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바둑..!/다른 구성들~

[=] 바둑의 정의1

온울에 2008. 6. 1. 23:05

2008년 북경올림픽에 바둑이 시범경기로 채택되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통일된 바둑룰이 없다. 현재 중국룰, 대만룰, 일본룰, 한국룰등이 있고 한국룰은 일본룰과 거의 같다. 중국에서 바둑둘 때는 중국룰, 일본에서는 일본룰, 한국에서는 한국룰을 적용하고있는 실정이다. 다 끝난 바둑인데 어떤 바둑룰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지는 일이 간혹 발생한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자국의 룰을 세계통합룰로 굳히려 하고 있다. 중국룰에서는 사석의 개수는 따지지 않고 바둑판에 남아있는 자기 돌의 개수를 자기 집의 수에 더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룰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내가 보기에는 일본룰보다 중국룰이 합리적인 듯 보이는 일면도 있고 또 불합리해 보이는 일면도 있다.

그런데 모든 룰들이 안고있는 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는 다른 사소한 장단점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결함이다. 현재의 모든 바둑룰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은 “집”인데 놀랍게도 그 어느 룰에서도 집의 정의를 정확히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바둑이란 집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집을 많이 차지하려고 다투는 경기인 셈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일들이 발생한다. 바둑이 끝난후 바둑판의 어느 부분에 교묘하게 생긴 모양이 남을 경우 같은 룰이라도 해석방법에 따라서 흑,백의 집의 크기가 달라진다. 두 대국자간에 집의 해석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진다. 주변의 관계자들이 판정을 내리고 규칙으로 굳어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규칙을 만든다. 각 국의 규칙은 자꾸 길어지고 달라지며 온갖 예외적인 특별한 그림들이 추가되며 판정방법을 적어 놓는다. 또 다른 어떤 이상한 모양이 나와서 판정을 곤란하게 만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집”이란 이렇게 대충 정의해서 쓸 수 밖에 없는 개념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집의 정의는 “돌의 생사”를 정확히 정의하면 필연적으로 얻어지며 돌의 생사는 수학적 정의가 가능하다고 나는 본다. 물론 돌의 생사를 정의할 때 두 대국자들의 실력과는 무관하게 순수한 수학적 논리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누구라도 그러하리라. 그러나 나는 그러한 방법이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 어느정도 어려운가하면 바둑의 첫 수에서 최선의 착점을 수학적으로 찾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따라서 나는 두 대국자의 실력이 개입하는 수학적 정의를 찾아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찾아냈다! 2페이지에도 못미치는 이 짧은 바둑의 정의만으로 기존의 모든 문제들이나 향후 발생할 모든 분쟁을 합리적이고 일관된 논리로 판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몇가지 정리”에서는 바둑의 정의에 깔려있는 논리적 근거와 철학을 제공하였고 “보충설명”에서는 규칙의 적용과 여러 가지 판정의 예를 들어 보았다.

2004.6.24. 유 문환.

어떤 사람이 바둑의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면 그 사람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철학에서 논리만 가져온 학문이 수학이기 때문에 수학적 논리만 가지고는 바둑을 정의할 수 없고 바둑과 비슷한 다른 게임을 만들 뿐이다. 바둑은 수학적 틀 안에만 갖혀있지 않고 사람을 통해서 세상과 닿아있다.

바둑의 정의를 내릴 때 주된 작업은 바둑이라는 경기의 규칙(룰)을 만드는 일이다. 바둑의 룰을 만들면서 나는 현재 통용되는 용어를 의미변화없이 사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용어의 정의를 편하게 수학적으로 내리기 보다는 오해의 여지만 없다면 일상에서 통상적으로 갖고있는 개념을 이용하려고 애썼다. 또한 관행이 유지되도록 하였고 특히 바둑이 가지고 있는 오묘한 장점중의 하나인 무한성을 훼손하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그 결과, 이 바둑의 정의에서 한 판의 바둑의 종류는 무한히 많다(뒤에 증명함). 또한 기존의 룰 모두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독특한 해석은 거의 없으며 아주 작은 부분에서 다른 판단이 있는 정도이다.

“룰이 합리적인가?”라는 질문은 수학적으로만 보면 무의미하다. 수학적으로 룰은 지켜야 할 대상일 뿐이지 선악판단이나 진위판단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서 호흡하고있는 우리 사람들에게는 룰이 합리적이라야 한다고 모두들 말한다. 이 말을 나는 “룰이 어느 일방에게 억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판단을 내려줘야 하며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그래서 룰은 “침묵하지 않고 무모순이며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믿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착수를 룰에서 금하지 않고 부칙으로 남겨서 “룰의 문제가 아닌 세상과 사람의 문제”로 남겨놓은 것은 이 믿음의 표현이다.

2004.6.9. 유 문환.

[첨언] 이 룰은 한국룰(또는 일본룰)에 가깝다. 사석을 상대방 집에 메워서 계가하고 바둑판위에 남아있는 돌의 개수는 따지지 않는다. 그 쪽이 더 합리적임은 몇가지 이유만으로도 자명한데 논의는 다른 기회로 미룬다. 다만 내용중에서 “규칙3. 주인의 돌만 막힌돌이 되는 점에 돌을 놓을 수 없다.”는 삭제할 수도 있다고 본다. 룰에서는 금지조항이 적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규칙4의 “착수 직후…”는 “착수 직전과 직후…”로 바꾼다. 중국룰에서는 이미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중국룰대로 해주는 것도 통합룰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지...


* 바둑의 정의(定義)

가로 19개, 세로 19개의 곧은 을 오른쪽 그림과 같이 그려놓은 판을 바둑판이라 한다. 바둑판위의 선과 선이 만나는 곳(모두 361개)을이라 하고위에 올려놓을 검은 색과 흰 색의 물건을 바둑돌(또는 간단히 )이라 한다. 한 개의 점위에 한 개의 돌을 올려놓는 행위를 가리켜서 한 수 둔다(착수한다)고 말한다. 착수 또는 착수포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기회(또는 차례)라 한다. 어떤 색의 돌의 기회를 행사하는 주체를 주인(또는 대국자)이라 하는데 흑돌의 주인과 백돌의 주인이 있다. 어떤 색의 돌에 대하여 다른 색 돌의 주인을 상대방이라 한다. 바둑이란 주인과 상대방이 다음에 열거된 8개의 규칙에 따라 승부를 겨루는 경기이다. 편의상 “흑돌의 주인”, “백돌의 주인”대신 각각 “흑”, “백”이라 쓰기로 한다.

규칙1.  기회는 흑부터 시작해서 흑과 백이 번갈아 갖는다.

흑돌이 놓여진 점을 흑점, 백돌이 놓여진 점을 백점,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은 점을 빈점이라 한다. 두 점이 같은 선 위에 있고 그 사이에 다른 점이 없을 때 그 두 점을 이어졌다고 말한다. 이 말의 의미를 확장하여 흑점 a에서 시작해서 이어진 흑점만 통과해서 흑점 b까지 왔을 경우에도 흑점 a와 흑점 b가 이어졌다고 말한다. 백점과 백점의 이어짐도 마찬가지로 정의한다. 어떤 흑점과 이어진 모든 흑점중에 빈점과 이어진 점이 하나도 없을 때 그 흑점에 놓인 흑돌을 막힌돌이라 한다. 백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막힌돌을 정의한다.

규칙2.  착수할 때 흑점이나 백점위에 돌을 놓을 수 없다.

규칙3.  주인의 돌만 막힌돌이 되는 점에 돌을 놓을 수 없다.

규칙4.  착수한 직후 상대방의 돌 중에서 막힌돌이 있을 경우 상대방에게 기회를 주기 전에 그 돌을 모두 바둑판 위에서 들어낸다.

위의 규칙4에서 말하는 막힌돌을 바둑판에서 들어내는 일을 따낸다고 말하고 들어낸 돌을 따낸돌이라 한다.

규칙5.  상대방이 한 개의 돌을 따낸 바로 다음 기회에 그 한 점이 있던 점에 다시 놓으면 상대방의 돌 한 점만을 따내게 될 때 그 점에 놓을 수 없다.

규칙2,3,5에서 금지하고 있는 점을 착수금지점이라 한다. 특히 규칙5에서 금지하는 점을 라 한다. 한 주인이 착수포기를 하고 바로 이어서 상대방도 착수포기를 한 이후를 계가라 한다. 계가에 이르기전에 한 주인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도 있는데 이를 불계라 한다. 계가나 불계에 이른 바둑을 한 판의 바둑이라 한다. 계가에서 주인에게 먼저 기회를 줘도 상대방이 결국 따낼 수 있는 돌을 죽은돌이라 한다. 계가에서 상대방에게 먼저 기회를 줘도 결국 따낼 수 없는 돌을 산돌이라 한다. 이 때 죽은돌도 아니고 산돌도 아닌 돌이 있으면 그 한 판의 바둑을 미숙하다고 말한다. 계가에 이르면 죽은돌과 산돌을 지적하는데 이 과정에서 두 주인간에 의견의 차이가 있는 돌을 말썽돌이라 한다. 규칙6에 의해서 말썽돌을 말썽돌이 아닌 돌로 만드는 과정을 검증이라 한다.

규칙6.  말썽돌의 상대방이 먼저 기회를 가지고 규칙1~규칙5에 따라 진행하여 따 낸돌이 되면 그 말썽돌은 산돌이 아니다. 말썽돌의 주인이 먼저 기회를 가지고 규칙1~규칙5에 따라 진행하여 따낸돌이 될 수 없으면 그 말썽돌은 죽은돌이 아니다.

규칙7.  한 개의 말썽돌에 관한 검증이 끝날 때 마다 바둑판위의 돌의 배치와 들어 낸 돌의 개수를 검증을 시작하기 직전의 상태로 원상복귀한다.

죽은돌을 모두 바둑판위에서 그대로 들어낸 후 보았을 때 흑의 산돌과 이어진 빈점을 흑집이라 하고 흑집과 이어진 빈점도 역시 흑집이라 한다. 백집도 마찬가지로 정의한다. 흑집임과 동시에 백집인 점을 공배라 한다. 흑집의 수에서 들어낸 흑돌의 수와 공배의 수를 뺀 수를 계가흑집이라 한다. 이라 부르는 미리 정해놓은 숫자가 있다. 백집의 수에서 들어낸 백돌의 수와 공배의 수를 빼고 덤을 더한 수를 계가백집이라 한다. 계가흑집이 계가백집보다 클 때 흑돌의 주인을 집이 많은 주인이라고 말하고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규칙8.  집이 많은 주인이 이긴다. -끝-


부칙

1.  덤의 크기는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  검증은 대회 주최측에 일임한다는 규정을 둘 수 있다.

3.  시간제한을 두고 시간패, 벌점제등을 채택할 수 있다.

4.  지나치게 많은 착수가 이루어질 경우 그 경기를 무효로 하거나 무승부로 하거나 덤의 크기만으로 승부를 결정한다는 규정을 둘 수 있다.

5.  어느쪽도 착수포기를 하지 않고 반복되는 모양을 계속 둘 때 그 경기를 무효로하거나 무승부로 하거나 덤의 크기만으로 승부를 결정한다는 규정을 둘 수 있다.

6.  (접바둑의 규정) 흑에게는 처음 몇 번의 기회를 미리 정해진 점에 착수하도록하고 백에게는 흑의 정해진 착수가 끝날때까지 착수포기하도록 하는 규정을 둘수있다.

7.  한 번 착수한 돌은 따낼 때와 계가에서를 제외한 경우에는 있던 점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다는 규정을 둘 수 있다. 이 때 “한 번 착수”의 정의를 세밀히 규정해 둘 수 있다.

8.  기타 필요한 규정을 두어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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