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성의 감옥 기묘하고 불가능한 그림 에셔는 서양 미술사를 통틀어서 볼 때 독특한 화가의 대열에서 빠질 수 없을 것이다. 그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장면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하다.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형상을 연출한 화가는 꽤 있는 편이지만 에셔는 그 가운데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화가들이 다분히 감성적, 비일상적인 측면에서의 현실 초월을 꿈꾸었다면, 그는 철저하게 이성적인 작업을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일상의 것들을 다루면서도 공간 조작을 통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한다. 에셔의 대표작에 해당하는 (Relativity)을 보자. 역삼각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세 개의 계단이 화폭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아래의 두 계단은 위와 아래를 향해 있지만 맨 위의 계단은 횡으로 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