '아마(amateur)'와 전문가를 뜻하는 '棋士'의 결합이라는 점에서-예도 불구하고 이들은 나름대로 직업적 正體性을 가지고 생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사회적 지위나 보수면에서 결코 만족스럽지 않는 '아마기사'의 직업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크게 사회적 요인과 바둑 자체에서 오는 對象的 요인의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사회적 요인은 장기간 프로기사를 지망할 수 있는 선발 시스템, 프로기사만으로는 충당할 수 없는 바둑계 전문인력-특히 바둑지도 분야-의 수요, 학력 위주의 사회, 아마추어 대회에 상금을 도입하는 배금주의적 풍조 등이다 대상적 요인으로는 바둑이 쉽사리 끊기 어려운 매력을 주고, 영역-특수적(domain-specific)인 지식 영역이어서 타 분야로의 轉移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의 삶이 성공적인지 아닌지는 쉽사리 단정할 수 없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 영역에 머물며 가정과 바둑계에서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몇 가지 개선점을 생각게 한다.

첫째, 아마기사의 직업적 정체성을 분명히 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로 구분하는 현재의 이분법적 분류로는 이들의 존재를 수용할 곳이 없다. 프로기사만으로 바둑계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를 공급할 수는 없으므로 아마기사들을 전문 직업인으로 공인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직업적 자긍심을 갖고 바둑계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바둑지도사' 제도는 훌륭한 대안인데, 제대로 된 자격증 제도를 시행하여 아마기사들을 바둑지도사로 인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둘째,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입단대회에 참가하도록 하는 제도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 예능의 분야에서 참가자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지만, 현재처럼 20회 이상을 출전케 하는 제도도 인력의 낭비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연령보다는 참가횟수를 제한한다든지 하여 일정기간 도전을 해 본 후 잘 안 되면 다른 분야로 전환케 하는 제도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처럼 10명 미만의 프로기사를 선발하는 제도하에서는 입단의 뜻을 이루지 못한 많은 프로지망생들이 끊임없이 입단대회에 참가하여 이 연구의 아마기사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소수의 프로를 선발하는 제도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선발인원을 늘려 프로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도 당연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셋째, 바둑 분야로 진출하려는 어린 세대들에게 바둑기술 교육과 함께 일반 교양교육을 병행시킬 필요가 있다. 바둑의 지식은 특정 영역에 고유한 지식이어서 다른 분야로의 전이가 잘 안 된다 이런 지식만을 보유한 학생들은 이 연구의 아마기사들이 보여준 것처럼 장차 다른 분야에 적응하기가 힘들 것이다. 바둑수업에 관해서도 지금처럼 오로지 바둑기술을 늘리는 데만 치중하는 방식은 바둑사, 용어, 규칙, 상식 등 바둑에 관한 교양에 어두워 장차 바둑지도사로 활동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연구생 제도의 교육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아마추어 기사들이 어떤 문화를 갖고 살아가는가를 참석관찰을 통해 기술하고 문화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선행연구가 전무하고 이와 관련된 참고 자료도 거의 없어 아마기사들의 언설과 연구자들의 경험2)에 의존하는 방식을 썼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밝힌 연구자의 견해는 주관적이고 가설적인 수준임을 부인하기 어려우며,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연구에서 해석된 결과는 보다 많은 아마기사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질적·양적으로 다양하게 탐구함으로써 더욱 깊이있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 특히 바둑지도사로서 확고한 직업적 활동을 하고 있는 아마고수들의 삶은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이 만난 아마기사들과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가 바둑계에서 다양한 갈등의 원천이 되고 있는 아마 기사들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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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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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1988): 월간 바둑 1월∼12월호. 서울. 재단법인 한국기원.
한국기원(2000): 바둑년감 2000년판. 서울. 재단법인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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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
1 '-사(士)'는 일반적으로 특정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가리킨다(한국어사전편찬위원회, 1993) 공인회계사, 설계사 등이 그 분야의 직업적 전문성을 나타내듯이, 기사(機士)도 바둑 분야에서의 전문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 정수현은 1573년부터 프로기사로 활동해 왔고, 김달수는 아마추어 고수로서 직장생활을 하며 많은 아마기사들과 교분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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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사항

정수현
(Jeong, Soo-hyun)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부교수

김달수
(Kim, Dal-soo)
명지대 대학원 바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