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바둑..!/놀이 이론들~

[=] 놀이에 대한 10가지 입장

온울에 2008. 6. 7. 14:25
연구소가 진행하는 놀이상담 프로그램들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신념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첫째, 놀이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만이 즐길 수 있습니다.

놀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만이 놀이 안에서 자유, 행복, 기쁨, 즐거움, 이웃과의 감격스런 만남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놀이지도자는 무엇을 지도하고 가르친다는 생각을 접어두고 사람들이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놀이거리와 놀이터를 제공해 주는 도움자요 촉진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놀이터에서 참가자는 단순히 청중이나 관람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놀이터야 말로 놀이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자리입니다.

 

둘째, 놀이는 사람들과의 참만남, 사귐, 나눔, 섬김, 그리고 돌봄을 선사합니다.

놀이터는 더 이상 서로를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인간상실의 현장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사람이 각자 하나 뿐인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서로를 비교하기 보다는 다른 점을 즐기고 나눌 수 있는 흐뭇한 놀이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셋째, 놀이규칙은 반드시 지켜지고 존중해야 합니다.

규칙이 없고,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놀이터에서는 아무런 유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규칙은 놀이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즐거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며, 절제하는 마음을 길러줍니다. 놀이에서 규칙은 제약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진솔한 만남과 사귐을 위한 전제 조건이고 약속입니다.

 

넷째, 놀이는 놀이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지 의도적이거나 조작적이어서는 안됩니다.

놀이에서 가지는 즐거움은 그 자체가 훌륭한 목적입니다. 특히 어린 시절 맘껏 뛰놀면서 자유, 기쁨, 만남, 나눔을 맛보고, 웃음지어 본 경험이 있는 어린이들은 참된 행복을 향해 나아갈 줄 알고 이웃과 더불어 사귀어 사는 기쁨을 아는 넉넉한 사람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아무런 전제된 의도나 조작됨이 없이 놀이가 놀이로서 이루어질 때 놀이는 비로소 놀라운 교육적, 상담적, 치유적 능력을 발휘합니다.

 

다섯째, 놀이는 내적동기를 촉진하기 위해 경쟁이 아닌 협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놀이에서 경쟁이 없으면 무슨 놀이가 되겠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놀이에 경쟁적 요소가 있지요. 하지만 경쟁을 조장하다보면 놀이의 의미는 사라지게 되고, 이기고 지는 허상만 남게 됩니다. 경쟁은 인간관계를 맺는데 심각한 손상을 줍니다. 경쟁을 하더라도 등수에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단지 이기고 지는 것을 알려 주는 정도로 마친다면 놀이하는 사람들은 경쟁보다는 놀이 그 자체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규칙을 존중하고 공유하는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놀이터에서도 만남과 사귐, 그리고 나눔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여섯째, 놀이에서 보상은 독약과 같습니다.

놀이에서 외적인 보상은 이보다 훨씬 중요한 내적동기를 망각하게 만을 뿐만 아니라 놀이의 본질을 왜곡시킵니다. 보상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참가자 개개인의 재능, 특성, 장점에 기초한 도전을 지지하고 촉진하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적용해야 하겠습니다. 놀이에서 보상은 독약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일곱째, 놀이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일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으며, 그것을 통해 얻어지는 성과를 기대하고 수반합니다. 또한 일은 외부로부터 강요되기도 하고 과정에서 고통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놀이는 목적과 결과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놀이는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닌 놀이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여덟째, 놀이는 누구나 쉽게 즐기고 지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놀이는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는 재주꾼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또한 그래서도 안됩니다. 놀이는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놀이지도자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즐거움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강요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홉째, 지도자는 참가자들과 함께하는 동반자로 있으면서 이들의 도움자이고 촉진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도자는 놀이터에서 참여자요 동반자로서 참가자들과 함께 하면서 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를 촉진하는 사람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지도자는 모임의 중심에 있거나 군림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노자는 “한 지도자는 국민들이 그가 있는지조차 모를 때 가장 훌륭한 지도자이다. 국민들이 순종하고 그를 환호할 때는 그리 훌륭한 지도자가 아니다. 국민들이 그를 경멸한다면 가장 나쁜 지도자이다. 그러나 훌륭한 지도자는 그가 말도 거의 없이 할 일을 다하고 목적을 완수했어도, 오히려 국민들은 모두 우리가 스스로 이 업적을 성취했다고 말할 것이다.”(도덕경 19장)

 

열째, 놀이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모두가 즐길 수 있습니다.

놀이는 어린이들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놀이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그 연령층에 어울리는 놀이들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성인이 즐길 수 없는 놀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른이 어린이가 될 수는 있어도 어린이가 어른이 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겨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에 소개한 놀이들은 놀이별로 연령층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를 위한 어떤 모임에 어떤 놀이를 선택할 것인가는 놀이터를 준비하는 지도자의 몫으로 남겨놓겠습니다.

 

사람이 있는, 그래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를 느끼고 소중히 여기며, 함께 어울려 사귐과 나눔을 이루는 가운데 나를 알아가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키워나가는 그런 즐거운 자리야말로 우리들이 그리워하고 만들고 싶은 신나는 놀이터라 하겠습니다.



[=]  http://www.ilf.or.kr/edu/5game.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