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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 국어 음운 현상의 성격과 범위

온울에 2008. 5. 12. 05:39

목 차

1. 머리말
2. 형태의 교체와 음운의 변이
3. 국어 음운 현상의 한계
4. 어휘부의 내부 구조
4.1. 어휘 목록과 관련 정보
4.2. 정형성은 음운 규칙이 아니다
4.3. 어휘 목록의 표기와 교체의 기술
5. 음운 규칙의 분류
5.1. 음운 현상과 제약
5.2. 음운 규칙(/현상)의 분류 기준
6. 음운론의 범위 : 맺음말을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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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명 한국어학회 
학술지명 한국어학 
ISSN 1226-9123 
권 17 
호  
출판일 2002 .  

 

 

 

국어 음운 현상의 성격과 범위*
(음운부와 어휘부의 구조에 관련하여)


김무림
(Kim, Moorim)
3-187-0203-09

영문요약
The phonological phenomena of Korean can be classified in terms of several conditions. Most of all time condition is essential. Some phenomena have been vanished historically, other phenomena are in existence as before. Secondly the character of phonological phenomenon is defined by the phonological rule. Phonological rules are composed of two aspects which are phonological and morphological conditions.

In this thesis, I will try to classify the phonological phenomena of Korean in two respects. To begin with the the phonological phenomena of Korean are verified by the condition of time. Secondly the phonological phenomena of Korean are classified by the grammatical category. Specially I would to use two terms differently which are variation and alternation. The variation(변이/變異) is used for a pure phonological phenomenon. The alternation(교체/交替) is used for morpho-phonemic phenomenon.


한글키워드
음운 현상(phonological phenomena), 교체(alternation), 변이(var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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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음운 현상은 언어 생성부 내의 음운부(音韻部)에서 기저형(基底形, underlying form)이 모종의 현실적인 상태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고 대체로 정의할 수 있다. ‘모종의 현실적인 상태’라는 것은 흔히 표면형(表面形, surface form)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음운 현상은 기저형에서 표면형으로 변환되는 작용을 말하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국어 음운 현상의 성격과 범위를 소위 ‘언어 직관’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준에 비추어 그간의 당연시되었던 개념이나 정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새롭게 수립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굳이’가 [구지]가 되는 것을 구개음화라는 음운 현상으로 이해했던 절차, 또는 ‘놀다∼노니’를 ‘ㄹ’ 탈락이라는 음운 현상으로 파악했던 기존의 논의 등에 대해 회의(懷疑)하면서, 그리고 이러한 논의에서 교체와 변이의 개념이 혼용되어 사용되었던 점들을 재고하면서 본고의 논의는 시작된다.

2. 형태의 교체와 음운의 변이
하나의 형태소는 이형태(異形態, allomorph)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으며, 하나의 음소(音素, phoneme)는 변이음(變異音, allophone)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형태소나 음소는 편의상, 또는 논리적 절차의 차원에서 기본형을 세우는 것이 보통인데, 형태소의 경우는 분포가 평행적일 경우 복수의 형태가 동일 형태소로 묶이기도 한다.

변이(變異)와 교체(交替)란 용어는 기존의 언어학에서 대체로 다음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었다.2)

(1) 변이의 개념과 종류

가. 변이의 개념

① 공간과 시간을 함께 하는 둘 이상의 동일 언어 사용자 사이에 생기는 (비교적) 체계적인 음성, 어휘, 문법 등의 언어 차이

② 하나의 음소에 대한 개인적, 또는 조건적 요인에 의해 구체화되어 나타나는 음성 실현의 공시적 과정

나. 변이의 종류

① 하나의 음소에 대해 복수의 다른 형식으로 실현되는 음으로서 자유 변이(自由變異, free variant)와 조건 변이(條件變異, conditional/positional variant)로 나눌 수 있다.

② 하나의 형태소에 속하는 다른 형태로서, 여기에는 음운적 조건에 의한 변이와 형태적 조건에 의한 변이로 나눌 수 있다.

(2) 교체의 개념과 종류

가. 교체의 개념

① 음소, 형태소, 단어 등에서 일정한 요인에 의해 다른 형식으로 나타나는 공시적 현상으로서, 형태소에 대한 이형태, 음소에 대한 이음의 교체에는 의미 차이가 수반되지 않으나, 굴절 및 파생 등에 의한 형태의 교체에는 의미 차이가 수반된다.

나. 교체의 종류

① 자동적 교체와 비자동적 교체

② 규칙적 교체와 불규칙적 교체

③ 음운적 조건에 의한 교체와 형태적 조건에 의한 교체

이와 같은 개념을 살펴 볼 때, 변이와 교체의 개념은 부분적인 일치와 부분적인 차이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부분적인 차이라는 것은 변이가 음소의 영역에서, 교체가 형태소의 영역에서 그 개념 정의가 좀 더 편중되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엄두에 둔 것이다. 아울러 교체는 체계적인 문법적 절차와 관련되어 논의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변이는 최종 음성 실현의 문체적 스타일과 관련되는 것도 그 차이점으로 언급할 수 있다.

생성 음운론 이전의 구조 및 기술 언어학에서 언어 파악의 요체는 즉물적인 음성으로부터 시작하여 음소 및 형태소의 파악으로 나아가는 절차에 있었으므로, 변이 및 교체 현상에 대한 것은 무엇(what)에 대한 어떻게(how)의 규명에서 그 임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생성 음운론은 무엇(what)에 대한 어떻게(how)로부터 다시 왜(why)의 인지적 해명에 그 문법적 기술의 목표를 두는 것이므로, 변이 및 교체 현상의 해명에는 구조 및 기술 언어학의 방법과는 그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다음과 같은 형태소의 실현은 이러한 필요를 실감하게 한다.

(3) 형태소 {듣-}의 실현

가.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나.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다.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든는] 중입니다.

즉 형태소 {듣-}은 ‘듣-, 들-, 든-’의 세 가지 형태로 실현되고 있다. 같은 모습이라 할 수 있는 ‘듣-’을 제외한다면, ‘들-’은 형태적 조건에 의한 것이고, ‘든-’은 음운적 조건에 의한 것이다. 흔히 국어 음운론에서 형태 음운 현상으로서 {듣-}→ ‘들-’의 교체를 설명하고 있으므로, 문법적 절차로 따지면 이 현상은 공시적으로 음운부에서, 또는 음운부와의 긴밀한 관련 속에서 이루어지는(생성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셈이다.3) 그러나 본고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개념과 이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문법적 절차에 대한 이러한 대강의 상식과 통념을 감안하면서, 앞으로의 논의의 전개를 위해서 교체와 변이에 대한 개념 정의를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이 새롭게 하고자 한다.

(4) 교체와 변이에 대한 새로운 정의

가. 교체(交替, alternation)

① 교체는 어휘부에 등재된 조건화된 이형태에 대한 선택의 절차이며, 음운부 이전의 어휘삽입 단계에서 일어난다.

② 교체는 음운론적 공시성으로 관련시킬 수 없는 두 형태에 대한 변환 개념이다. 그러므로 교체되는 복수의 형태는 형태론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나, 음운론적으로는 별개의 형태이다.

나. 변이(變異, variation)

① 변이는 음운이 음성으로 전환하는 절차이며, 음운부에서 일어나는 출력의 과정이다.

② 변이는 관련되는 복수의 음이 공시적인 음운론적 절차에 의해 맺어지지만 음운론적으로 동시의 관계에 있지 않다. 즉 관련되는 복수의 음은 언어 생성의 절차에서 선후의 질서 관계에 놓인다.

앞의 (1)과 (2)에서 변이와 교체의 개념을 살핀 바와 같이 두 개념의 정의가 겹치게 되는 것은 표면적 ‘음성’에서 기저적 ‘형태’로 파악해 들어가는 구조주의적 기술 문법의 방법론에 말미암았다고 할 수 있다. 국어의 사전적 의미에 있어서도 ‘교체’는 하나의 어떤 것을 가능한 다른 것으로 바꾸는 작용인 반면에, ‘변이’는 원래의 어떤 것이 일정한 환경이나 조건에 의하여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체와 변이의 개념을 (4)와 같이 엄밀히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은 단지 언어학적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며, 국어 화자의 어휘적 직관과도 부합하는 일이 된다.

3. 국어 음운 현상의 한계
국어 음운 현상의 한계를 검토하는 것은 언어학의 공시론(共時論)을 현대의 시간 위에서 정확히 인식하려는 의도로서 논리적으로는 하등 새로울 것이 없는 절차이다. 그러나 표기의 보수성과 역사적 맥락을 의식하고 있는 언어학자에게 있어서 공시(共時)와 통시(通時)의 절차를 준별하기는 실질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표준어 ‘냄비’의 이전 형태는 ‘남비’였는데, 움라우트(umlaut)라는 항목의 설명 속에서는 ‘남비’와 ‘냄비’가 마치 공시적인 변이 관계에 있는 것으로 기술되기도 하며, ‘굳이[구지]’의 표면 발음을 설명하기 위한 ‘ㄷ’ 구개음화는 거의 모든 음운론 저서에서 공시적인 음운 현상으로 당당히 기술되고 있다. ‘남비’는 더 이상 표준어가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통시적 인식이 작용할 수 있으나, ‘굳이’는 표기상 여전히 표준어이기 때문에 ‘ㄷ’ 구개음화의 통시적 성격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굳이’의 표기를 맞춤법에서 ‘구지’로 한다면 이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 이동석(2002)의 박사 학위 논문인 「국어 음운 현상의 소멸과 변화에 대한 연구」는 비록 그 논의의 과정에서 어휘부의 설계가 섬세하게 모색되진 않았으나, 국어 음운 현상의 공시성과 통시성에 대한 실증적인 인식을 검토한 점에서 주목된다. 이동석(2002)에서 다룬 음운 현상과 이에 대한 결론을 요약하여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5) 현대를 기준으로 한 음운 현상의 소멸과 변화(이동석 2002)

가. 형태소 내부 및 경계의 ‘ㄷ’ 구개음화: 소멸

나. 어말 ‘ㄹ’ 탈락: 소멸

다. ‘ㄴ-ㄹ, ㄹ-ㄴ’의 유음화: 역행은 소멸, 순행은 적용4)

라. ‘ㄹ, ㄴ’ 두음제약: 소멸

마. 모음조화: 소멸

(5)에 제시된 음운 현상의 목록들은 모음 조화를 제외한다면 대개의 경우 공시적 음운 현상으로서 이해되고 기술되었던 것들이다. 이러한 논의를 염두에 두면서 기존에 논의된 국어 음운 현상의 주요 목록을 음성 정보에 의한 변이 현상과 형태 정보에 의한 교체 현상으로 나누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6) 국어의 변이 및 교체 현상의 주요 목록

가. 음운 및 음성 정보에 의한 변이 현상

① 불파음화: 음절말(어말 및 자음 앞)에서 장애음의 불파음화

② 자음탈락: 음절말에서 두 자음이 연속될 경우 어느 하나의 탈락5)

③ 유기음화: ‘ㅎ’과 ‘ㄱ, ㄷ, ㅂ, ㅈ’이 만나서 유기음화

④ 비음동화: 비음 앞에서 불파자음의 비음화

⑤ ‘ㄹ’ 비음동화: 비음 뒤의 ‘ㄹ’의 비음화

⑥ 설측음화: ‘ㄹ’ 다음에 오는 ‘ㄴ’설측음화

⑦ 경음화: 불파음 다음에서 평음(ㄱ, ㄷ, ㅂ, ㅅ, ㅈ)의 경음화

⑧ 탄설음화: 모음 사이 ‘ㄹ’의 탄설음화

⑨ 유성음화: 공명음 사이에서 무성음(ㄱ, ㄷ, ㅂ, ㅅ, ス)의 유성음화

⑩ 경구개음화: ‘이(i/j)’ 모음 앞에서 치경음(ㄴ, ㅅ, ㅆ, ㄹㄹ)의 경구개음화

⑪ 변자음화: 순음이나 연구개음 앞에서 치경음의 변자음화

나. 형태 정보에 의한 교체 현상

① 음절 경계 부여

② 어간 말음 ‘ㄹ’ 탈락: 활용에서 범주 구분 없이 적용

③ 어간 말음 ‘_’ 탈락: 활용에서 범주 구분 없이 적용

④ 어간 말음 ‘ㅅ’의 탈락: 활용에서 범주에 제한되어 적용

⑤ 어간 말음 ‘ㅂ’의 교체: 활용에서 범주에 제한되어 적용

⑥ 어간 말음 ‘ㄷ’의 교체: 활용에서 범주에 제한되어 적용

⑦ ‘ㄷ’의 경구개 파찰음화: 종속적인 형태소 ‘이’ 앞에서 ‘ㄷ/ㅌ’의 경구개 파찰음화6)

 사잇소리 현상: 유속 합성어의 경우 제한적으로 적용

 두음 법칙: 한자어에 적용

 경음화: 관형사형 어미 ‘-ㄹ’이나 어간 말음 ‘ㄴ, ㅁ’ 뒤에서 적용

(6-가,나)에 제시한 변이 및 교체의 분류는 어휘부와 음운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즉 어휘부 내의 교체와 음운부 내의 변이로서 두 문법 영역의 성격 차이를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6-가-)은 어휘적 기저형에 이러한 과정이 적용되어 표시되어야 할 것들이다. 그러나 대개의 논저에서 공시적 변이로서 이들이 다루어지고 있으므로 참고로 열거해 보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형태 음운 현상이라 하여 본질적으로 음운 현상으로 다루었던 것을 어휘부 내의 형태 교체로 새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묻다(問)∼물어∼물으니’의 활용에서 ‘ㄷ∼ㄹ’에 안목을 집중시키면 이것은 음운론적 변이로 보일 수 있으나, ‘묻-∼물-’이라는 형태소 차원으로 보면 이것은 이형태(異形態, allomorph) 교체가 된다. ‘묻다(問)∼물어∼물으니’의 활용 양상은 단순한 이형태 교체일 따름이지, 음성적 변이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대 국어의 공시적인 음운적 장치에서 ‘ㄷ→ㄹ’의 변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체언에 조사가 연결되는 곡용에 있어서나 또는 접미사가 연결되는 파생어에 있어서도 음운 현상으로 잘못 이해된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ㄷ’ 구개음화이다. ‘밭이[바치], 굳이[구지]’ 등이 여기에 속하는 예들로서 ‘ㄷ, ㅌ’이 ‘ㅈ, ㅊ’으로 교체되는 현상을 음운부의 변이로 이해한 것이 기존의 관습이었다. ‘굳이[구지]’는 하나의 어휘 형태로 어휘부에 등재되고, ‘밭이[바치]는 어휘부 내에서 ‘밭∼?’의 조건화된 형태의 교체로 기술하는 것이 문법적일 것이다.

4. 어휘부의 내부 구조
4.1. 어휘 목록과 관련 정보
음운론에서 어휘부의 구조에 관심을 기울인 논의는 어휘 음운론(lexical phonology)에서 찾을 수 있다. 어휘 음운론에서는 어형성 과정에 적용되는 음운현상에 대하여 일종의 파견 근무 형식(음운부에서 어휘부로)으로 음운 규칙을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에 의하면 어휘부 내에는 어휘 목록(lexicon) 외에 어형성 절차를 설정하게 되는데, 합성어나 파생어는 물론이요, 곡용 및 활용까지 어형성 과정의 공시적 절차로서 기술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기존에 논의되었던 어휘 음운론의 모형에서 매우 상식적인 문제, 즉 공시성의 기준이 간과되었다고 생각된다.

파생어에서의 어근과 접사, 합성어에서의 어근과 어근 사이에 생겼던 음운 현상이란 것은 이미 어휘적 구조체로서 통시적 어휘화의 단계를 거친 화석화된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형성 절차가 공시적 과정으로 이해되고 기술되는 것은 단순히 표기법의 보수성, 또는 불완전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국어의 경우 어형성 과정에 관여한다고 기술된 음운 현상으로는 ‘ㄷ’ 구개음화와 사잇소리 현상을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으나, 이들 현상은 공시적인 문법절차가 아니다.

어휘부의 내부 구조는 어휘 목록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기술되는가를 설계하는 일과 관련된다. 어휘 목록에 대한 기술은 음운 연결체에 의한 형식 정보, 범주기능을 포함한 의미 정보, 이형태 교체의 정형성(定型性, paradigm) 등이 그 대상이다. 아마도 기존의 논의에서는 어휘부 내의 정형성의 기술에 충분한 배려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4.2. 정형성은 음운 규칙이 아니다
합성어 구성이나 곡용 및 활용에서 정형으로 나타나는 음운적 양상은 표기법과의 불일치로 인하여 흔히 기저(基底)에서 표면(表面)에 이르는 공시적 음운규칙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의 기저라는 것은 통시적인 어원적 기저로 이해되어야 한다. 어휘부 내의 정형은 곡용 및 활용에서 자주 나타난다. 주격 조사 ‘-이∼-가’의 교체가 음운적 조건에 의한 것이지만 음운 규칙이 아니며, 활용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형태소 일부의 탈락이나 교체도 비록 그 양상이 정형적이기도 하지만 공시적인 음운 현상은 아니다.

이러한 정형성이 공시적 음운 현상으로 이해될 수도 있는 것은 아마도 신조어에 적용될 수 있는 규칙성 때문일 것이다. 신조어에 적용되는 기존의 정형성은 음운적 장치를 통한 어휘 구성의 한 방법이라 하겠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형성된 신어가 언중간에 널리 쓰이게 되면, 이것은 통시적 과정으로 축적된 결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통시적 과정을 판단하는 기준은 언중에게 선택이라는 절차를 묻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등질적인 한 언어 내에서 음운 규칙은 단지 음운적 정보에 의해 적용 여부가 결정될 뿐이며 어휘 선택의 절차가 아니다.

4.3. 어휘 목록의 표기와 교체의 기술
어휘 목록은 해당 언어의 음운 연결체로 표기되며, 여기에 범주 및 의미 정보, 그리고 교체 정보가 포함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운 연결체와 문자 표기는 같은 것이 아니다. 한글 자모(字母)가 음소 문자라 하여 여러 논의에서 어휘 표기의 음운 연결체와 문자에 의한 표기법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7) 정형성은 범주적 일반성과 특수성이 적용되어 언중의 인식에 형성된 일종의 틀(pattern)로서, 어휘부 내에서는 /음운/의 교체가 이에 해당된다. 어휘부 내의 어휘 목록에 대한 각종 정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가 있을 것이다.

(7) 어휘부의 어휘 목록 기술

가./s’ / ∼ /s’/ ⇒ {s’  -}

① 범주: 타동사

② 의미: 필기 도구로 어떤 면에 기록하다

③ 교체: /s’  />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에 연결

/s’/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에 연결

④ 표기: /s’  / 쓰

/s’/ ㅆ

나. /path/ ∼ /pa /⇒ {path}

/pa / ⇒ {pa }

/pas/ ⇒ {pas}

① 범주: 명사

② 의미: 물을 대지 않고 작물을 심어 가꾸는 땅

③ 교체: /path/ ∼ /pa /에서 /pa /은 조사 {-이, -이-}에 연결④ 표기: /path/밭

/pa / 밭

/pas/ 밭

다. /khot’ / ⇒ {kho+ }

/khot’ / ⇒{kho+t+ }

① 범주: 합성 명사

② 의미: 코의 등성이

③ 교체: 해당 사항 없음

④ 표기: 콧등

라. /pannil/ ⇒ {path+il}

/pannil/ ⇒ {poth+n+il}

① 범주: 합성 명사

② 의미: 밭에서 하는 일

③ 교체: 해당 사항 없음

④ 표기: 밭일

언중의 일차적 인식은 단어에 대한 음운적 일체형인 /음운/ 형태에 머문다. {형태}에 대한 인식은 /음운/으로부터 나아가는 분석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므로 개인차가 있으나, 같은 언어의 등질적인 언중 사이에서 /음운/에 대한 인식은 다르지 않다. /음운/ 형태에 대한 범주(또는 개념) 인식을 통하여 언어 활동은 이루어진다. /음운/ 형태가 음운부 내에서의 해당 어휘의 공시적인 기저형이다.

어휘부 내의 어휘 목록 기술의 요점은 높은 차원의 분석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형태와 음운이라는 서로 다른 두 차원의 가능한 인식을 모두 나타내게 된다. 그러나 {형태}와 /음운/의 두 차원에 대한 기술은 인지적(認知的, cognitive) 인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가정한 것이므로 확실성에 있어서 모호한 점이 없지 않다. (7-나)의 ‘밭’에 대한 것은 언어 위상의 방언적 차이를 염두에 둔 것이며, (7-다,라)의 ‘콧등, 밭일’에 대한 기술은 각각 동일 표면형에 대한 분석적 인식에 있어서의 언중의 가능한 개인 차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합성어나 파생어에 대한 기존의 기저형 설정은 다분히 통시적인 변화 과정을 반영하고 있거나, 아니면 공시적인 경우라 하더라도 최고 수준의 분석력을 가정한 경우였다. 그러나 합성어의 단어 형성 절차는 엄연히 통시적인 절차이며, 그 형태에 대한 분석력도 언중에 따라 개인 차이가 있다고 하는 것이 옳다. 합성어는 생성의 측면에서 신구(新舊)에 의한 정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형태적 화석(化石)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사잇소리 현상에 대한 기존의 국어학적 분석은 다분히 연합주의(聯合主義)의 요소관(要素觀)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단어(특히 복합어)의 형태와 의미에 대한 언중의 인식 작용은 요소(要素) 파악을 전제로 한 분석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현상학적(現象學的) 전체성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어근(語根)+사잇소리+어근(語根)’의 구조에서 합성어의 의미 형성에 작용하는 ‘사잇소리’의 기능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합성어의 전체 의미는 부분의 총화로서 정의될 수 없다. ‘콧등, 밭일’의 형태 분석은 언중에게 비교적 용이하게 성립되는 반면에 합성어 ‘봇둑, 곳간’ 등의 기저형은 ‘보(洑), 고(庫)’라는 형태에 익숙지 않은 일반 언중의 상황에서 그 분석에 이르기가 쉽지 않다.8)

요컨대, 어휘부 내의 어떤 어휘에 있어서의 /음운/에 대한 인식과 이에 대한{형태} 정보는 어휘 삽입에 필요한 어휘부의 정보라는 것을 강조해 두고자 한다. 특히 합성어 형성 과정에 작용하였던 사잇소리 삽입 현상이나 활용어 있어서의 형태 교체는 음운부의 공시적 작용이 아님을 지적해 둔다.

5. 음운 규칙의 분류
5.1. 음운 현상과 제약
통사부의 구조는 의미부의 의미 정보에 따라 어휘부에 목록화된 어휘 삽입의 절차를 거친다. 어휘 삽입은 형태 정보에 의한 음운 연결체의 삽입을 의미하며, 형태 정보가 포함된 음운 연결체가 음운부의 기저형이 된다. 음운부의 기저형에 음운 규칙이 적용되면 발화로서의 표면 음성형이 산출된다.

음운적 기저형은 어휘부에 마련되어 있다. 음운적 기저형이 최종적인 음성적 표면형에 이르기 위해서는 복수의 음운 규칙이 적용될 수 있다. 음운 규칙 상호간에는 내재적으로 또는 외재적으로 순서가 정해져 있다. 음운 규칙의 적용 여부에 의해서, 또는 적용 순서의 차이에 의하여 표면 음성형은 상이한 방언적 위상을 갖는다.9)

흔히 음운 규칙을 분류하면서 기준으로 삼는 것은 순서(順序, order)에 의한 규칙들 상호간의 관련성, 변이의 모양과 성격에 의한 유형성, 그리고 상위 차원의 제약성(制約性, constraint)을 논의하는 경우 등이다. 순서는 내재적 및 외재적 개념으로, 유형성은 음운의 탈락 및 축약, 또는 동화의 방향 및 정도 등이 그 기준이며, 제약성은 어떤 규칙을 있게 한 상위 차원의 언어적 질서를 말하는 것이다.

국어에서 가장 일반적인 제약으로 언급되는 것이 ‘음절 구조 제약’이다. 음절 구조 제약은 하나의 음절에 있어서 두음 및 말음에 자음군이 실현될 수 없다는 표면 음성 제약을 일컫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논의에 따르면 국어의 ‘음절 구조 제약’은 하위의 ‘자음 탈락 규칙’을 제어하는 기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음운 규칙과 음운 규칙을 제어하는 제약이 있다고 한다면 제약은 하나의 문법에 대한 상위 문법으로서의 자격을 갖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 음성 제약은 국어 음운사에 있어서 어말 불파음화에 의해 인과적으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규칙을 제어하는 상위 차원의 문법으로서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에 살펴보는 바와 같이 국어의 자음 탈락은 제약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불파음에 의한 후속 절차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8) 불파음화에 의한 자음 탈락

가. 불파음의 연속

‘값만’

/kaps//man/

↓ ① 음운구 통합10)

kaptman

↓ ② 불파음화

kap┑t┑ man

↓ ③ 자음 탈락

kap┑man

↓ ④ 비음 동화

[kamman]


 


나. ㄹ+불파음+자음

‘넓고’

/n lp//ko/

↓ ① 음운구 통합

n lpko

↓ ② 불파음화

n lp┑ko

↓ ③ 경음화

n lp┑k’o

↓ ④ 자음 탈락

[n lk’o]/[n p┑k’o]


 


표면형에서 ‘불파음+불파음+자음’의 연속이나, ‘ㄹ+불파음+자음’의 연속은 현실적 발화로서 가능하지 않다. 불파음화에 의해 후속적으로 성립되는 국어의 음운 규칙은 (8)에 보인 자음 탈락(정확히는 불파음 탈락) 외에도 비음 동화, 경음화 등이 더 있다. 그러므로 이들 규칙은 내재적으로 그 적용 순서가 정해진다.

음운 현상을 허웅(1985)에서와 같이 ‘제약’과 ‘발음 편의’를 기준으로 분류하게 되면 (8-나)의 ‘넓고’의 도출 과정을 적절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넓고’의 도출 과정에서 생기는 받침 탈락은 불파음화에 이은 경음화를 거치고 나서 이른바 ‘제약’이라고 하는 받침 탈락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규칙을 제어하는 상위 개념으로서 이해되어야 하는 제약이 여타의 음운 규칙의 적용에 의하여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모순이다. 그러므로 허웅(1985: 267)에서 ‘제약’이란 개념을 내세워 ‘읊다 → 읖다(겹받침 줄이기) → 읍다(일곱 끝소리 되기)’의 순서에 의한 음운 과정으로 기술한 것은 ‘읊다/ pta/ →  p┑ta →  p┑t’a → [ p┑t’a]’에서와 같이 ‘불파음화 → 경음화 → 자음 탈락’의 순서에 의한 음운 과정으로 기술되어야 할 것이므로, 자음 탈락은 먼저가 아니라 나중에 적용되는 과정이 된다. 국어의 받침 탈락은 불파음화에 의한 발음 상황이 강요하는 발음의 효용성에 의한 음운현상일 뿐이며, 그 자체가 음운 현상에 선행하는, 또는 음운 현상을 통제하는 일종의 제약이라 할 수 없다.

5.2. 음운 규칙(/현상)의 분류 기준
음운 규칙에는 해당 언어의 특수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도 있고, 언어 보편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편성과 특수성을 가를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국어의 불파음화는 분명히 발음의 편의로부터 생긴 것이라 할 수 있겠으나 언어 보편적인 것이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어의 유성음화와 같은 음운 현상은 언어 보편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유성성(有聲性)이 변별적 기능을 하는 언어를 생각한다면 특수성으로 분류되어야 할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실제로 영어에서 국어의 유성음화에 해당하는 음운 현상은 생기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유성 대 무성’의 대립을 가진 언어인 까닭으로 우선 생각할 수 있다.11) 그러나 ‘불파음 + 비음’의 연결은 국어나 영어에서 모두 나타나지만 국어에서는 비음동화가 일어나는 반면에 영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12)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국어의 음운 현상은 보편성 기준에서 어느 정도 상대성의 차이는 있겠으나, (6-가)에 열거한 음운 현상들은 본질적으로 국어에 한정된, 즉 국어의 개별성으로 분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어의 음운 현상에 대한 분류는 무엇보다도 공시성(共時性)과 통시성(通時性)이 우선이겠으나, 본고에서 열거한 (6-가)의 것들은 공시적인 현상으로 분류한 것이므로 이 문제는 논외이다. 그리고 본고에서는 제약의 개념에 대한 문제, 그리고 규칙 상호간의 관련성에 대하여 이미 언급하였다. 아울러 기존의 몇몇 논저에서 분류한 다음과 같은 기준(또는 명칭)들에 대해서는 이미 김무림(1992)에서 검토하였으므로 생략하기로 하겠다.

(9) 기존의 음운 현상 분류

가. 허웅(1965): 귀착, 동화, 축약, 생략(탈락), 첨가, 이화

나. 황희영(1979): 덜음, 보탬, 모듬, 섞바뀜, 나뉨

다. 이철수(1985)

① 동화과정: 비음동화, 구개음화, 유성음화, 약음화, 모음동화, 모음변이

② 비동화과정: 축약, 생략, 첨가, 음운전위, 이화, 중화

음운부의 변이는 모두 발음의 편의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다. 발음의 편의를 위한 음운적 장치는 한 음운에 대한 발음의 생략이나 주위에 어울리는 다른 상태로 바꾸는 것 등을 말하는 것이다. (6-가)의 음운 현상을 변이의 양상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0) 음운부 변이의 분류

가. 생략: 불파음화, 자음 탈락

나. 동화

① 조음 위치 동화: 경구개음화, 변자음화

② 조음 방법 동화: 유기음화, 경음화, 비음동화, 설측음화, 탄설음화, 유성음화

조음 위치 동화는 모두 역행 동화인 점에서 차이가 없지만, 조음 방법 동화는 역행(비음동화), 순행(설측음화, 경음화), 순역행(유성음화, 탄설음화), 축약(유기음화) 등으로 그 양상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6. 음운론의 범위 : 맺음말을 대신하여
지금까지 본고에서는 먼저 어휘부의 교체와 음운부의 변이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변이로서의 음운부 음운 현상과 교체로서의 어휘부 형태 현상을 엄격히 구분하였다. 그리고 음운부 변이 현상에 대한 분류에 있어서 그동안 제약으로 규정했던 현상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제약의 본질적 성격에 비추어 그동안의 논의는 적절치 못한 점이 있었음을 지적하였다.

음운부의 변이 현상에 대하여 음운론이 해명하고 기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지만, 어휘부 내의 형태 교체에 대한 음운론의 과제는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비록 어휘부라는 범주적 제한이 선행되기는 하지만, 형태의 교체라는 것은 결국 음운의 교체에 의한 의미 부여에 지나지 않는다. 음운이 교체되는 동기를 보면 음운부의 변이와 마찬가지로 발음의 편의에서 야기된 경우도 있지만, 발음의 효과를 위해 음운이 삽입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음운부의 변이와는 구별되는 점이 있다.

음운론에서는 음운부의 변이 이외에도 어휘부에서 일어나는 교체 현상 역시 음운론적 동기와 관련지어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형태의 교체는 어느 시기의 공시적 음운 변이가 다양한 과정을 통하여 통시적으로 화석화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음운사의 측면에서는 형태의 교체가 논의의 주요한 주제가 된다. 이러한 논의는 기저형 설정 등에 대한 음운론적 논의가 수반되는 것이지만 이미 후퍼(J. B. Hooper 1976) 등의 자연 생성 음운론의 논의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이론적 부연은 생략하였다.

본고에서 제시한 교체 및 변이 현상 외에도 음성적 변이에 해당하는 다양한 현상이 국어에 있다. 예를 들어 무성모음화, ‘ㅎ’ 탈락, 장/단 모음화, 반모음화, 단모음화 등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고의 목적은 기존의 음운 현상에 대한 문법 처리에 대해 비판적 시각에서 새로운 안목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었으므로 기존의 목록을 주로 논의하였다. 앞으로 개개의 교체 및 변이 현상에 대한 기제의 설명에 정밀을 기하는 것이 역시 과제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본고에서는 어휘부의 어휘 표시와 함께 음운부의 변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였다. 어휘부의 어휘 표시에 있어서는 {형태소} 차원을 분석력의 정도에 맡김으로써 기존의 기저형의 설정에 비판적 자세를 취하였다. 형태소는 언어 분석에 필요한 개념이긴 하지만 언중의 공시적 인식과는 별개의 단위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고의 논의에 의하면 음운부의 기술은 축소되지만 이것은 어휘부에 대한 논의의 확장을 수반하는 것이므로 형태론과 어울린 음운론의 새로운 개념 정립이 앞으로의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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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경아. 2000. 「국어의 음운표시와 음운과정」 서울: 태학사.
김무림. 1992. "공시적 국어 음운현상의 분류에 대한 고찰." 「인문학보」(강릉대) 14.
김무림. 1992. 「국어음운론」 서울: 한신문화사.
김무림. 1993. "국어의 음운부와 어휘부." 「어문논집」(고려대) 32.
신지영. 2000. 「말소리의 이해」 서울: 한국문화사.
이동석. 2002. "국어 음운 현상의 소멸과 변화에 대한 연구." 고려대 박사학위논문.
이철수. 1985. 「한국어 음운학」 인천: 인하대출판부.
허웅. 1965/1985. 「국어음운학」 서울: 정음사/샘문화사.
황희영. 1979. 「한국어음운론」 서울: 이우출판사.
J. B. Hooper. 1976. An Introduction to Natural Generative Phonology. New York: Academic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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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
* 이 논문은 2002년 한국어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을 수정한 원고이다.
2 교체와 변이에 대한 개념은 여러 언어학 관련 사전에서 간추린 것이다.
3 음운부와의 긴밀한 관련이라 함은 어휘 음운론 모형을 염두에 둔 것이다.
4 on-line, only를 [올라인], [올리]로 발음하는 경우를 ‘ㄴ-ㄹ’의 설측음화의 공시적 용례라 할 수 있겠으나, 이것은 정상적인 국어 음운 현상의 용례로 취급하기보다는 유추 및 마이너 규칙으로 처리해야 할 것 같다.
5 자음 탈락은 연속되는 세 자음에서 앞의 두 자음 중의 어느 하나가 탈락된다는 것이 공시적인 기제이며, 두 자음 중 어느 것이 탈락하느냐 하는 것은 교체의 영역으로 다룰 수도 있을 것이다.
6 사전이나 맞춤법에서 ‘굳이’의 형태 표기를 ‘구지’로 한다면 ‘ㄷ’ 구개음화는 필요 없는 교체가 되겠으나, 이것은 ‘굳이’에 한정할 때 그러할 뿐이며, ‘밭, 붙-’ 등과 같은 조사 및 어미와 결합하는 명사나 동사 등을 고려할 때는 이러한 형태론적 교체 현상의 기술은 필요하다고 하겠다.
7 최근의 김경아(2000: 233∼238)의 경음화 논의에서 사이 ‘ㅅ’을 어휘의 형태 음운적 기저형에 설정한 것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표기법을 배우지 못한 한국어 화자를 가정한다면 이러한 기저형의 설정이 어떠한 모순을 안고 있는지는 자명해진다. 국어의 ‘콧등’의 표기는 우리의 약속에 따라 ‘코등, 코?, ?등’ 등으로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으며, 표기가 달라진다고 하여 동일 언어 사용자의 내부에서 음운 연결체의 구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8 심리학에서 취한 이러한 관점과 용어는 형태 심리학(形態心理學, Gestalt psychology)을 참조 한 것이다.
9 표면형의 도출에 대한 이론적 접근에서 본고의 입장은 생성 음운론의 규칙 순서의 모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근래에 표면형의 선택이라는 최적성 이론(optimality theory)이 있지만, 표면형의 生成者(Gen/Generator)가 하는 기능은 생성 문법의 (다양한) 도출 과정과 논리적으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10 음운구 통합은 ‘넋 없다[너겁따]’에서와 같이 음절말 불파음화와 관련되기도 하나 본고에서는 이에 자세히 논의하지 않는다. 음운구 통합에 대한 이론적 장치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으므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후일을 기약하기로 하겠다.
11 영어의 무성 파열음은 국어의 유기음에 가깝고, 불어의 경우는 국어의 경음에 가깝기 때문에 유성음화가 저지된다고 할 수도 있다.
12 영어의 음운 현상과 관련된 논의는 런던대학에서 음성학을 공부한 신지영 선생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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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사항

김무림
(Kim, Moorim)
강릉대학교 국어국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