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바둑..!/놀이 이론들~

[=] 놀이문화의 현실과 놀이연구의 필요성

온울에 2008. 6. 7. 14:09

 



1.어린이 놀이문화의 현주소


  93년 4월 서울 YMCA에서 서울시내 어린이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그 결과가 오늘날 우리 어린이들(특히 도시)의 놀이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한달의 용돈은 3000원 이하가 31%로 가장 많았고 1만원 이상도 17.5%를 차지했다. 이들의 용돈은 주로 부모님에게서 받고 있었으며 그 비율은 65.8%이다. 이 중에 놀이에 지불되는 돈은 1000원 이하가 39.6%였고 1000~5000원이 31.1%를 차지했다.

  하루에 노는 시간은 1~2시간 사이가 25%를 차지했고, 3시간 이상이 9.2%로 가장 낮았다. 이들이 주로 노는 시간은 공휴일이 49%로 가장 높았고, 학교에서의 점심시간(21%)과 쉬는시간(10%)으로 학교에서의 노는 비율이 31%를 차지했다.

  주로 노는 장소는 집안이 48.2%였고 놀이터와 공터가 25.4%, 학교 운동장이 11.4%이였다. 누구랑 노는가에서는 친구가 45.5%, 형제 30.1%, 그리고 혼자논다가 21.2%였다.

  놀이기구로 오락기가 24.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여자 어린이의 경우에는 인형이 22.2%였다. 그리고 구입처는 백화점이 42.5%이고 문방구가 30.3%, 완구점이 13.9%로 나타났다. 이런 놀이기구는 부모님이 61.1%이고 내가 산다가 27.7%로 주로 부모님이 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가장 인기있는 놀이가 피구로 56.8%였는데 이는 텔레비젼에서 통키를  방영한 영향으로 이해된다. 그밖에 축구(9.1%), 농구, 발야구, 배구, 야구 등 공놀이 계통의 놀이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해 온 놀이 중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피구, 오락, 축구, 인형놀이 순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친구가 없어서 15.1%, 놀만한 공터가 없어서 18.9%, 나가기 귀찮아서 14.2%, 부모님이 나가지 못하게 해서 10.8%로 나타났다.

  놀이를 즐겨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가 37.8%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가 17.3%로 나타났으며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서가 6.2%로 나타났다.

  자신의 놀이에 대한 부모의 반응은 권장하신다가 26.2%, 별 반응이 없다가 53.1%, 반대하신다가 15.0%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의 전래놀이에 대한 상식여부에 대해 알아 본 결과 해 본 놀이로 연날리기 83.7%, 팽이치기 77.6%, 제기차기 80.9%, 윷놀이 90.9%, 널뛰기 57.9%, 씨름 49.5%으로 나타났다. 이중에 가장 재미있게 해 본 놀이를 두 가지 표시하라는 설문에 윷놀이가 50.7%이고 연날리기가 40.8%로 나타났다.

  이런 전래놀이를 누가 가르쳐 주었는가에서 부모님이 32.8%, 할아버지 할머니가 22.7%, 친척이 13.4%, 친구가 12.4% 순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재미있었던 전래놀이를 쓰라고 했는데 그네뛰기가 8.7%로 나타났으나 무응답이 62.7%나 된 것으로 미루어 전래놀이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설문으로 오늘날 어린이들의 놀이 현실을 몇가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와같이 노는 시간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교사는 학교의 점심시간과 쉬는시간에 노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이 시간이라도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배려해야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놀이장소가 완전히 집안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는 작년 어린이날을 맞아 놀이연구회가 설문한 결과와도 같은데 땅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잔디로 바뀌면서 실외놀이가 줄어든 대신 오락기 같은 실내 놀이기구가 확산된 결과이다.


셋째 놀이기구의 변화이다.

  전자오락은 이제 어린이들의 놀이감으로 굳게 자리잡은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즉 우리 어른들의 장난감이 돌, 나무, 구슬이나 딱지 등(사는 것이 아닌 자연물을 놀이감으로 전화시키는 방식)이였던 것과는 다르게 요즘 아이들 장난감은 완성된 어떤 놀이감(구입해야 하는 것들)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넷째 놀이종류의 단순화이다.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최근 급격히 공놀이가 확산되고 있고 이 공놀이가 놀이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 따라서 공놀이 계통이 전체 놀이의 66.7%나 차지하고 있음은 놀이의 다양성에서 얻는 효과면에서 본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즉 놀이는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와 같이 노래가 있는 것이 있는 한편 서로 밀고 당기는 오징어포 같은 놀이 또는 소꼽장난 처럼 역할놀이 등이 있다. 이런 놀이들은 각각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공놀이의 경우 놀이규칙이 고정되어있을 뿐 아니라 놀이의 변화가 불가능하므로 놀이를 하는지 공을 쫒아 다니는지 주객이 전도된 양상이다.


다섯째 놀이의 즐거움은 영원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놀이종류가 변해도, 장소가 없어도 놀이는 아이들의 영원한 벗이다. 이는 놀이가 주는 즐거움에 비길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 놀이의 즐거움을 빼앗는다면 그들은 이것을 어디에서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

  놀이를 하는 이유가 재미있어서가 1위인 것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놀이가 아이들과 언제라도 함께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여섯째 놀이 형식의 변화이다.

  놀이는 함께 어울릴 때 진정한 맛이 나는 것이다. 그러나 혼자 노는 놀이가 많아 지면서 놀이의 맛이 사라지고 놀이에서 얻을 수 있는 사회성 발달을 제대로 이루어 내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어른들은 놀이 형식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 어릴 땐 안그랬는데’라며 외톨이, 저만 아는 아이, 고집쟁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일곱째 놀이전수자의 변화이다.

  원래 놀이는 고참아동에 의해 자연스레 전수되는 것이다. 그러나 고참아동의 부재(입시공부하러 학교, 학원에 감)로 인하여 부모님에게 놀이를 배워야 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놀이방법은 전수 받을 지 몰라도 놀이분위기나 놀이의 맛을 제대로 전수 받을 수 없어 놀이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여덟째 전래놀이의 단절이다.

  전래놀이를 알지 못해서 하지 못하고 안하므로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인데 전래놀이가 사라지면서 잃는 것이 너무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전래놀이의 단절은 전래문화의 단절로 이어져 국적불명의 어린이로 자라게 한다.


2.놀이연구의 필요성


  ‘놀이를 연구하다니’라는 이야기를 듣던 것이 엊그제인데 요즘은 놀이강연 요청이 이곳저곳에서 심심찮게 있고 신문, 방송, 잡지 등에서도 놀이에 대한 취재 요청이 눈에 띠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불과 3~4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또한 학교에서도 놀이를 적용하려는 노력들이 부쩍 많아졌다.그럼 왜 놀이에 대한 요구들이 증폭되고 있는가? 거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사회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최소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경제적인 안정을 이룩(?)했다는 점이다. 즉 과거보다 시간이 많아졌고 그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관심은 과거에서부터 영원한 문화양식인 놀이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필요를 만들어냈고 그런 필요가 놀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둘째 사회의 각박한 현상에 대해 인간적인 자각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즉 사회가 자본주의화되면 될수록 인간소외는 증대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과거를 생각하게 되었으며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놀이이다. 그런데 놀이가 없음을 발견하게 되었고 어떻게하면 될까하고 주위를 둘러보게 된 것이다.


  셋째 문화생활의 양상이 가족 단위로 변화하면서 무엇을 할까라는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이를 해결하려고 놀이를 찾게 되는 경우이다. 특히 놀이는 전수받은 적이 없다. 사실 자연스럽게 놀다보면 익히게 되는 것이 놀이다. 따라서 가족에게 놀이를 전수하려고 해도 방법도 모를 뿐 아니라 이걸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놀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놀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대되는 것과는 다르게 교육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놀이에 대한 요구들이 증대되고 있다.


  첫째 지금까지의 입시위주의 교육(지적 영역의 강화)이 갖는 폐해에 대한 대안이 바로 놀이(정의적 영역)라는 자각이다.

  둘째 교육에 있어서 주체에 대한 인식의 확대이다. 즉 지금까지 교육을 하는 교사가 교육의 중심으로 여기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어린이(학생)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자각이 확대되었고 이런 자각은 곧 놀이의 확대라는 결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셋째 세계적인 교육동향이 ‘놀이중시’로 변화되고 있음에 대한 인식이다. 개정된 5차 교육과정에서도 일정부분 받아들여지고 있는 놀이의 교육에 접목은 이를 입증하는데 이는 너무나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유아교육과정이 놀이 중심으로 짜여지면서 놀이와 교육의 접목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확산된 것도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놀이에 대한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놀이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부재한 상태이다. 구체적인 예로 놀이를 연구하거나 보급하려는 단체가 그 중요성에 비해서 ‘놀이연구회 놂’, ‘놀이사랑 문화가족’, ‘장난감 상담실’, ‘엄마랑 놀이 아카데미’ 등 몇군데 밖에 없으며 대학에서도 ‘레크리에이션’학과는 있지만 ‘놀이’학과는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놀이는 연구할 것이 없거나 안해도 되는 것이라서 그럴까? 결코 아니다.


  놀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드시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놀이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소멸하는 자생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건강한 놀이가 사라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인위적으로 놀이를 복원하고 전수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놀이를 복원하고 전수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게 된다.

  본 놀이연구회에서 놀이수집을 다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놀이의 기록을 통해 다가오는 암담한 현실의 대안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둘째 그릇된 놀이가 만연하는데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이와 같은 일이 계속된되면 그릇된 놀이가 좋은 놀이를 완전히 장악하게 될 것이다. 소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현상으로 벌써 전자오락이라는 그릇된 놀이가 우리 전래놀이를 몰아내고 있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자오락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놀이의 개발, 우리 놀이 중에 유익한 놀이를 선정하여 현대화시키는 작업 등의 노력이 바로 놀이연구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셋째 놀이의 교육에의 접목이다. 놀이는 가장 훌륭한 교육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접목할 것인가? 수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놀이를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놀이자체의 목적을 위해 놀이수업지도안을 만들것인가?에 대한 것은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연구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교육에서의 놀이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지속적인 놀이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특수교육에서 ‘놀이치료’라는 부분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고 과거부터 유아교육과정을 놀이중심으로 짠 것은 놀이와 교육을 접목시킨 연구결과라고 볼 수 있다.


  놀이 현실은 암담하고 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경주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은 그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놀 권리’(어린이 권리선언 제 31조에 명시)를 상실하고 있다. 놀 권리를 상실함으로써 아이들은 외톨이, 고집장이, 뚱뚱이, 홀쭉이, 정신질환 등에 시달리게 된다.

  어린이들의 놀이를 방관한다는 것은 곧 그들의 삶을 방관하는 것이며 아울러 교육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1.놀이는 어린이가 자라는데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봅시다.    

  2.학교에서 놀이지도를 지속적으로 할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시다.                  

  3.지역사회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놀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4.어린이 권리선언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규정했는데 그 이유를 이야기해 봅시다.      

  5.놀이에서 지도자의 역할은 어디까지여야 할까요.                            

  6.학부모나 교육관리들이 학교에서 놀이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대처방안은 없을까요.

  7.놀이연구의 다양한 방법을 함께 찾아 봅시다.                                      

  8.야영이나 단체활동시 어떻게 하면 건강한 놀이를 하게 할까요.                        



[=]  http://www.nol2i.com/m_sub4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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