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사유..!/구조와 기능.

[ㅍ] 구성주의적 읽기교육

온울에 2008. 5. 7. 10:27

목 차

Ⅰ. 들어가며
Ⅱ. 구성적 행위로서의 읽기
1. 지식의 구성적 특성과 다양성
2. 텍스트 이해의 구성적 특성과 다양성
3. 구성의 측면예서 본 읽기 교육의 현상과 지향
Ⅲ. 삶의 맥락에서의 읽기
1. 삶의 맥락에 유용한 지식의 구성
2. 앎과 삶의 매개로서의 읽기
3. 실제성의 측면에서 본 읽기 교육의 현상과 지향
Ⅳ. 나오며: 균형 잡힌 읽기 지도(Balanced reading in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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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명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학술지명 한국초등국어교육 
ISSN  
권 18 
호  
출판일 2001. . .  




구성주의적 읽기 교육의 방향


Directions of Constructional Reading Instruction


이성영
(Lee, Seongyoung)
1-074-0101-03

<요 약>
이 글은 읽기 교육이 구성주의의 패러다임에 얼마만큼 충실한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읽기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구성주의자들이 강조하는 '구성'과 '실제적인 맥락'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읽기 이론 및 읽기 교육의 문제들을 검토해 보았다.

텍스트의 의미는 독자의 배경 지식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고 보는 스키마 이론은 지식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되는 것이라고 보는 구성주의 관점과 잘 호응한다. 그러나 스키마의 선택과 생성을 강조하는 읽기 교육은 전통적인 선명 중심의 읽기 지도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텍스트 이해의 수직적 다양성을 소홀히 함으로써 비판적 읽기와 주체의 성장을 위한 읽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사람들은 읽기를 통해서 무언가를 알게 되고, 또 이를 통해서 삶을 영위하며, 이런 과정 속에서 성장한다. 읽기가 갖는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읽기 교육의 생태학적 환경을 복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 중심, 목표 일변도의 읽기 수업에서 벗어나야 하며, 독해 지도와 독서 지도의 상동성을 회복해야 하고, 내용 교과 읽기가 강화되어야 할 뿐 아니라, 읽기 수업이 삼독법 중심에서 벗어나 과제 중심의 신토피칼 읽기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investigate critically reading instruction in terms of constructivist's view point and to seek directions of reading instruction. So we discuss some theoretical and instructional problems in reading on the basis of 'construction' and 'authentic context of life' which is core concept of constructivism.

Schema theory asserting that the meaning is constructed through reader's background knowledge coincide with constructivism claiming that knowledge is not discovered but constructed. But reading instruction emphasizing schema selection and generation will be justify unintendedly tradition cramming reading instruction. It did not also involve critical reading and reading for growth because of neglecting vertical diversity in reading comprehension.

People are to be teamed through reading, people are living their life through it, and people are growing gradually in this process. To be realized wholly such function of reading, we need to restore ecological environment of reading instruction. For this, we need to get out of strategy-oriented and aim-oriented reading instruction, recover the similarity between reading comprehension instruction and book-reading instruction, strengthen content area reading, free ourself from three time reading and go forward task oriented syntopical reading in classroom in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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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며
현대 사회의 특성을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용어는 '정보화'가 아닌가 한다. 현대가 정보화 사회이고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는 예견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학생들에게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며 또 정보화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그런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은 컴퓨터나 기타 정보 매체를 다룰 줄 아는 차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급속하게 변하는 정보 매체의 환경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고등 사고 능력을 포괄한다.

읽기 상황으로 범위를 좁혀서 생각해 보자. 우리는 시각이라는 감각 통로를 통하여 세상의 정보를 받아들여 이해하고 지식으로 구조화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온갖 다양한 정보들이 늘어져 있고, 또 가히 '폭발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포착하여 유용한 형태로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보화 사회에서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경쟁력이 없는 사람이다.

경쟁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경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정보들 사이에서도 발생한다. 그리하여 온갖 정보들이 서로 자기가 옳다고 경쟁한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버리고 취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나아가 정보화 사회에서의 경쟁력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 이상을 요구한다. 정보화이전의 산업 사회에서는 많이 배운 사람, 지식을 많이 소유한 사람이 사회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래서 학력이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에서는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지식 혹은 정보는 그다지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누구든지 정보 매체를 통해 순식간에 무한한 정보를 검색하고 또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화 사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단순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정보화 사회에서의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는 세계를 시장으로 하여 막대한 가치를 생산한다. 현대 교육에서 창의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무한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자기에게 필요한 지식으로 재구성하고, 또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을 길러 내야 한다. 이러한 요구는 사회적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는 교육관으로서 구성주의가 각광을 받고 있다. 현채 구성주의는 우리 교육계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되었으며, 이것은 구성 능력과 창조 능력을 요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이 글은 구성주의 교육관의 사회적 필요성 및 교육적 정당성을 전제한다. 그 바탕 위에서 현재 우리의 읽기 교육이 구성주의의 패러다임에 얼마만큼 충실한지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읽기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1) 이후의 논의는 구성주의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다음의 명제를 중심으로, 그와 관련되는 읽기 이론 및 읽기 교육의 문제들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 명제는 "①지식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되는 것이다. ② 지식은 삶의 실제적인 맥락에서 구성된다."라는 두 가지이다.2)

Ⅱ. 구성적 행위로서의 읽기
1. 지식의 구성적 특성과 다양성
구성주의 교육관은 구성주의 인식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구성주의 인식론의 핵심 주장은 지식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된다는 것이다. 구성주의는 지식이 인식의 주체와는 별개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며 인식 주차는 그것을 단지 발견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객관주의3)를 거부하는 데서 출발한다. 지식 혹은 대상의 본질은 인식 주체의 필요와 목적, 상황, 선입견, 기대 지평, 스키마 등에 따라 서로 다르게 구성된다는 것이다. 카시오피아 별자리를 형성하는 다섯 개의 별이 지구로부터 서로 매우 다른 거리에 떨어져 있음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같은 거리에 있는 w자로 인식하는 것처럼, 지식은 실재적 현상과는 달리 인식 주체의 머릿속에서 구성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구성된 지식이라 할지라도 고정 불변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와 수정을 거듭하는 것으로 본다. 이런 점에서 인간을 객관적인 지식의 소유자 혹은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이성의 소유자로 보지 않고,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참여자이며 끊임없이 지식을 수정하고 확충해 감으로써 점진적으로 성장해 가는 존재로 보는 것이다.

지식이 인식 주체들의 맥락 곧 환경, 필요나 목적, 선입견, 세상 경험, 스키마등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면, 이렇게 구성되는 지식은 필연적으로 다양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물리적으로는 같은 현상일지라도 각 개인의 삶의 맥락이 서로 다르면 그에 대한 지각과 인식과 지식 역시 달라진다. 마치 같은 산이라고 하더라도 그 산을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전혀 다른 것과 같다. 이처럼 구성주의 교육관에서는 지식의 다양성을 용인한다. 아니, 용인한다기보다 장려한다는 편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의 다양성이라는 것은 한가지 현상에 대한 지식이 다차원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보다는 오히려 각 인식의 주체들이 각자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의 지식을 구성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있다. 나아가 여기서 말하는 다양성이란, 설령 동일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 지식이 각 개인에게 가지는 의미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4)

지식의 다양성에 대한 용인과 장려는 교육의 본질에 대한 관점과 맥이 닿아 있다. 구성주의 교육관에서는 필요한 지식은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으므로 지식자체보다는 새로운 문제 사태에 직면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로 하는 지식을 주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을 교육의 궁극 목적으로 본다.5) 따라서 새롭게 직면하는 문제 사태들에서 각자의 삶의 맥락에 기여하는 지식을 스스로 구성해 보는 경험이 교육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적 경험은, 각자의 삶의 맥락이 다양한 만큼 다양할 수 있다.

2. 텍스트 이해의 구성적 특성과 다양성
텍스트의 의미는 독자의 머릿속에서 능동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어 있다. 이것은 20세기를 시작하면서 Bartlett가 제안한 스키마타(Schemata)의 개념과 역할에 대한 1960~70년대의 인지심리학과 읽기 전문가들의 연구에서 확립되었다.6) 이러한 관점을 통칭하여 스키마 이론이라 한다.

스키마 이론은 텍스트를 읽은 다음 그 글에 대한 회상 내용이 원래의 텍스트내용과 차이를 보이거나, 혹은 같은 텍스트를 읽고도 사람에 따라 회상 내용이 달라지는 현상에서 출발한다.7) 회상 내용이 원래의 텍스트 내용과 달라지는 것은 텍스트의 내용이 그대로 독자의 머릿속으로 이송되는 것이 아니라 독해 과정에서 독자의 스키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되기 때문이며, 같은 텍스트를 읽고도 독자마다 독해한 내용이 달라지는 것 역시 재구성 과정에 작용하는 독자들의 스키마가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사실상 텍스트는 빈 구멍 투성이다. 세상은 무한하고 연속적인 반면에 그것을 나타내는 언어는 유한하고 단절되어 있다. 따라서 유한하고 단절된 언어로 무한하고 연속적인 세상의 전체 모습을 다 그려낼 수는 없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빈 구멍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스키마 이론은 텍스트가 지니고 있는 이러한 빈 구멍을 독자가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스키마로 채워 넣는 과정이 바로 이해 과정이라고 본다. 그 빈 구멍을 어떤 스키마로 채우느냐에 따라 이해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텍스트는 도면(blueprint)이거나 실마리(clue) 역할을 할 뿐이다.

독자가 텍스트를 실마리로 삼아서 구성할 수 있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텍스트 이해의 이러한 다양성은 수평적 다양성과 수직적 다양성이라는 두 가지 범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수평적 다양성은 하나의 텍스트가 서로 다른 여러 가지 뜻으로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예컨대 하나의 텍스트가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주제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수평적 다양성은 일반적으로 문학텍스트에서 자주 나타난다 그렇지만 때로는 설명적 텍스트가 수평적 다양성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텍스트의 전형적인 예로는 스키마의 존재와 역할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조작하여 만든 '토니 예화'(Anderson et al., 1997)를 꼽을 수 있다. 동일한 글을 탈옥을 계획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혹은 레슬링에서 상대방의 머리죄기 기술에서 빠져나가려는 사람의 이야기로 전혀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이다. 설명적인 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그리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때로 같은 글을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8) 한 가지 유의할 것은 텍스트 이해의 수평적 다양성이란 한 사람의 독자가 해당 텍스트의 의미를 여러 가지로 해석하는 경우보다는, 여러 명의 독자가 각자 자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집합적인 수평적 다양성에 무게 중심이 있다는 점이다. 문학 작품이, 철학서가, 속담이, 촌로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 말이 꼭 나를 두고 하는 말로 여겨지며,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는 또 그 나름으로 다가가는 것은 바로 집합적인 수평적 다양성이 실현되는 현상이다.

집합적인 수평적 다양성이 발생하는 근거는 맥락(context)이다. '토니 예화'에서 의미를 결정하는 요인은 그 글이 무엇에 대한 글인가 하는 텍스트의 맥락에 의존한다. 곧 탈옥 맥락이냐 레슬링 맥락이냐의 문제이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님'이 조국인가 부처인가 애인인가 하는 해석의 문제도 따지고 보면 그 시의 맥락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텍스트를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곧 그 텍스트의 맥락을 구성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레슬링의 맥락을 구성할 때 '토니 예화'는 머리죄기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는 텍스트가 되는 것이고, 일제 강점기 하에서 독립 운동가로서의 한용운이라는 맥락을 구성할 때 '님'이 '조국'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따라서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자체의 의미를 구성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맥락의 구성'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텍스트 이해의 수직적 다양성은 텍스트의 '처리 깊이(Depth of processing)'와 관련이 있다. 한 편의 텍스트는 여러 층위의 의미를 지닐 수 있고, 또 그렇기에 각각의 독자들은 저마다 깊이가 다른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 텍스트 의미의 수직적 층위를 어떻게 나누는 것이 합리적인가 하는 문제는 그 자체로 커다란 논제가 되기 때문에 여기서 깊게 다룰 성질의 것이 아니다. 잠정적으로 여기서는 논의의 편의상 텍스트 층위, 메타-텍스트 층위, 독자 지향 층위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9)

텍스트 층위는 그 텍스트가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10)하는 단계이다. 이를 위해서 텍스트의 표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중심내용이나 텍스트의 목적 혹은 필자의 의도가 텍스트에 직접 서술되어 있지 않아서 텍스트에 나타나 있는 여러 가지 실마리나 배경 지식을 활용하여 추론하고 구성해 넣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층위의 이해는 텍스트의 의미를 충실히 재구성해 내는 것이 주목적이다.

텍스트 층위의 이해가 텍스트 속으로 빠져들거나 몰입하는 읽기라면, 메타-텍스트 층위의 이해는 독자가 텍스트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물러나서 따져보는 읽기이다. 그리하여 텍스트의 구조가 적절한지, 텍스트가 호소하고 설명하는 내용이 믿을 만한지, 타당하고 합리적인지, 설득력이 있는지, 대상에 대한 필자의 시각이 공정하고 바른지, 제안된 방안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부족하거나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읽기이다.

독자 지향 층위의 이해는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생산한 여러 가지 사고를 재음미하고 또 자기 자신에 대해 반성적으로 돌아봄으로써 내면화하는 읽기이다. 읽기는 텍스트의 지평과 독자의 지평이 만나서 서로 융합하는 과정이다. 이 융합의 과정 속에서 독자는 텍스트의 의미를 살찌워 나가고11) 독자 역시 그 텍스트를 통해서 성장한다. 독자는 언제나 주체이고 텍스트는 언제나 객체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체인 독자가 의미를 파악하고, 재구성하고, 추론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등 객체인 텍스트를 주무르고 다루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역으로 텍스트가 독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독자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곧 텍스트와 독자는 공동 성장의 관계 혹은 상호 구성의 관계에 있다. 독자 지향 층위는 바로 독자가 텍스트로 인하여 구성되고 성장되는 층위의 읽기를 의미한다.12)

3. 구성의 측면예서 본 읽기 교육의 현상과 지향
90년대에 들어 구성주의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또 이구동성으로 구성주의를 외치고 있을 때, 읽기 교육은 뜻밖에도 그 열풍에 휩쓸리지 않은 채 평온함을 누리고 있었다. 그것은 1980년대에 우리에게 소개되어 정착된 스키마 이론이 다름 아닌 구성주의가 읽기 영역에서 실현된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며, 또 오히려 다른 교과나 영역보다 훨씬 빨리 구성주의를 실천하고 있었다는 뿌듯함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스키마 이론을 구성주의와 동일시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제 이러한 동일시가 정당한 것인지 검토될 때가 되었다. 과연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스키마 이론의 설명 방식은 텍스트 이해의 구성적 특성을 제대로 설명하는가? 스키마 이론에 근거한 읽기 교육 방식들이 과연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 올바른 모습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스키마 이론에 근거한 읽기 교육은 구성주의 교육관과 어느 정도 호응하는가?

'토니 예화'에서 볼 수 있듯이 독해를 위한 맥락적 스키마를 강조하는 스키마 이론은 텍스트의 이해에서 '적절한 맥락적 스키마'의 선택과 활용을 강조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현대판 로미오 예화'도 적절한 독해를 위해서는 맥락적 스키마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Bransford & Johnson, 1972), 곧 구애(求愛)라는 맥락을 선택하여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글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설명의 바탕에는 텍스트의 의미는 고정되어 숨어 있고 독자가 적절한 스키마를 선택하여 활용함으로써 그 고정된 의미가 온전하게 '파악'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이것은 '구성'이 아니라 오히려 '발견'의 개념에 가깝다. 구성주의 관점에서 보면, 텍스트의 의미는 독자의 관심과 필요, 목적, 배경 지식, 선입견 등 각 독자의 맥락에 의해 독특하게 구성되는 것이다. 각 독자들에 의해 구성되는 의미는 수평적 다양성 측면만이 아니라 수직적 다양성 측면에서도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독자들의 맥락이 유사함으로 인해 구성된 의미가 결과적으로 유사할 수도 있지만, 그 각각은 각 독자가 제 나름으로 '구성한' 독특한 의미이다.

스키마 이론에 근거한 읽기 지도에서는 그 속성상 읽기 전이나 읽는 중에 적절한 배경 지식을 제공해 주거나 혹은 활성화하는 활동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것은 읽기를 비구성적 활동으로 흐르게 할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가 제시해 주는 배경 지식을 받아서 또는 교사가 안내해 주는 방향으로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주어진 텍스트의 의미를 정확히 복원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교사의 설명 위주로 진행되는 전통적인 읽기 수업과 큰 차이가 없게 된다(이삼형, 1999).

이쯤에서 스키마 이론에 근거한 읽기 교육이라고 해서 늘 독자의 주체적인 구성 활동을 조장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오히려 스키마 이론의 어설픈 도입과 적용은 설명식의 전통적인 읽기 지도 방법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스키마의 선택이나 스키마 제공을 위한 설명에 무게 중심을 두기보다는,13) 그리하여 텍스트의 정확한 이해에만 중점을 두기보다는, 자기의 관심과 흥미, 필요와 목적, 배경 지식과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텍스트에 자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주체적인 사고를 구성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는 읽기 교육이어야 할 것이다. 신데렐라를 괴롭히는 언니들의 행동을 '심술궂은 나쁜 행동'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 내용을 통해 미운 동생에 대한 자신의 이전 행동을 돌이켜 보고 가치 판단을 해 봄으로써 자기 나름의 책읽기를 경험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수 있는 것이다.14)

앞에서 텍스트 이해는 텍스트 층위, 메타-텍스트 층위, 독자 지향 층위의 수직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읽기 교육에서도 이러한 여러 층위의 의미 구성을 고루 경험시켜야 할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텍스트 층위의 구성에만 관심을 두었으며,15) 메타-텍스트 층위와 독자 지향층위는 거의 도외시되었다.

메타-텍스트 층위의 이해는 독자가 텍스트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읽기이다. 그런데 우리의 읽기 교육에서 이런 모습은 좀처럼 발견하기 어렵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마도 교과서가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한다. 전통적으로 국어 교과서에는 명문(名文)을 실어 왔다. 명문은 그야 말로 흠 잡을 데 없는 훌륭한 글이다. 명문을 읽을 거리로 삼는 읽기 교육에서는 비판적인 읽기의 경험을 제공하기가 어렵다. 모범적인 글이기에 그 글의 어떤 점이 훌륭한지, 어떤 점을 배워서 나의 글쓰기에 활용할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 될 뿐, 비판은 요원하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모방하는 것이 미덕이다. 이런 점에서 비판적인 읽기를 조장할 수 있는 자료와 활동의 개발이 필요하다. 예컨대 쓰기 교육과 관련지어 동료들이 쓴 글을 읽고 상호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활동이라든지, 과장된 의미나 숨겨진 의미가 많은 광고문을 분석하여 상품 구매의 지침으로 삼는다든지, 신문이나 하이퍼텍스트에서 서로 관점을 달리하는 글들을 수집하여 비교하며 읽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글을 올린다든지 등의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16)

독자 지향 층위의 읽기 활동도 읽기 수업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사람이 책을 읽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바로 이 층위의 성취를 위해서라고 해야 할 것인데, 기존의 읽기 교육은 이 부분을 소홀히 하였다. 이 문제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뒤에서 다루기로 한다. 다만 여기서는 읽기 교육에서 의미 구성의 수직적 다양성 측면이, 특히 메타-텍스트 층위와 독자 지향 층위가 제대로 실천되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그친다.17)

Ⅲ. 삶의 맥락에서의 읽기
1. 삶의 맥락에 유용한 지식의 구성
구성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두 가지는 '구성'과 '맥락'이다. 곧 구성주의에서 강조하는 구성은 맥락적 구성이다. 맥락과 무관하게 구성된, 추상화된 지식은 삶에서 의미 있게 작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성주의 교육이 전통적인 교육의 대안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도 바로 추상적 지식의 암기가 아니라18) 삶의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식이 자연스럽게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성된 지식이어야만 다시 삶의 맥락에서 유용성(Viability)을 지니는 지식이 된다는 것이다.19) 구성주의는 지식으로 끝나는 지식을 거부한다.

구성주의에서 말하는 맥락적 구성이라는 것을 좀더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이것을 '맥락에 의한 구성'과 '맥락을 위한 구성'으로 구분하여 생각해 보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 같다. 맥락에 의한 구성이란 지식은 구체적인 삶의 맥락 속에서 구성되어야 참다운 지식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맥락과 유리된 추상화된 지식을 단순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거나 가상적인 상황에서 도출된 지식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진정한(authentic) 맥락에서, 다시 말해 실제적인 문제 상황에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구성되는 지식이 진정한 지식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된 지식이라야 맥락과 유리된 지식, 삶과 무관한 지식이 아니라 삶의 장면에서 유용성을 지니는 '맥락을 위한 지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식의 구성에서 맥락으로서의 삶은 단지 갖추어지면 좋은, 부가적인 조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식의 구성 과정은 곧 삶의 과정이다. 사람들은 삶의 사태에서 문제에 직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구성하며, 또 이렇게 구성된 지식을 유사한 다른 상황에서 활용한다. 이것이 삶의 과정이며 동시에 지식 구성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삶의 맥락은 지식 구성을 위한 핵심 조건이지 부차적인 조건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지식의 구성은 인식론의 문제이기 이전에 존재론의 문제이다. 앎의 문제이기 이전에 삶의 문제라는 것이다.20) 지식의 구성은 삶의 모습이며 인간 존재의 본질이다.

이처럼 '맥락에 의한 구성'과 '맥락을 위한 구성'을 강조하는 구성주의의 지향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 역시 '맥락의 구성'이다. 삶에 유용성이 있는 지식이 구성될 수 있는 실제적이고 진정한 맥락이 학습의 장면에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삶의 장면과 교실 수업의 상동성(相同性)의 회복을 의미한다. 교실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학습 활동은 삶과 유리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와 교실은 학교 밖의 일상적 삶과 단절된 성역이거나 보호소가 아니며, 학생들 역시 추상적인 지식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삶을 잠시 보류해 두는 존재일 수 없다. 교실도 그들의 삶의 자리이고, 수업 역시 삶을 실천하는 시간이다. 교실에서의 학습 역시 삶을 실천함으로써 실제적인 지식을 구성하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성주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삶의 맥락으로서의 학습 환경을 구성해 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실제적인 삶의 맥락에 유용성을 지니는 학습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참된 지식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2. 앎과 삶의 매개로서의 읽기
읽기란 과연 무엇인가? 읽기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들이 있다.

① 독서는 필자에 의해 시각적으로 부호화된 '의미'가 독자의 마음 속에서 의미로 변하는 상호작용을 일컫는 말이다.

② 독서는 필자에 의해 문자 언어로 부호화된 메시지를 독자가 어느 정도 재구성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③ 독서는 쓰여진 글로부터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이다.21)

어떤 행위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법에는 그 행위가 일어나는 과정(Process)을 중심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그 행위가 수행하는 역할 혹은 기능(Function)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밥 먹기'라면, 수저로 음식물을 떠서 입안으로 넣어 씹는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미각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혹은 영양을 보충하여 에너지를 얻는 활동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때로는 과정에 대한 이해보다 기능에 대한 이해가 그 본질을 파악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읽기에 대한 위의 정의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한결같이 읽기가 일어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정의이며, 기능에 바탕을 둔 정의는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읽기가 수행하는 기능 중심의 정의는 어떻게 내릴 수 있는가? 읽기는 인간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우선 우리는 읽기를 통해서 무언가를 '알게' 된다. 읽기를 통해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열차 출발 시간을 알고, 컴퓨터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을 알고, 인간의 생명이 왜 존엄한지를 알게 된다. 이처럼 읽기는 앎의 활동이다. 그리고 이러한 앎의 활동은 곧 삶의 일부이거나 혹은 삶 그 자체이다. 우리는 삶을 통해서 삶을 영위하며 또 역으로 삶의 과정에서 앎을 구성하고 쌓아간다. 이러한 앎과 삶의 선순환(善循環) 관계 속에서 인간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장을 지속해 가는 것이다. 이처럼 읽기는 앎과 삶과 성장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읽기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과정 측면과 기능 측면 두 가지가 있지만, 교육에서 좀더 유의미한 관점은 기능 측면에서의 이해가 아닌가 한다. 학생들에게 읽기를 가르치는 목적이 바로 학생들로 하여금 읽기의 기능을 더 잘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읽기를 통해서 앎과 삶과 성장이 더 고양되도록 하는 것이 읽기 교육의 목적인 것이다. 따라서 읽기 교육에서는 이러한 읽기의 본원적 기능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지가 핵심적인 관심 사항이 되어야 한다.

3. 실제성의 측면에서 본 읽기 교육의 현상과 지향
읽기는 앎과 삶의 선순환 관계를 통해 성장을 매개하는 통로라고 하였다. 이것은 읽기가 실제적인 삶의 맥락 속에서 일어날 때 그 본질이 실현되며, 동시에 읽기 교육 역시 실제적인 삶의 맥락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삶의 맥락에 의한 읽기 교육, 삶의 맥락을 위한 읽기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현재 우리의 읽기 교육은 실제적인 삶의 맥락에 밀착되어 있는가 하는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답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전통적인 읽기 수업은 '설명 중심 읽기 수업'이라는 말로 대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읽어야 할 하나의 텍스트에 대한 배경 지식에 대해서, 지은이에 대해서, 주제에 대해서, 텍스트의 구조에 대해서, 텍스트에 서술된 내용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서, 수사법 등 표현의 방식에 대해서 교사가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설명의 대상이 되는 텍스트 곧 교과서에 실린 글은 이름 그대로 명문이었다. 교사는 그 명문의 갖가지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은 설명된 내용을 받아들여 단지 숙지할 뿐이었다. 이러한 학습에서 교과서에 실린 텍스트는 모방의 대상이며, 교사의 설명은 암기의 대상이 될 뿐이다. 학생들의 삶의 실제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암기된 지식은 삶의 맥락에 의해 구성된 것이 아니므로 삶의 맥락에 기여하는 지식이 되지 못했고, 따라서 학생들의 성장을 유발하는 지식으로 작용하기 어려웠다.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인지심리학적인 접근은 설명과 암기 중심의 읽기 교육에 대한 대안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인지심리학의 도입으로 인해 글 중심의 연구와 교육에서 독자 중심의 연구와 교육으로 그 방향이 바뀌었다. 곧 한 편의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이 그 글과 관련되는 배경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글의 구조를 파악하는지 등, 텍스트의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행하게 되는 여러 가지 심리적인 과정을 밝혀서 그에 동원되는 방법 혹은 전략을 가르치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게 된 것이다. 이것을 잠정적으로 '방법 중심 읽기 수업'이라 부르기로 한다.22)

현재 우리의 읽기 교육 현실이 '설명 중심'에서 '방법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된 것인지 그 자체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법 중심읽기 수업이 진정한 의미에서 독자 중심 읽기 교육인가, 혹은 학생들의 실제적인 삶의 맥락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읽기 교육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판단 역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설명식 읽기 수업에서의 단편적인 지식이 학생들의 삶과 유리되어 있었듯이,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작용하는 것으로 가정되는 추상화되고 분절된 방법 혹은 전략 역시 학생들의 실제적인 삶의 맥락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방법과 전략은, 배워야만 하는 것으로 강요된 객관적인 지식으로서 주어진 것이었지, 그들의 삶의 필요에 의해, 주체적인 요구에 의해 구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교과서에서 텍스트를 압도하며 제시된 학습 목표로서의 읽기 전략은 독자들이 텍스트에 주체적으로 반응하여 다양하고 풍부한 의미를 구성하는 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읽기 교과서의 텍스트는 읽어서 반응하고, 배우고, 비판하고, 대안을 찾고, 인식의 폭을 넓히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읽기의 본 모습을 실천하는 읽기의 대상이 아니라, 다만 객관화되고 추상화된 전략을 익히기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읽기 수업 시간, 이 시간은 무언가를 준비하는 시간으로만 간주될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을 누리는 시간이기도 해야 한다. 그 속에서 지식을 배우고, 삶을 살고, 그 속에서 주체로서 성장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다른 무엇을 위한 도구론적인 읽기 시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가치를 가지는 목적론적인 읽기 시간이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무언가를 위해 회생하는 시간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읽기 자체가 지니는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는 시간이어야 한다.23) 방법론적 추상화가 삶의 다양성을 가로막게(최신일, 1998:23)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각각의 독자가 자기 나름의 필요와 목적으로, 기대 지평으로, 삶의 경험으로, 선입견으로 텍스트와 대면해서 그 속으로 몰입하거나, 거리를 두고 따져보거나, 자신을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가운데서 각자에게 가치 있는 구체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구성 중심의 읽기 수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읽기 전략 혹은 방법은 읽기를 통한 실제적인 삶을 사는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인식되고 또 자연스럽게 터득될 수도 있다. 이처럼 실제적인 읽기 행위를 통해서 터득된 읽기 전략이 참다운 읽기 능력이며, 나아가 명시적이고 의도적으로 학습된 읽기 방법 혹은 전략 역시 실제적인 읽기 행위 속에서 그 필요성과 가치가 입증되고 또 적용될 때에 살아 있는 지식이 될 수 있다.

읽기 수업 시간이 읽기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여야 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읽기의 생태학적 환경을 복원하자는 말이 된다.24) 그러해야 하는 까닭은 이렇게 함으로써 무엇보다 학생들로 하여금 읽기에 대한 동기(動機)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동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우선 읽기 활동이 성립되기 어렵고, 설사 읽게 된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학습이 일어나기는 요원하다.25) 책을 왜 읽게 되는가? 재미있고, 배움이 있고, 감동이 있고, 책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적으로 책을 읽게 하는 동기는 바로 책읽기를 통해서 얻게 되는 이러한 경험에서 나온다. 학생들은 왜 책읽기는 좋아하면서 읽기 수업은 싫어하는가(Anderson et al., 1985:15)? 학교에서 좋다고 가르친 시들을 학교 밖에서는 왜 읽지 않는가(김창원, 1997:206)? 왜 좋은 글만으로 엄선된 교과서 글들이 학생들에게 외면 받는가? 이것은 무엇보다 교실에서의 읽기 수업이 읽기의 제 모습에서 벗어나 단편적인 지식에 대한 설명이나 암기로, 그리고 추상화된 방법적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연습 중심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읽기 수업이 학생들로 하여금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을 길러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읽기가 지루하고 무의미한 일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준 것이다.

읽기 교육의 생태학적 환경을 복원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로 접근이 가능하다. 먼저 현재 전혀 별개의 것으로 취급되고 있는 독해 능력 신장을 위한 교실에서의 읽기 수업과 교양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독서 지도가 상동성을 회복해야 한다. 교실에서의 독해 지도는 단편적인 지식의 설명이나 추상적인 방법의 숙련에서 벗어나 텍스트와 독자의 대화에 의한 주체적인 의미 구성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으로 옮겨져야 하고, 반대로 과제를 제시하고 독서 여부를 점검하기만 하는 독서 지도는 좀더 적극적으로 교육의 장 안으로 끌어와서 텍스트 층위, 메타-텍스트 층위, 독자 지향 층위의 다양한 의미 구성이 조장되어야 한다. 또 그렇게 구성된 의미를 서로 나누고 배우고 조절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처럼 독해 지도와 독서 지도가 상동성을 회복할 때, 서로가 상승 작용을 일으켜서 삶의 과정으로서의 독서가 증가하고 또 그 과정에서 독해력이 증진될 것이다.26) 교실에서의 읽기 수업이 교실 밖의 독서와 상동성을 갖게 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읽기 수업 자료의 다양화와 풍부화를 수반하게 된다. 곧 신문이나 잡지, 만화, 제품 설명서, 추리물, 광고, 하이퍼 텍스트 등 실제적인 텍스트들이 실제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읽기 자료로서 적극 활용되어야 하고, 동시에 더욱 많은 분량의 읽기가 이루어져야 한다.27)

독해 지도와 독서 지도의 상동성 회복이 읽기와 생활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면, 이른바 '내용 교과 읽기(Content area reading)'는 읽기와 타교과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마찬가지 논리에서 읽기 지도에서는 내용 교과에서의 읽기와 상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나라의 지형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읽기 시간과 사회 시간에 서로 다르게 읽도록 가르친다면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읽기가 도구적 성격을 지니고 있고 또 그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읽기 수업에서의 읽기가 내용 교과 영역에서의 읽기에 근접해야 한다. 이것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이 가능한데, 하나는 읽기 수업에서 내용 교과 읽기의 측면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고,28) 다른 한편으로는 범교과를 통한 읽기 지도(Reading across curriculum)의 개념과 관련하여 내용 교과의 수업을 통해서 읽기 지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나라의 읽기 수업은 대개 삼독법(三讀法)의 형태를 취해 왔다. 곧 하나의 텍스트에 대해 통독(通讀), 정독(精讀), 미독(味讀)의 단계로 세 번 읽는 방식으로 읽기 수업을 진행했다. 국어(읽기) 교과서에 실린 글은 글을 읽는 목적이나 문종, 학습 목표와 무관하게 이에 예외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삼독법에 의한 읽기 수업은 삶의 맥락에서의 실제적인 읽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같은 글을 세번 정도 읽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한 번 읽는 것으로 그친다. 이런 점에서 읽기 수업에서는 일상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삼독법이라는 읽기 방법만을 가르쳐 온 셈이 되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읽기와 마찬가지로 한 번 읽고서 다양한 의미를 주체적으로 구성하는 읽기도 읽기 수업에서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

교과서 중심의 읽기 교육은 삶의 실제적 맥락이라는 관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파생시킨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진도에 따라 막무가내로 주어지는 글읽기다. 이것은 실제성이 떨어지는 읽기다. 학생들은 아무런 맥락 없이, 교과서에 실린 한 편의 글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한다. 그러니 배경 지식을 보충하기도 해야 하고 활성화하기도 해야 하며, 실제적인 삶과는 무관하게 분석하고 암기하고 익히고 모방해야 하는 것이다. 생활에서의 실제적인 읽기는 이렇지 않다. 대개의 경우는 관심이 있으니까, 필요하니까 읽는다. 동떨어진 글 한 편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는 좀처럼 드물다. 지금 이 글은 그저께 읽은 다른 글과 관련된다. 이 글에 나온 내용을 저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견해나 정보가 서로 상치하는 경우도 있다. 독자는 서로 관련되는 여러 텍스트들을 찾아 읽으면서, 자기의 관점과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고 재구성하며 비판하기도 하고 대안을 마련하기도 한다. 바로 신토피칼 읽기(Syntopical reading)이다.29) 학생들로 하여금 개인별로나 모둠별로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이러한 신토피칼 읽기를 하게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토의하게 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할 필요가 있다.30) 이처럼 과제 해결을 위한 읽기는 대개 신토피칼 읽기가 되기 십상이며, 또한 이러한 읽기는 자연히 토의나 쓰기 등 여타의 활동과 통합되어 분리되지 않는다. 곧 자연스런 삶의 모습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성장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읽기에 대한 동기를 얻게 되며, 읽기 능력 또한 자연스럽게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읽기 교육에서 신토피칼 읽기의 실천은 앞에서 언급한 교실에서의 읽기와 생활에서의 읽기의 상호 근접, 읽기 수업과 내용 교과 수업의 상호 지원 등의 문제와 서로 맞물려 있다.31)

Ⅳ. 나오며: 균형 잡힌 읽기 지도(Balanced reading instruction)
지금까지 '구성'과 이것이 일어나는 '실제적인 맥락'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구성주의 교육관, 읽기 이론, 읽기 교육의 여러 문제들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논의의 과정에서 읽기 교육은 각각의 독자가 자기 나름의 필요와 목적으로, 기대 지평으로, 삶의 경험으로, 선입견으로 텍스트와 대면해서 그 속에 몰입하거나 혹은 거리를 두고 따져 보는 가운데서, 그리고 텍스트를 매개로 하여 자기 자신을 돌이켜 보는 가운데서 각자에게 유의미한 구체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구성 중심의 읽기 교육'이 되어야 함을 살펴보았다. 읽기 전략 혹은 방법은 읽기를 통한 실제적인 삶을 사는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인식되고 또 자연스럽게 습득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할 때에 텍스트를 통한 앎과 삶의 선순환 관계가 성립되어서 바람직한 성장이 유발되는 것으로 설명했다.32)

그러나 전적으로 구성주의적 관점으로만 읽기 교육이 진행되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거니와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때로는 교사가 명시적으로 설명하고 시범해야 할 것도 있고, 학생들은 암기하고 숙지하고 연습해서 익혀야 할 때도 있다. 따라서 실제적인 맥락에서의 자연스런 구성과 명시적이고 의도적인 교육이 잘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33) 이 글은 우리의 읽기 교육이 전자의 측면에 소홀했다는 점을 밝히고, 이를 바로잡을 때 고려할 수 있는 및 가지 고려 사항들을 지적한 것이다.

균형 잡힌 읽기 지도라 하여 이 글에서 논의한 사항들 모두가 중간 지점으로 다시 후퇴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삶의 실제적인 맥락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창의성이 있는 사람을 요구하기 때문이며, 학습자들에게 유의미하지 않은 학습은 지속적인 학습 동기를 유발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읽기 방법 혹은 전략이라는 것은 명시적으로 학습될 수 있는 부분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이 정당하다면, 이에 걸맞은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균형이란 반드시 동일 비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상황에 따라, 학습 요소의 성격에 따라 그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균형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읽기 교육이 실제적인 맥락에서의 의미 구성 측면을 매우 소홀하게 취급해 왔다는 저간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를 강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이 굳이 흉으로만 남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균형은 수업 모형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 예컨대 현재 국어교육계를 지배하고 있는 수업 모형은 읽기 전략을 명시적이고 의도적으로 가르친 이후에 학습자들로 하여금 적용해 보게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먼저 실제적인 맥락에서 주체적으로 글에 대면해서 다양한 층위의 의미를 구성하는 경험을 하게 한 이후에, 그 과정에서 문제 요인으로 작용하였거나 혹은 필요성이 발견된 전략을 추출하여 익히게 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전자의 수업 모형에서는 학습 목표로서의 전략이 텍스트를 압도해 버림으로써 의미 구성의 다양성과 풍부성을 가로막아 버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후자의 모형도 적극 권장되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이 또한 균형의 문제겠지만,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 현재 상황에서 어느 쪽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해야 하는지는 굳이 밝힐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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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
1 이 글은 구성주의 교육관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따라서 구성주의 교육관의 철학적 토대와 그것의 교육적 시사점, 그리고 여러 가지 구성주의 교육관의 종류와 그들 사이의 갈등 등에 대해서는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논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훌륭한 자료들이 많이 있으므로 굳이 덧보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구성주의 일반 이론에 대해서는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만 다루도록 한다. 구성주의 교육관에 대해서는 강인애(1997), 조연주·조미헌·권형규 역(1997), 김판수 외 역(1999),대구교육대학교 초등교육연구소(1998),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연구소 초등교과교육연구회(1999) 등을 참고하였다.
2 구성주의의 핵심 명제로서 이 밖에 "③지식은 언어를 통한 사회적인 상호 작용을 통해서 구성된다."가 추가되기도 한다(홍기칠, 1998). 조연주·조미헌·권형규 역(1997), 조용기(1998a, 1998b), 황윤한(1999) 등 다론 연구들에서도 대체로 이러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③의 명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구성주의자(social constructivist)들이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이며, 급진적 구성주의자(radical constructivist)들은 무관심했거나 그리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사항이다. 본고에서는 급진적 구성주의와 사회적 구성주의는 서로 대립하는 관점이라고 보지 않는다. 급진적 구성주의가 소홀히 다루었던 지식의 사회적 기원 현상, 곧 언어를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에 의한 지식의 구성 측면을 사회적 구성주의가 보완한 것으로서, 양자는 발전적 계기 관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이종일, 1998:73). 따라서 이 글에서 사용되는 구성주의라는 용어는 급진적 구성주의를 포함하는 사회적 구성주의의 개념이다. 그렇지만 이 글에서는 사회적 구성주의의 주장을 잘 반영하고 있는 ③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그 까닭은 이것이 구체적으로 읽기 교육의 장면에서 실천될 때에는 토론 학습, 팀 과제 학습, 모둠 학습, 협동 학습, 상보적 교수법 등 주로 수업 운영 방법과 관련되는데, 이는 또 다른 맥락에서의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3 지식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을 강조하여 '실재주의'라고도 하며, 또한 지식이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을 인식 주체의 머릿속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는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 '표상주의'라고도 한다.
4 예컨대 "내 인생 반 남았군"이라는 인식이, 사람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반밖에 안 남았네."라는 초조함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고, "반이나 남았네."라는 느긋함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5 이에 비해 객관주의에서는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로 하는 객관적인 지식이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 지식을 미리 익혀 두게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본다.
6 이러한 관점을 확립하는 데 선언적인 의미를 지니는 연구는 미국 국립 읽기 위원회에서 제출한 보고서인 『Becoming a Nation of Reader』 (Anderson et al., 1985)이다(Purves(eds), 1994:284~287 참고). 이 보고서는 '읽기란 텍스트와 독자의 배경 지식을 통합함으로써 의미를 구성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7 회상된 내용은 이해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둘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8 수평적 다양성은 텍스트 층위가 아닌 문장이나 낱말 층위에서도 존재한다. 문장 층위에서는 중의문이, 낱말 층위에서는 다의어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9 이삼형(1988)은 중심 내용 파악 단계, 필자의 의도 파악 단계, 텍스트 내용에 대한 비판적 이해 단계, 필자의 의도에 대한 비판적 이해 단계, 창의적 이해 단계의 다섯 가지로 구분하였다. 이삼형 외(2000:236-243)에서는 명료화, 상세화, 객관화, 주체화의 네가지 층위로 구분하였다.
10 사실 구성주의 혹은 스키마 이론의 관점에서는 '파악'이라는 용어가 그리 적절한 것은 아니다. '파악'이라는 말은 의미가 텍스트에 완전한 상태로 숨겨져 있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찾아낸다는 의미가 강해서 '구성'의 측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의상 입에 익어 있는 대로 사용한다.
11 하나의 문학 작품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의 비평이 계속되는 현상을 생각해 보라. 이것은 결국 각각의 읽기를 통해 해당 작품의 의미를 살찌워 가는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12 언어의 주체 형성 기능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정정순(2000) 참고.
13 적절한 배경 지식의 선택과 활용이라는 것은 주로 교실 수업에서의 교과서 읽기에서나 유용하다. 일상에서는 자기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이거나, 자기의 흥미를 끌거나, 혹은 어떤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와 관련되는 것을 찾아서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경 지식이 이미 선택되었거나 충분히 활성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14 스키마 이론가들 모두가 정확한 독해를 위한 스키마의 선택과 활용만을 강조하고, 또 이를 위한 설명과 안내만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개별 독자들의 목적과 선입견, 필요와 관심 등에 따라 자기 나름으로 독특하게, 그리고 총체적으로 의미를 구성하는 것을 강조하는 관점도 있다. 전자는 Interactive model에, 후자는 Transactional model에 가깝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Cunningham & Fitzgerald(1996) 참고. 구성주의 관점과 더 잘 부합하는 것은 Transactional model이다.
15 물론 이 층위에서도 구성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읽기 교육이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6 이러한 활동은 메타-텍스트 총위의 구성적 활동이면서, 동시에 뒤에서 다를 삶의 맥락에서 실제성을 갖춘 읽기 활동의 예도 될 수 있다.
17 의미 구성의 수평적, 수직적 다양성을 경험하게 하는 읽기 자료로서는 역시 문학 작품을 따를 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문학 작들은 본질적으로 다층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러 층위에서의 의미 구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문학 작품 중심의 문식성 활동(Literature based literacy activity)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러한 관점에 대해서는 Baumann & Ivey(1997) 참고.
18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암기한 지식도 따지고 보면 주체의 머릿속에서 '구성'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모든 지식은 구성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지식은 삶의 맥락에서 구성된 지식이 아니므로 '구성주의적' 지식은 아니다.
19 유용성 있는 지식이란 반드시 실용적인 지식, 곧 생물학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물리학자에게 물리적 현상에 관한 이론적 지식은 매우 유용성이 있는 지식이다. 물리학의 이론을 구성하는 것이 그 사람의 실제적인 삶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용성이 있는 지식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0 이에 대해서는 인식론적 구성주의와 존재론적 구성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 조용기(1998a, 1998b) 참고.
21 노명완(1996:79~80)에서 재인용.
22 요즘은 워낙 전략이라는 용어가 즐겨 쓰이고 있으므로 '전략 중심 읽기 수업'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어쨌든 '지시어의 지시 내용 찾기', '낱말의 맥락적 의미 찾기', '숨겨진 내용 찾기', '글의 중심 내용 찾기', '글의 구조 파악하기' 등 현재의 국어 교과서 각단원 혹은 차시 목표로 제시되어 있는 것은 바로 방법 중심 읽기 교육의 관점이 반영된 결과이다. 곧 현재 국어과 교과서가 택하고 있는 목표 중심 교과서 체제는 바로 방법 중심의 읽기 수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각 학습 단위의 학습 목표는 주로 텍스트의 의미를 구성하는 데 작용하는 하위 전략들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23 교육에 대한 이러한 관점에 대해서는 송언근(1998:196) 참고.
24 국어교육에서의 생태학적 관점의 필요성에 대한 것은 최현섭(1994), 박인기(1997), 원진숙(1999) 참고.
25 동기의 여러 국면들과 읽기 활동 및 읽기 성취도와의 밀접한 관련에 대해서는 Baker & Wigfield(1999) 참고.
26 독해 지도와 독서 지도의 연계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는 박수자(1999)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둘 사이의 연계 고리를 마련할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나, 상호 성격 변화를 통한 상동성 회복의 수준에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27 교과서 편찬의 문제로 한정하여 말한다면, 교과서에 더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더 많은 분량으로 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8 Guthrie et al.(1996)에서는 과학적인 개념 획득이라는 실제적인 목적으로 과학 텍스트를 읽게 하고, 그 과정에서 책읽기에 대한 내재적인 동기를 유발하며, 그와 함께 읽기 전략을 지도하는 방식이 매우 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하고 있다.
29 신토피칼 읽기에 대해서는 민병덕 역(1996:191~212) 참고. 김도남(2000)에서는 '상호텍스트성을 바탕으로 한 읽기'라는 용어로 이러한 방향의 읽기 수업 방안에 대해 논하고 있다.
30 신토피칼 읽기 이후에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토의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발표할 의견을 정리하기 위해서 신토피칼 읽기를 하는 것이다.
31 교과서가 신토피칼 읽기를 위한 글감을 다 수용하기 어렵다고 보면, 각각의 교과서 글을 중심으로 하는 보조적인 읽기 자료집을 마련하여 활용하거나 혹은 하이퍼텍스트 자료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32 이러한 관점의 바탕에는 명시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읽기 전략이란 사실상 제한되어 있고, 많은 경우 실제적인 읽기의 맥락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구성되고 터득되는 것이라는 관점이 깔려 있다.
33 '균형 잡힌 읽기 지도'에 대해서는 Freppon & Dahl(1998), 강혜진(2000)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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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사항

이성영
(Lee, Seongyoung)
춘천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