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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 과학기술과 사회..

온울에 2008. 5. 7. 09:58

목 차

Ⅰ. 머리말
Ⅱ. 과학기술 사회학의 발전
1. "표준적 과학관"과 전통적인 과학기술 사회학
2. 새로운 과학기술 사회학의 등장: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1) 과학지식의 사회학
2) 기술사회학
3. 사회구성주의의 인식론
Ⅲ.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도전
1. 과학 내의 여성문제: "왜 여성과학자는 눈에 띄지 않는가?"
2. 과학지식의 성적 구성
1) 두개골학(craniology)
2) 난자와 정자의 수정과정 연구
3) 포유류 분류 연구: 왜 포유류는 포유류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3. 기술과 여성
1) 생산기술(production technology)
2) 생식기술(reproductive technology)
3) 가사기술(domestic technology)
4) 남성적 문화로서의 기술
4.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대안적 인식론
1) 페미니스트 입장이론(Standpoint theory of feminism)
2) 페미니스트 포스트모더니즘(Feminist postmodernism)
Ⅳ.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비교
Ⅴ. 맺음말: 종합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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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명 가톨릭대학교 성평등연구소 
학술지명 성평등연구 
ISSN  
권 4 
호  
출판일 2000.  




과학기술과 사회에 대한 두 개의 시각
( 사회구성주의 과학기술 사회학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비교)


Two Perspectives on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 Social Constructivist and Feminist Studies of Science and Techrlology)


이영희
9-469-0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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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현대 사회의 많은 영역들 중에서 과학기술만큼이나 사회구성원들의 일상적인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별로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세의 몰락과 함께 근대의 태동을 알렸던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과학기술은 사회의 가장 핵심적이며 권위 있는 제도의 하나로 정착되었다. 이러한 제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과학기술 지식은 여타의 지식체계와는 달리 사회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순수하고 가치중립적이며 사회진보에 기여하는 보편적 지식체계로 인식됨으로써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은 진리판단에 대한 독점적 권위를 행사하게 되었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압도적으로 커짐에 따라 20세기에 들어와 과학기술에 대한 인문학적이고 사회과학적인 분석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대체로 서구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인문 사회과학적인 시각은 1960년대를 기점으로 커다란 변화를 보여준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구의 학계는 과학기술을 진보의 상징처럼 여겼으나, 196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과학기술이 초래하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고조되고, 베트남전쟁에서 과학기술을 활용한 대량살상무기들이 이용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들이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하였다(Restivo, 1998). 현대 사회의 가장 권위 있는 제도인 과학기술에 대해 학문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비판적 성찰을 시도한 것은 사회구성주의 과학기술 사회학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쪽이었다. 사회구성주의 과학기술 사회학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그 태생적 기원이나 연구방법론, 인식론 등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근대 이후 과학기술적 지식이 자연실재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인들의 영향을 받아 생성되는 국부적(local)이고, 상대적 지식의 체계임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과학기술을 탈신비화시키고자 하는 공통의 목적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과학기술의 가치중립성 주장이 기각되기 시작하면서 과학기술과 젠더(gender)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을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최근에는 사회구성주의 과학기술 사회학 쪽에서도 과학기술과 젠더의 관계에 대해 점차 관심을 기울이기 시자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학적 인식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먼저 사회구성주의를 중심으로 살펴본 다음, 이어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의 동향을 검토하고, 마지막으로 사회구성주의 과학기술 사회학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에 대한 간략한 비교와 평가를 통해 과학기술 사회학의 보다 바람직한 연구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Ⅱ. 과학기술 사회학의 발전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학문적 연구의 기원은 맑스와 베버 등에서 찾을 수 있지만, 과학사회학은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에 의해서, 그리고 기술사회학은 오그번(Ogburn)과 길필란(Gilfillan) 등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학 연구는 초창기에는 과학사회학과 기술사회학으로 분리된 채 전개되다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에 기반한 과학기술 사회학으로 통합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1. "표준적 과학관"과 전통적인 과학기술 사회학
2차 대전 후 1945년부터 1960년까지는 서구가 장기 호황을 누리면서 과학과 사회 진보에 관한 낙관론이 팽배하던 시기였다. 이 때 과차에 관하여 지배적인 생각은 뉴턴물리학의 성공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서에서 형성되어 온 "계몽적 합리주의"(onlightenment rationalism)로서, 그 핵심은 (1) 물질세계가 보편적인 자연법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2) 이 자연법칙의 진실은 합리성의 보편적 원칙들을 따르는 인간 주체에 의해 밝혀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관념은 "표준적 과학관"으로 정착되는데, 표준적 과학관에 의하면, 자연계는 실재하는 객관적인 실체로선, 그 특성은 간찰자의 주관적 선호나 의도에 의하여 좌우됨이 없이 충실히 표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과학적 법칙의 발견은 자연계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실에 대한 공평하고 객관적인 관찰에서 시작되며 이런 관찰의 신뢰성 타당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엄격한 기준과 규칙이 정립되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기술이라는 지식은 여타의 지식이나 신념체계와는 달리 합리성(rationality)이라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 검증된 초사회적(asocial) 지식체계라는 주장이다(Giere, 1993).이러한 지적 분위기 속에서 과학을 하나의 사회적 제도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시도함으로써 사회학의 한 분자학문으로서 과학사회학을 개척하였던 사란은 미국의 로버트 머튼이었다 머튼은 과학을 하나의 합리적인 사회적 제도로, 즉 과학을 합리적인 규범이 지배하는 과학자사회의 합리적 산물로 파악하였다(Merton, 1973).

구조기능주의(structural functionalism) 이론에 바탕하고 있던 머튼은 과학활동이라는 사회적 제도는 과학자들이 신봉하는 일련의 가치규범에 따라 작동한다고 보았다. 머튼은 과학자 사회를 규제하는 가치규범은 보편주의(universalism), 공유주의(communism), 조직화된 회의주의(organised scepticism), 그리고 불편부당성(disinterestedness)에 있다고 보았다. 바로 이러한 가치규범으로 인해 과학활동은 사회의 여타 부문들의 일상적인(종종 이기적인) 이해관계로부터 해방되어 자연에 대한 합리적·객관적인 지식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이후 머튼과 그의 제자들(Harriet Zuckerman, Jonathan Cole, Stephen Cole 등)은 과학의 규범구조에 대한 주장에서 벗어나 과학자 내부의 계층화 현상 과학자들에 대한 보상체계 및 통제체계, 그리고 과학성장의 사회적 조건 등의 영역으로 관심의 폭을 넓혔다(Zuckerman,1988). 그러나 머튼과 그의 제자들에 의해 수행된 기능주의적 과학사회학에서는 사회제도로서의 과학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조건들만을 분석하는 데 자신의 연구대상을 국한함으로써 지식의 내용과 사회적 요인들간의 관계에 대한 지식사회학적 연구는 수행하지 않았다.

2. 새로운 과학기술 사회학의 등장: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앞에서 살펴본 표준적 과학관과 계몽적 합리주의는 과학철학과 과학사 분야에서 발전된 새로운 이론에 따라 엄격한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토마스 쿤(ThomasKuhn)의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저서는 과학지식 패러다임의 상대성, 즉 과학지식의 사회적 유관성을 극명하게 밝혀줌으로써 표준적 과학관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였다. 쿤은 과학적 사실과 이론들은 과학자들 사이의 지속적인 교섭(negotiation)과정의 산물이며, 과학이론들은 과학자 사회 내에 형성되어 있는 과학지식의 "패러다임"에 부합할 경우에만 진리로서 받아들여지게 된다고 주장하였다(Kuhn, 1970) 쿤의 과학 패러다임론과 더불어 과학철학에서의 두헴(P. Duhem)과 콰인(W. Quine)의 명제, 즉 "데이타에 의한 이론의 불충분결정"(underdetermination of theory by data)과 핸슨(R.N. Hanson)의 "관찰의 이론의존성"(theory ladenness of observation) 명제가 함의하는 인식론적 상대주의, 그리고 쿤의 명제를 더 극단적으로 끌고 나갔던 파이어라벤트(P. Feyerabend) 등의 "협약주의"(conventionalism) 등에 자극을 받아 과학지식의 사회적 구성을 강조하는 과학사회학이 1970년대에 들어와 영국의 에딘버러(Edinburgh)대학과 바쓰(Bath)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들의 이론을 통칭하여 사회구성주의라고 부른다.1)

1) 과학지식의 사회학
데이비드 블로어(David Bloor), 배리 반스(Barry Barnes), 도널드 멕켄지(Donald Mackenzie) 등이 주축이 된 에딘버러대학의 새로운 과학사회학 그룹은 과학지식은 여타의 지식과는 달리 사회와는 무관하게 발전한다는 관념을 거부하고. 과학지식도 여타의 지식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산물임을 주장하였다. 이들은 자연법칙의 충실한 재현을 보증해 주는 합리성의 보편적 원칙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과학지식의 선택은 과학자들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 혹은 개인적 이해관계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고 본다(Bloor, 1976, 1999). 이러한 에딘버러대학의 새로운 과학사회학을 흔히 과학지식 사회학의 "강한 프로그램"(Strong Programme)이라고 부른다. 강한 프로그램을 제창한 블로어는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방법론적 원칙으로서 다음의 네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인과성(causality): 과학지식 사회학은 신념이나 지식의 상태를 인과적으로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둘째, 공평성(impartiality): 과학지식 사회학은 참 또는 거짓, 합리성 또는 비합리성, 성공 또는 실패와 무관하게 모든 지식을 공평하게 다루어야 한다. 셋째, 대칭성(symmetry): 진리라고 알려진 지식이건 거짓이라고 알혀진 지식이건 모든 동일한 종류의 원인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넷째, 성찰성(reflex-ivity) : 과학에 적용하는 것과 동일한 설명을 과학지식 사회학에도 적용시킬 수 있어야한다(Bloor, 1976) .

이 새로운 관점에 따르면, 참된 지식과 그릇된 지식에 대한 기존의 구분방식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종래의 지식은 하나의 지식 주장(knowledge-claim)에 지나지 않으며, 어떤 지식 주장이 어떻게 참된 지식으로 간주되게 되었는가를 해명하는 것이 과학사회학의 과제가 된다. 이리하여 과학지식의 내용 자체를 사회적 구성의 결과로 보는 사회적 구성주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바쓰대학의 콜린스(Harry Collins)는 강한 프로그램의 상대주의를 받아들이지만, 거시 사회학적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역사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에딘버러대학의 연구자들과는 달리, 미시사회학적 과정들에 초점을 맞추고 관찰적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Hess, 1997). 구체적으로 콜린스는 자신의 과학지식 사회학의 방법을 "상대주의의 경험적 프로그램"(EPOR)이라고 명명하고, 과학지식의 사회적 구성성을 드러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단계의 연구전략을 채택하고 있다(Collins, 1983). 먼저 첫 번째 단계는 동일한 결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을 의미하는 실험결과의 해석적유연성(interpretive flexibility)에 대한 경험적 사례를 발굴하는 작업이다. 즉, 어떤 실험의 결과가 한가지 이상의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두 번째 단계는 해석적 유연성을 제한함으로써 논쟁이 종결(closure)되고 합의(consensus)가 형성되는 기제에 대한 서술작업이며,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논쟁종결 기제와 보다 거시적 수준의 사회적, 정치적 구조의 관계를 규명하는 작업이다. 이 전략의 목표는 과학지식의 산출이 과학의 형식적 알고리즘-실험의 통제, 복제(replication) 방법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간의 사회적 협상의 결과로 생겨나며, 따라서 과학지식의 생산은 자연세계에 대한 특정한 해석을 행위주체가 수사력과 동맹형성을 통하여 과학자 사회에 수용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본다(Collins, 1985).

한편 라투어와 울거(Latour & Woolgar, 1986)는 실험실을 통한 민속지적 접근은 실험실이 바로 과학지식 구성의 현장이라는 전제 하에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과학활동을 분석의 초점으로 하는 접근방식을 발전시켰다. 실험실 연구의 목표는 실험실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즉 "있는 그대로의 과학"(science as it happens)을 정확하게 서술하는 데 있다. 이들은 과학자들의 명제, 주장, 아이디어가'사실'(fact)의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주장이'참'이라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범위의 전략과 자원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기성의 과학(ready-made-science)을 해체하면서 기존의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실을 재구성한다. 이것은 과학적 '발견'으로 간주되는 것이 명백히 혁신적이거나 진귀한 현상에 대한 직설적인 기록이 아니라는 점을 함축한다 무엇이 발견되었고, 무엇이 발견되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 자체가 협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Woolgar, 1988 ; Webster, 1991)

2) 기술사회학
기술사회학 역시 1980년대 이후에는 과학지식의 사회학에서 발전시킨 사회구성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 사회구성주의에 기반하여 새롭게 전개되는 기술사회학은 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기술결정론, 즉 기술은 사회로부터 독립된 자체의 내적인 논리에따라 발전하며, 이렇게 발전된 기술은 일방적으로 사회를 특정방향으로 변화하도록 결정한다는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출발한다. 기술사회학에서는 기술의 내용이결정되는 과정은 사회적 요인들이 깊게 개입되는 하나의 사회적 과정이며, 따라서 기술에 수반되는 사회적 결과 역시 특정한 방향성이 미리 선험적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회적 과정을 통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술사회학 내에도 다양한 접근법들이 존재한다 기술사회학 내의 다양한 접근들은 일반적으로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과 "기술의 사회적 형성론"으로 분류된다.

먼저 기술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론은 앞에서 살펴본 콜린스의 상대주의의 경험적 프로그램(EPOR) 방법론을 수용하여, 과학적 지식이 과학자 사회내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과로 산출되는 것처럼 기술적 인공물도 주로 기술자 집단내의 행위자간 상호작용(actor network)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Bijker Hughes, and Pinch, 1987: Bijker & Law, 1992). 이에 비해 기술의 사치적 형성(social shaping of technolosy)론에서는 기술변화의 과정을 사회적 요인들에 의해 설명하고자 한다(Mackenzie & Wajcman, 1985). 사회적 형성론은 기술변화에 대한 기술결정론적 분석방법과, 기술변화에 대한 미시사회학적 분석방법 양자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여 기술형성의 역사적·구조적 측면에 중요성을 부여한다. 구체적으로는 제품시장, 경쟁환경 및 여타의 경제적 압력, 국가에 의해 제공되는 지원과 규제, 그리고 자본과 임금노동의 계급관계, 성(gender)관계, 권력관계 등의 보다 거시적인 요인들이 기술의 속도와 방향, 형태, 그리고 기술의 사회적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주장한다.

3. 사회구성주의의 인식론
사회구성주의의 주도적 이론가들은 대부분 인식론적 상대주의(epistemic relativism)를 방법론의 핵심으로 강조하고 있다(Knorr-Cetina & Mulkay, 1983). 과학지식 사회학에서 인식론적 상대주의는 블로어에 의해서 대표적으로 주장되고 있다. 블로어에 따르면, 과학지식의 사회학은 어떤 주장의 진리성 여부는 따지지 말고 과학에서 진리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주장이건 거짓이라고 이야기되는 주장이건 동일한 종류의 원인에 의거해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공평성과 대칭성의 원리이다. 이러한 공평성과 대칭성의 원리는 인식론적 상대주의를 수반한다. 왜냐하면 공평성과 대칭성의 원리는 진리 주장에 대해서는 자연에 대한 합리적 재현으로, 그리고 거짓 주장에 대해서는 사회적 요인에 의해 설명하는 것을 거부하고, 다시 말해 진리 여부에 따른 차별적 설명의 절대적 기준설정을 거부하고 양자 모두에 대해 동일한 종류의 원인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함으고써 양쪽 모두의 주장을 상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론적 상대주의는 과학적 지식내용 구성에 있어서의 국지성(locality)과 상황성(contingency)을 강조하는 데서 더 잘 드러난다. 즉, 과학지식은 보편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고 국지적이고 상황(우연)적 성격을 지니므로 시대적,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변화하는 상대적 성격을 지닌다는 것이다.이러한 인식론적 상대주의는 구체적인 분석과정에 있어 과학지식 사회학자의 가치개입보다는 엄정한 가치중립을 요구하게 된다(Rouse, 1996). 즉, 사회학자는 분석의 대상이 되는 지식 주장, 혹은 논쟁에 관여되어 있는 지식 주장들을 분석함에 있어 일정한 거리두기를 통해 가치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뜨거운 논쟁이 되고있는 어떤 과학적 이슈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해석과 주장이 있다고 할 때 사회학자는 양자의 해석과 주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주고, 왜 그러한 해석과 주장이 나오게 되었는가에 대해 동일한 종류의 원인을 동원하여 인과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하지 어떤 한입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태도를 명시적으로 표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식론적 상대주의는 종종 반실재론(anti-realism)과 연관되곤 한다. 반실재론이란 과학지식의 구성에 있어서 자연실재(natural reality)의 역할을 무시하는 인식론적 태도이다. 이러한 자연실재의 역할에 대한 인식론적 태도가 아마도 사회구성주의 이론가들 사이에 의견의 차이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강한 프로그램의 주창자들은 과학지식의 구성에 있어 자연실재가 행하는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입장이다. 예컨대 블로어는 자연실재의 역할을 인정하지만, 이러한 자연실재는 과학지식 구성의 필요조건일 뿐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Bloor, 1999). 반면 콜린스나 울거는 과학지식의 구성과정에 있어서의 자연실재의 역할에 대해서 강한 프로그램에 비해 더 급진적이다. 콜린스는 과학지식의 구성과정에서 자연실재의 역할은 미미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Collins, 1981). 특히 울거는 기존의 과학지식 사회학이 방법론적으로는 상대주의적이면서 존재론적으로는 실재론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반실재론을 명시적으로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자연실재는 과학지식 구성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로서 구성된다. 다시 말하면, 자연실재를 과학지식이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과학지식이 자연실재를 낳는다는 것이다(Woolgar, 1988). 따라서 실재론/반실재론의 측면에서 보면, 반스와 블로어는 "약한구성주의"(mild constructivism), 콜린스와 울거는 "강한 구성주의"(strong con-structivism)의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Sismondo, 1993; Brey,1997).2)

이상에서 살펴본 사회구성주의는 과학기술지식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처럼 그렇게 가치중립적이며 객관적이고 보편적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적 지식들과 마찬가지로 시대와 사회적 상황, 우연적 요인들에 의해 구성되는 불확실성과 가변성을 지닌 지식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과학기술지식이 주장해온 진리에 대한 독점적 권리 주장을 상대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과학기술지식의 상대화는 현대사회에서 압도적 권위클 부여받고 있는 과학기술 만능주의(과학주의 및 기술중심주의)를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력한 이론적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사실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볼 때, 과학기술 만능주의 및 그와 비슷한 각종 과학기술담론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먼저, 학문적인 차원에서 많은 사회 이론가들이 과학기술을 가치중립적이고 해방적잠재력을 가지는 것으로 봄으로써 과학기술이 바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과학기술이 인류의 생산력을 높이고 제반 사회문제들을 해결해 줄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통제되어야 할 것이라기보다는 진흥되어야 할 것으로 인식하곤 한다. 사회변동을 다루는 사회과학 연구에서 과학주의와 기술결정론을 채택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있는 것은 바로 사회과학에 있어서도 얼마나 과학기술에 대한 무비판적 인식이 뿌리깊게 스며들어 있는가를 잘 드러내주는 예들이다.3) 사회구성주의는 과학기술지식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구성됨을 드러내줌으로써 과학기술지식도 사회학 연구의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마땅히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 결과 이제 사회학은 단지 주어진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사후적인 영향에 대해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 그 자체의 '암흑상자'를 열고 들어가 과학기술 지식의 구성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실천적으로 볼 때, 사회구성주의는 우리 인간의 생활양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과학기술의 진화경로가 다양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다시 말해, 과학기술은 그 자체의 내적 논리에 따라 필연적인 경로를 밟으면서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의 개입에 의해 과학기술의 내용과 방향이 바뀔 수 있음을 사회구성주의는 함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회구성주의에서 강조하는 과학기술의 해석적 유연성은 과학지식이나 기술적 인공물이 선택이나 이해관계, 또는 가치판단과 같은 사회적과정을 거쳐 안정화된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과학기술에 대한 실천적 개입, 즉 과학기술정치의 가능성과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있다(Bijker, 1995). 만약 과학기술에대한 이러한 해석적 유연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과학기술의 민주적, 평화적, 자연친화적 재구성 대신, 이미 필연적으로 주어져 있는 과학기술에 '적응'해야 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가 될 것이다. 결국 사회구성주의는 우리에게 비판적 과학기술정치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실천적으로 커다란 함의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사회구성주의는 과학기술자들이 누려온 전문가적 권위를 상대화시킴으로써 , 직접적으로 의도하지는 않았을지라도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참여나 민주적 통제의 가능성을 던져주는 정치적 효과를 수반하기도한다(Brey, 1997; Collins & Pinch, 1998).

이처럼 과학기술 지식을 자연실재의 합리적인 반영으로 인식하는 전통적인 과학기술관을 거부하고 과학기술 지식의 사회적 구성성을 강조하는 과학기술 사회학의 사회구성주의는 다음에 살펴보게 될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분야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다만 과학기술과 젠더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사회구성주의는 과학기술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 중의 한 요인으로 젠더라는 요인을 고려할 뿐이라는 점에서 젠더 요인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을 분석하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시각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Ⅲ.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도전
최근까지도 과학기술은 남성들만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영역으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에서의 이러한 성적 불균형은 왜 나타나게 된 것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과학기술의 제도와 인식론을 비판적으로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이 1980년대부터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에 따르면, 현대과학기술은 여성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배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인식론자체도 남성중심적이기 때문에 과학기술분야에 여성의 수가 그렇게 적은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앞에서 살펴본 사회구성주의와 많은 점에서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또한 많은 점에서 사회구성주의를 넘어서려고 시도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먼저 과학기술에 대한 페미니즘적 접근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1. 과학 내의 여성문제: "왜 여성과학자는 눈에 띄지 않는가?"
초기에 페미니스트 과학학 연구들은 과학에서의 여성의 주변성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당시의 문제의식은 과학분야에서 왜 여성의 수는 그렇게 적은가라는 질문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당시의 페미니스트 과학학 연구들은 구체적으그는 자연과학에 종사하는 여성과학자의 숫자, 생물학이나 식물학과 같은 이른바 '연성과학'(soft science)으로의 여성의 집중화 현상, 남성과학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과 학자의 성과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성과의 비가시성 문제, 여성과학자에 대한 차별 대우문제 등을 주요 연구의제로 설정하였다.

이 당시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행해진 중요한 연구업적으로는 마가렛 로씨터(Margaret Tlossiter)의 저작을 들 수 있다. 1956년에서 1958년까지의 미국 과학자사회를 연구한 그녀에 따르면(Rossiter, 1997), 심리학, 교육학을 포함하여 전체적인 과학분야에서 여성의 비율은 6.25%인데 여성의 참여비율을 기준으로 과학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i ) 여성과학자의 비율이 8% 이하인 "주변적"(peripheral) 분야로 물리학. 지구과학, 공학, 농업과학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당시 이 영역에서 활동한 여성들은 대개 최초의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아울러 이 분야는 여성에 대한 다양한 금기가 많이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는 점에서 "배제의 문화"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 ii) 여성과학자의 비율이 5~l5% 사이인 "한계적(marginal) 분야로 생물학, 통계학 수학, 지리학, 천문학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분야에서는 여성클럽 등이 있어 여성들이 더 이상 홍일점은 아니었지만 초기에 게토화 할 우려 역시 크고 남성과학자와 여성과학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분리의 문화"가 뿌리깊다. iii) 여성과학자의 비율이 15~40%, 정도에 이르는 "참여적"(participatory) 분야로 심리학, 교육학, 영양학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는 여성의 리더십이 나오지만, 이 여성들은 대체로 반페미니스트적이고, 여성화를 질적 저하로 받아들이는 이중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러면 언제부터 과학에서의 이러한 여성배제현상이 나타났을까? 페미니스트 과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18세기에 들어와 가속화된 과학의 제도화와 전문직업화의 가정을 거치면서 과학의 남성화가 보편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대한 예로 전통적으 여성의 일이었딘 '산파'가 체계적으로 제거되고 이를 대신하여 남성 의사들로 채워진 산부인과학이 등장한 것을 들 수 있다(Riessmann 1992). 17세기까지 출산은 전통적으로 전해져온 지식을 습득한 산파(이들은 대개 부인들이거나 과부였다)가 담당하는 일이었다. 당시 남성 의사들, 즉 외과의사들은 자연분만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서만 출산에 관여하었고, 특히 산모가 죽은 경우 수술도구를 사용해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들어내는 일을 담당하였다. 그렇지만 18세기에 들어와 분만에 사용할 수 있는 겸자(외과용 집게)가 발명되어 외과의사들이 성공적으로 아이를 받아내는 경우가 글어나면서 산파들이 도맡아 하던 자연분만까지도 점차 남성 의사들이 맡게 되었다. 이처럼 점차 근대적 병원에서 발달된 도구에 의존하는 의사들에 의한 분만이 일반적으로 되면서 산파라는 직업은 사라져버리고 출산은 의과대학에서 산부인과학을 공부한 면허 있는 남성의사들의 손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당시 여성은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다(박진희 ·홍성욱, 1999).

과학의 제도화와 여성의 배제가 동시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당시 유럽 각국에서 설립되었던 권위 있는 과학자단체의 여성배제 원칙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예컨대 영국의 왕립학회(Royal Society)는 1660년에 창설되었지만, 1945년에 가서야 처음으로 여성과학자를 회원으로 받아들였고, 프랑스의 파리 아카데미(Paris Academy) 역시1666년에 창설되었지만, 1979년에 처음으로 여성회원을 받아들였다. 마리 퀴리의 경우, 190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고 1911년에 파리 아카데미의 회원으로 추천되었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거부되었던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이은경, 1999).

초기 페미니스트 과학학 연구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과학사에서 부당하게 잊혀졌던 여성과학자들을 새롭게 '발굴'하는 작업에 주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이름 없이 사라져간 많은 여성과학자들이 발굴되었다. 새롭게 발굴된 여성과학자들은 대체로 집안이나 남편, 혹은 특수하게 호의적인 남성들의 후원을 받았다는 공통점을지니고 있다(조영란, 1996).4) 그러나 역사 속에서 잊혀진 여성과학자를 발굴하는 작업은 여성도 과학분야에서 이처럼 뛰어난 업적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를 지니지만, 아무리 많은 여성과학자를 발굴한다고 해도 그 수는 남성과학자들의 수에 비해 현격하게 적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2. 과학지식의 성적 구성
과학사에서 잊혀진 여성과학자를 발굴하는 것이 갖는 한계에 직면하여 페미니스트 과학학 연구는 과학지식 자체가 어떻게 성 차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폭로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근대 과학혁명 이후 객관성, 이성, 지성을 남성적인 특성으로, 주관성, 감정, 자연을 여성적인 특성으로 규정하는 신화 만들기가 이루어졌으며, 과학은 주로 남정적인 활동으로 상징화되어 왔음을 강조한다. 대표적으로는 과학혁명기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에 의해 과학에 대한관념이 어떻게 성의 메타포를 통해 정의되었는가가 종종 언급된다. 베이컨은 중세적 세계관의 몰락과 근대적, 과학적 세계관의 승리를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당화시켜 주었던 대표적인 계몽주의자로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러면 베이컨은 과학을 어떻게 인식하였는가? 그는 과학활동을 "정신과 자연의 순결하고 합법적인 결혼"이라고 정의하고, 과학이란 진리를 추구하는 정신인 남성이 여성인 자연을 "길들여서 지배하는 것"이라고 보았다(Keller, 1985). 결국 여성과 동일시 되는 자연은 남성 과학자의 탐구와 정복의 대상으로 정식화되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자연과학은 남성다움이라는 이미지에 의해 확고하게 포위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는 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렛 버트하임은 순수과학이라고 불리는 물리학과 수학의 역사에서 성의 메타포가 어떻게 여성들을 배제시키게 되었는가를 분석한 바 있다(Wertheim, 1995)먼저 페미니스트 과학학 학자들은 생물학, 의학 등 표면적으로 성별의 양상이 잘 드러나는 연구주제에 젠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를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생리학, 의학, 해부학, 골상학, 신경학, 호르몬 연구 등의 성 과학분야에서는 종종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별성을 강조하고, 여성의 신체적, 지적 능력은 남성에 비해 떨어지며 출산과 양육은 여성의 본분이라고 역설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Hubbard, 1990). 페미니스트 과학학에서는 과학지식의 성적 구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두개골학 연구, 난자와 정자의 수정과정에 대한 연구, 그리고 포유류 분류법에 대한 연구를 들고 있다.

1) 두개골학(craniology)
성차를 구분하는 최초의 기준은 골격이었고 그것은 두개골학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나. 두개골학에서는 여성은 열등한 두뇌를 가졌기 때문에 지적으로 열등하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여성의 열등성과 남성의 우월성을 남녀의 두뇌 차이로 설명하고자 하는 방식은 19세기 중반에 나타나 20세기 초까지도 이어졌다. 처음에 두개골학은 두개골의 크기나 뇌의 질량으로 여성의 열등성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18세기 말부터 사회적으로부상하고 있던 여성운동에 대항하여 여성의 열등성을 입증하고자 했을 때, 뇌의 크기와 질량이라는 기준은 타당해 보였다. 왜냐하면 평균적으로 보면 여성의 뇌는 남성의 그것보다 무게가 덜 나갔으며, 크기도 더 작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치명적인 반격에 직면하게 되었다. 만일 뇌의 절대적인 크기가 중요한 기준이라면 사람보나 훨씬 큰 뇌를 가지고 있는 코끼리와 고래가 만물의 영장이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른바 "코끼리의 문제"에 부딪혀, 두개골학자들은 신장에 대한 뇌의 상대적인 크기를 주장하기도 하고, 안면뼈에 대한 대뇌뼈의 상대적인 비율을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1900년대 초에 이르러 지적인 능력이 골격의 크기나 모양과 연관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고 우둔한 상징으로 배척당하게 되었다(하정옥, 1999) .

2) 난자와 정자의 수정과정 연구
에밀리 마틴(Emily Martin)은 20세기에 출판된 생물학 교재에서 나타난 수정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들이 남성중심적 과학관을 반영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그녀에 따르면 남성은 능동적이고, 공격적이며 쟁취하는 데 반해 여성은 수동적이고 수세적이고 구원을 기다리는 존재로서의 성 이미지와 의학 및 생물학 교과서에 나타나는 난자와 정자의 수정과정 묘사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즉, '정복하는 남성'과 '수동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정자와 난자의 수정과정에 대한 묘사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자는 늘 "능동적이고" "힘있고" "자체 추진력 있는" 존재로 묘사되며,"난자의 막에 구멍을 뚫고"난자를 "관통하여"유전자를 "전달하고" "발생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조적으로 난자는 나팔관을 따라 "운반되거나" "휩쓸리거나"또는 "떠내려가서" 정자에 의해 "공격받거나" "꿰뚫어지고"수정된다. 이처럼 수세기 동안 통용되어온 고전적인 설명은 정자의 활약상을 강조하고 난자에게는 '잠자는 미녀'라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수정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최근에 들어와 바뀌게 되었다. 최근의 연구들은 난자는 정자가 오기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정자를 포획하고 정자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였다. 즉, 정자는 난자의 협조를 받아야만 수정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것이다(Martin, 1996) .

3) 포유류 분류 연구: 왜 포유류는 포유류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페미니스트 과학학자인 론다 쉬빙거(Londa Schiebinger)는 인류가 왜 포유류라는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가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제공하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18세기 중엽부터 당시 대표적인 분류학자였던 린네가 포유류(Mammaia)라는 분류개념을 사용하였고, 이후 이 개념은 일반화되었다 그는 고래, 말, 원숭이, 인간 등의 동물이 "새끼를 낳아 젖을 먹여 기르는" 공통의 특징이 있다고 해서 이를 한데 묶어 포유류라고 이름 붙였다. 얼핏 들으면 이는 '자연의 사실'에 기초한 그럴듯한 이름짓기이다. 그러나 포유류로 이름 붙여진 이 동물들은 수유 이외에도 심장구조, 털이 난 피부 등다른 공통점들도 많이 가지고 있다. 엄밀하게 보자면 수유는 포유류에 속하는 동물들중 암컷만의 기능이고, 또한 암컷도 생애주기에서 짧은 시기 동안만 가지는 특징이라는 점에서 다른 특징에 비해 제한적이다. 오히려 네 발 달린 짐승이라거나 몸에 털이있다거나, 심장구조가 2심방 2심실로 되어있다는 점이 포유류의 특징을 더 잘 보여수 있는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포유류라는 분류개념이 나타나게 되었는가?

포유류라는 용어의 등장은 당시 유럽사회에서 여권담론이 널리 확산되던 상황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었다. 린네 시대에는 중상류층 여성들이 아이를 낳아 유모에게 맡기고 사교 활동과 몸매 가꾸기에 전념하거나 일부 사회 활동에 뜻을 둔 급진적인 여성들은 아예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했다. 린네는 당시 사회적으로 진출하고자 하였던 여성들에게 아이에 대한 수유와 양육이라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임을 강변함으로써 노동의 성별 분업을 강화시키고자 했던 것이다(Schiebinger, 1996; 이은경, 1998).

3. 기술과 여성
지난 20년 동안 기술에 대한 페미니스트 연구 역시도 크게 증가하였다. 기술에 대한 페미니스트 연구 역시 한편에서는 주로 기술적 제도들에 대한 여성들의 접근의 제한성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경향을 보여주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술 그 자체에 각인된 가부장주의와 같은 성차별주의를 연구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5) 아래에서는 기술에 대한 페미니스트 연구를 주디 와익만(Wajcman, 1995)의 분류방식에 따라 지금까지 가장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었던 생산기술, 생식기술, 그리고 가사기술과 같은 주요 영역별 연구들과, 기술이 갖고 있는 남성주의적 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들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1) 생산기술(production technology)
생산기술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1960년대부터 산업사회학의 주요 인구테마였지만, 1970년대 중반 이후 페미니스트 연구는 생산기술적 자동화의 진전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은 성적으로 불균등하게 나타남을 강조한다. 전통적인 맑스주의 노동과정론에서는 자본주의에서 기술의 발전과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은 생산을 둘러싸고 만들어지는 적대적인 계급관계라고 보았지만(Baverman, 1974), 페미니스트 연구들은 노동과정에 대한 통제가 성에 관계없이 작동한다고 보았던 초기 노동과정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노동과정에 대한 통제는 성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남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동의 성별 분업이 기술적 숙련의 불균등한 배분과 조응함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연구는 씬시어 콕번(Cynthia Cockburn)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녀는 산업혁명기 남녀의 노동분업을 재해석하면서, 기술과 남성성의 긴밀한 결합은 생산현장에서 일어난 여성 노동자에 대한 배제와 성별 분업의 강화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하였다. 그녀에 따르면 산업혁명기에 산업화의 빠른 진전과 더불어 여성 노동자들이 생산현장에 대거 투입되고 점차 남성의 독점적 영역이던 숙련노동의 영역에까지 편입되기 시작하자,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에 위협을 느낀 남성 숙련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여성에겐 노동조합원 자격을 주지 않는 방법을 통해 여성 노동자들이 숙련공으로 진출할수 있는 길을 차단했다. 이런 조직적인 차단은 결과적으로 여성을 비숙련노동의 영역에 머물게 했고, 기존에 존재하던 성별 분업을 '여성=비숙련노동=기술적 무능'이라는산업시대의 이데올로기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이후 계속된 기계산업의 발전과정에서 남성들이 종래의 자신의 지위를 계속 누릴 수 있는 기반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생산영역에서 기술에 대한 남성의 지배는 기술작업에 대한 여성의 배제로 인해 확립되었으며. 이후 성별 노동분업이 지속되는 근본적인 계기로 작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Cockburn, 1985) .

2) 생식기술(reproductive technology)
현재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정치적으로 쟁점을 야기하는 분야는 생식기술과 관련된 분야이다. 인공수정, 양수검사, 시험관 아기, 대리모, 그리고 최근의 유전자조작기술 등을 포괄하는 생식기술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은 많은 연구를수행해 왔다.6) 연구의 초점은 초기에는 과연 생식기술의 발달이 여성해방에 도움을 주느냐의 문제였다. 여성은 피임약의 개발로 인하지 않는 임신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되었고, 시험관아기나 인공수정을 통해 불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도 있게 되었다는점에 주목하는 페미니스트들은 생식기술을 여성해방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 환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 널리 사용되는 시험관수정과 같은 생식기술의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주는 부작용도 심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생식기술의 긍정적측면보다는 현재는 생식기술의 발전과정에 가부장제의 가치가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가를 밝히는 쪽으로 연구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서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이 주목하는 것은 대부의 환자는 여성이고, 의사나 생식기술 연구개발자들은 대부분 남성라는 점이다. 이러한 급진적 페미니스트 연구들에 따르면 현재 발전되고 있는 생식 기술은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자 하는 또 다른 시도이다. 즉, 남성 산부인과 의사들의 전문가집단으로서의 이해와 의료산업의 경제적 이해가 맞물려 발전한 생식기술은 대다수 여성들의 이익과 무관하며, 현대기술이 자연에 대한 지배와 정복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선호하는 남성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듯이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생식기술도 자연에 비유되는 여성의 몸을 정복하고자 하는 남성 의사들의 지배욕의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여성으로부터 생식기능을 완전히 분리시키려는 생식기술은 과거에 여성의 권력 원천이었던 생식능력을 박탈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그 결과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현재이용되고 있는 생식기술 일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다(Longino, 1995)

3) 가사기술(domestic technology)
생식기술의 일차적 소비자가 여성인 것처럼 가사기술 역시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하여 개발된다. 일반적으로 가정 내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을 경감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는 가사기술의 발달이 과연 여성을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주고 있는가의 문제가 가사기술과 여성을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의 주된 질문이다. 여기서 중심적인문제는 가사기술의 도입과 가사노동시간의 양 사이의 관계 그리고 가사기술이 가정내 성별 분업의 정도에 영향을 미쳤는가의 여부이다. 이에 대한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성이 가사노동에 쏟는 시간이 "가정의 기계화"로 인해 경감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자인 루쓰 슈바르츠 코완(Cowan, 1983)에 따르면 가정에서의 "산업혁명"은 가사노동을 없애거나 경감시키는 데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가사노동의 기계화로 인해 없어진 일거리에 비해 가사기술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일거리들을더 많이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코완은 전기와 가스 등의 각종 설비기술과 식품가공산업의 발달이 전통적으로 집에서 행해지던 일들, 즉 빵굽기나 식품저장 등을 공장으로 이전하는 효과를 가져와서 주부들의 가사노동을 수월하게 했지만, 전체 가사노동에 드는 시간을 줄이지는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설비기술이나 각종 가전제품의 발달은 육체노동의 경감을 가져온 한편, 부수적으로 이들 가전제품을 수리, 관리하는 새로운 노동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반적으로 높아진 사람들의 위생관념이나 자터양육에 대한 기대치의 상승은 이와 관련된 각종 가사노동의 증가를 수반하였다. 아울러 자녀양육과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부여되는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가정과 가사노동의 성격은 가족의 정서적 서비스에 대한 욕구를 더 많이 충족시켜줘야 하는 것으로 변모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남성은 가정 밖의 공적 영역을 담당하고, 여성은 가정이라는 사적 영역을 담당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공·사 영역에 따른 성적 분업을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를 초래하였다는 것이다.

4) 남성적 문화로서의 기술
앞에서 살펴본 기술영역별 연구 외에 페미니스트 기술연구는 기술이 갖고 있는 남성적 문화로서의 성격을 분석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기술문화 연구는 기술이 남성적인 것으로 구성되는 데에는 기술적 능력이라는 담론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음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엔지니어링 문화의 남성중심성은 남자들이 기술적 능력을 통해자신들의 남성성을 확인하고 여성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무지하거나 능력이 결여된것으로 보는 인식과 아울러 기술에 대한 상징 만들기를 통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성과 감성,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 사물과 사람 사이의 이분법 하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감성적이고 덜 분석적이고 약하다는 성적 스테레오 타입을 설정한 다음, 여성을 엔지니어링의 세계로부터 배제하는 것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술은 인공물(artifacts) 이상의 그 무엇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표준적인 기술사 교과서들에서 여성을 찾아볼 수 없는이유는 여성이 기술적 능력을 지니고 있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미 기술을 남성의 영역으로 보는 기술사학자들의 협소한 역사서술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술사학자들은 증기기관이나 전기기술, 군사기술 등에만 관심이 있었지, 어린이 양육과 관련된 젖병 제조, 유모차, 기저귀, 흔들요람이나 식품저장기술처럼 여성의 영역에 있던 여성 고유의 기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그 결과 이러한 기술들은 기술로서 취급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기술에 대한 상징 만들기를 통한 여성의 배제는 교육과정에서 확인된다. 학교,가정, 대중매체 등 공식·비공식 교육기관들은 남성성을 기계 및 기술적 능력과 동일시하는 의미와 가치를 끊임없이 전달한다. 학교에서 남자 학생들과는 달리 여자 학생들은 가사기술을 제외하고는 기술과 관련된 교과목을 배우지 않으며, 졸업 후 취업한 직장에서도 여성 노동자들은 기술직으로 들어가는 데 많은 제한이 따른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제한이 여성이 원래부터 기술적 능력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라 여성은 기술에 적합하지 않다는 성적 상징 만들기의 결과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컴퓨터에 대한 남녀간 접근도의 차이는 재미있는 사례가 된다. 컴퓨터는 사실상 남성적 근육의 힘을 요구하지도 않는데도 왜 여성의 점퓨터에 대한 접근도는 남성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가? 한 연구에 따르면, 소년들은 추상적이고 선형적(linear)인 방식으로 컴퓨터와 관련을 맺고 형식적이고 위계적인 프로그래밍 기술을 발전시킴에 비해, 소녀플은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며, 협상하는 방식으로 컴퓨터를 대한다. 소년의 방법을"강한 쑥달"(hard mastery), 소녀의 방법을 "부드러운 숙달"(soft mastery)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방식 중에서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에 비해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세계는 이미 강한 숙달의 방법이 지배하고 있고, 이는 여성적인 관점을 열등한 것으로 만들며, 결과적으로 소녀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방식을 포기해버린 채 컴퓨터의 세계에서 소외 된다는 것이다.7)

4.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대안적 인식론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적 지식이 남성중심적인 관점에서 발전해 왔음을 강조한다. 그러면 이처럼 기존의 과학기술이 남성중심적인 지식체계였다면, 과연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지식이란 불가능한 것인가?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객관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내에서의 대답을 페미니스트 입장이론과 페미니스트 포스트모더니즘을 통해 제시해 보기로 하자,

1) 페미니스트 입장이론(Standpoint theory of feminism)
페미니스트 입장이론은 실증주의적 객관성 개념 자체가 성차별적 기준에 의해 구성된 것을 문제로 삼는다. 입장이론에서는 근대과학은 기본적으로 서구의 백인 중산층 남성의 입장이 각인된 것으로서 여성주의적 입장에서는 총체적으로 극복되어야 할 대상이 된다고 본다.

입장이론은 맑스주의적 인식론에 기반하여, 지식은 늘 역사상 특정 순간의 사회의 사회정치적 형성과정에서 개인의 위치와 관련하여 매개되기 때문에 억압자의 진리와 피억압자의 진리는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즉, 절대적이고 보편타당한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모든 지식이 다 참이거나 거짓일 수 있다는 인식론적 상대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상대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다. 입장이론에서 볼 때, 기존 과학이론의 구성과 선택에서 선호된 남성중심적 요소는 과학이론에 지배와 공격의 원리가 우세해지게 만들었다. 따라서 입장이론은 과학을 포함한 지식생산에서 여성의 관점을 취하는 것이 기존의 남성중심적인 관점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왜냐하면 여성은 권력에서 소외되어 지배당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여성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지식생산은 덜 편파적이고 덜 부분적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 입장이론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샌드라 하딩은 이를 표준적 과학관에서 주장하는 가치중립적 객관성인 "약한 객관성"(weak objectivity)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강한 객관성"(strong objectivity)이라고 규정하고 있다(Harding, 1986, 1991). 따라서 입장이론에서는 연구결과의 객관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여성의 삶의 관점에서 생각을 시작하기를 권고한다. 이것은 타자의 삶의 관점에서 연구를 시작하는 것으로서 체계적으로 지배당하고 착취당하는 삶의 관점을 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하딩은 페미니스트 입장이론을 뒤에서 볼 포스트모더니즘과 결합시키려는 시도도 동시에하고 있다(Harding, 1990, 1993). 이는 페미니스트 입장이론의 기본 전제가 되는 특정한 형태로 단일화하여 나타낼 수 있는 여성 공통의 삶이라는 범주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여 여성과 인종 및 계급문제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선회함으로써 보다 유연한 이론틀을 만들려는 시도로 풀이될 수 있다.

2) 페미니스트 포스트모더니즘(Feminist postmodernism)
과학기술에 대한 페미니스트 포스트모더니즘 접근은 영장류학(primatology) 연구로 유명한 다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에 의해 대표적으로 주장되고 있다(Haraway, 1991, 1992). 해러웨이는 앞의 두 가지 접근이 지닌 본질주의적 이분법가정들에 도전하면서, 보편적인 인간 혹은 여성의 경험이란 존재하지 않고 그것은 계급, 인종,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해러웨이는 단일한 정체성이 아니라이러한 "분열된 정체성들"(fractured identities)간의, 그리고 그들이 창출해내는 차이의 인정에 기반해 도출되는 정치간의 연대를 지향하는 페미니즘만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러웨이는 페미니스트 객관성은 "상황지워진 지식"(situated knowledge)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해러웨이는 구체적인 시공을 초월한 추상적인 시각(선)이 지배자의 입지를 은폐하는 가장 효율적인 지배도구로 작용해왔음에 반해 지배자의 입장을 제외한 다양한 입장들 사이로 옮겨 다니는 분열된 주체가 처해있는 상황 속에서의 지식이야말로 좀더 객관적이고 실재 세계에 충실한 지식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조주현, 1998).

이러한 인식론에 기반하여 해러웨이는 새로운 대안적 신화 만들기에 주력하는데(예컨대 뒤에서 살펴볼 '사이보그'의 신화), 그 이유는 차이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추구해야하는 연대 정치의 목표인 비자민족 중심적, 비성중심적 대안적 공동체의 기반은 대안적 신화의 공유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Braidotti et al., 1994). 여기서 해러웨이는 사이보그(cyborg)라는 새로운 신화를 창조한다. 사이보그의 이미지는 추상화된 개인, 우주 속에 고립된 사람이 아니고 기계와 유기체, 자연과 가공물, 상상과 실재간의 경계를흐리게 만드는 존재이다. 이렇게 혼합된 인식적 공간 속에서 떠돌아 다니며 자유롭게,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신화적 존재가 사이보그인 것이다. 사이보그 이미지는 남상과 여성의 차이도, 주체와 객체의 구별도 인정하지 않으며, 경계조건과의 접촉점, 흐름의 속도에 의해 순간적으로 규정되는, "분해되었다가 재조립된, 포스트모던한 집합체이자 개인적 자아"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억압된 주체들, 예컨대 여성, 노동자, 흑인 등에게 각각 하나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부여하는 대신에 사이보의 정체성을 부여할 때, 이들은 보다 세분화된, 각각의 상황에 맞는 유동적인 정체성을 갖고 주체적으로 힘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해러웨이의 관점이다(김미경, 1996). 이러한 관점은 "나는 여신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사이보그가되겠다!"라는 그녀의 유명한 '사이보그 선언문'에 잘 드러나 있다(Haraway, 1985).

Ⅳ.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비교
지금까지 우리는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구성주의적 접근과 페미니즘적 접근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를 살펴보았다.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중요한 공통점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차이점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물론 양자는 모두 그 내부에 다소 이질적인 관점들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지나친 단순비교는 위험성이 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모두 과학기술을 초사회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표준적 과학관과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론 혹은 철학의 많은 부분이 잘못 되었을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비판하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양자는 과학기술 지식을 초사회적인 개별 과학기술자의 천재성이 발현된 것으로서가 아니라, 집합적인 혹은 사회문화적인 산물이라고 보는 점에서 과학기술의 사회적 맥락성과 구성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양 접근은 매우 커다란 차이점도 또한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구성주의는 과학기술 지식의 구성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들로 거시적으로는 계급이나 인종 등을, 미시적으로는 과학기술자 집단 내부의 협상 등을 들고 있는 반면에,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에서는 남성의 지배와 여성의 종속혹은 배제와 같은 젠더 요인을 결정적인 것으로 들고 있다. 즉, 둘 다 과학기술 지식은 사회적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며 보편타당한 과학기술 지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지만, 과학기술 지식을 구성하는 사회적 요인으로서 사회구성주의에서는 젠더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을 제시하는 반면에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에서는 근대 과학기술 지식이란 근본적으로는 남성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여성을 소외시키는 성차별적 지식체계라고 보는 점에서 젠더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양자의 차이점은 정치적 지향성에서 두드러진다. 먼저 사회구성주의의 주도적 이론가들은 대부분 인식론적 상대주의(epistemic relativism)를 방법론의 핵심으로 강조하고 있다(Knorr-Cetina & Mulkay, 1983; Sismondo, 1993). 인식론적 상대주의란 어떤 주장의 진리성 여부는 따지지 말고 과학에서 진리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주장이건 거짓이라고 이야기되는 주장이건 동일한 종류의 원인에 의거해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론적 상대주의는 과학기술 지식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정에 있어 연구자의 가치개입보다는 엄정한 가치중립을 요구하게 된다(Scott, Richards & Martin, 1990: Rouse, 1996) 즉, 연구자는 분석의 대상이 되는 지식주장, 혹은 논쟁에 관여되어 있는 지식 주장들을 분석함에 있어 일정한 거리두기를 통해 가치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는 어떤 과학적 이슈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해석과 주장이 있다고 할 때 연구자는 양자의 해석과 주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주고, 왜 그러한 해석과 주장이 나오게 되었는가에 대해 동일한 종류의 원인을 동원하여 인과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하지 어떤 한 입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태도를 명시적으로 표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론적 상대주의는 결국 판단적 상대주의(judgmental relativism) , 혹은 도덕적 상대주의(moral relativism)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Lynch & Fuhrman, 1991).

반면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는 단순한 학문적인 연구가 아니라 여성해방이라는 정치적 지향성을 뚜렷하게 갖는 연구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인식론과 정치학을 분리하지 않고, 특정한 과학기술적 주장에 대한 규범적 입장을 명시적으로 견지하고자 한다.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과학기술 지식을 하나의 총체로서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과학적 실천과 지식에 참여적인 입장을 취한다. 이러한 점에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인식론적 상대주의와 연구대상에 대한 가치중립성을 강조하는 사회구성주의적 입장과는 커다란 차이점을 보여준다(Rose, 1994; Berg &Lie, 1995: Rouse, 1996) 따라서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현재의 과학기술 지식의 상태에 대한 객관적 해석보다는 그것의 향후 변혁가능성에 주목한다. 샌드라 하딩은 이를 "계승자 과학"(successor science)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Ⅴ. 맺음말: 종합을 향하여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는 전통적인 과학기술관에 도전하여 과학기술 지식 역시도 사회적으로 구성됨을 주장함으로써 과학 기술 지식의 상대성을 잘 드러내 주었다. 그러나 이처럼 과학기술 지식의 사회적 구성성을 밝히는 과정에서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적지 않은 차이도 동시에 또여주핀 있다. 물론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아직은 그 인식론적·방법론적 기초가 그다지 탄탄하게 정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현재에도 여전히 페미니즘의 인식론과 방법론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 사회학의 대표적인 접근법인 사회구성주의가 이론적으로 정교화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초기의 규범적이고 실천적 문제의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Martin, 1993; Sclove, 1996)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성과 실천성을 강력하게 추구하고 있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이 사회구성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점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구성주의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과학기술논쟁만을 회고적으로, 그것도 가치중립적으로 분석하는 사후적 분석에 그친다는 비판을 종종 받고 있다. 사회구성주의가 사후적이고 가치 중립적인 분석만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는 과학기술의 선택과 연구개발의 방향에 대한 이론적 개입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은 과학기술 사회학이 보다 실천적이고 정책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시기 여성운동과 실천적 과학기술운동의 이론적, 경험적 성과들을 자신들의 인식론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가 연구자의 가치개입과 '입장갖기'를 통해 과학기술 지식의 구성과정을 단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일정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점은 사회구성주의의 향후 발전을 위해서도 함의하는 바가 크다.

물론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은 각자 나름대로의 이론적, 실천적 역사성을 가지고 발전해 왔기 때문에 쉽게 종합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사회구성주의에 기반 해 있는 과학기술 사회학 내부에서도 사회구성주의의 실천적, 정책적 함의를 둘러싸고 많은 논의와 논쟁들이 널리 진행되고 있다(Radder, 1992; Winner, 1993; Pels, 1996; Jasanoff, 1996; Nanda, 1997). 이러한 "사회구성주의의 정치"(politics of social constructivism)에 대한 최근의 관심과 토론은 향후 사회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이 서로 소통하고 학습함으로써 양자가 발전적으로 새롭게 종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많이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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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
1 과학기술 사회학의 사회구성주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우리말 설명은 김경만(1994), 윤정로(1994), 김환석(1997), 이영희(2000) 등을 참고하라.
2 이러한 "약한 구성주의"는 네오 칸트적 "강한 구성주의"의 반실재론을 비판하면서 인식에 있어 자연실재의 상대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성적 실재론"(constructive realism)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구성적 실재론자들로는 Giere(1958), Cole(1992), Sismondo(1996) 등을 들 수 있다.
3 대표적으로는 정보사회론과 포스트 포드주의론을 들 수 있다. 정보사회론과 포스트 포드주의론이 지니고 있는 기술결정론과 우호적인 기술관의 문제에 대해서는 각각 Webster(1995)와 이영희(1994)를 참고하기 바란다.
4 이들 여성과학자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김미경(1996) 또는 이은경(1999) 참고.
5 기술과 여성의 관계에 대한 서구에서의 연구동향을 연구사적 측면에서 포괄적으로 정리해 주고 있는 문헌으로는 Lerman. Mohun, & Oldenziel(1997)을 들 수 있다.
6 생식기술과 관련한 서구 페미니스트들의 연구동향은 Stanworth(1987)와 Hubbard(1990)에잘 나타나 있다.
7 이는 션리 터클(Sherrr Turkle)의 주장인데, 박진희·홍성욱(1999)에 정리된 내용을 다시 요약한 것이다. 한편 컴퓨터에 대한 접근도에 있어서의 남녀간 비대칭성을 컴퓨터에 각인된 해커의 문화와 남자 아이 중심의 게임문화(예컨대 닌텐도의 "gameboy"). 그리고 성역할의 사회화과정에서 찾고자 하는 연구들도 있다. van Zoonen(1992) 및 윤정로(1998)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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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사항

이영희
가톨릭대학교 사회과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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