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사유..!/체계와 의미.

[ㅍ] 새로운 언론개념을 위한 체계이론적 고찰

온울에 2008. 5. 9. 11:21

목 차

Ⅰ. 들어가는 말
Ⅱ. 체계이론의 개관
1. 일반적인 내용
2. 코드(Code)와 프로그램(Programme)
Ⅲ. 언론체계의 실행, 코드 그리고 기능
Ⅳ. 언론체계에 대한 조작적 정의
1. 기능체계로서의 언론
2. 공적메시지의 조직적 생산자로서 언론
3. 직업/전문으로서의 언론
4. 언론적인 일상업무
Ⅴ.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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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명 啓明大學校 社會科學硏究所 
학술지명 社會科學論叢 
ISSN  
권 22 
호 1 
출판일 2003.  




새로운 언론개념 조작화를 위한 체계이론적 고찰


오창우
2-380-0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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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는 말
언론매체를 둘러싼 급격한 환경변화는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다. 특히 80년대 이후 서구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자유주의 등 시장질서 우위의 사고(idea)는 지금까지 언론매체가 떠맡았던 공적(公的) 기능 과업을 거세하려는 듯 하기도 하다. 따라서 시장원리를 근간으로 하는 매체경영은 그것의 효율성과 이익극대화에만 관심을 가진 나머지, 일반 재화와는 다른 의식산업으로서의 매체적 위치는 쉽게 망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WTO 체제아래 모든 나라에 획일적인 기준과 질서를 적용하는 것이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서구 중심국들의 주장은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결과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자유로운 흐름을 강조하고 있지만 문화상품이 담고있는 의식, 이데올로기, 전략 등이 무시된 채 산업적 측면만이 우선 적인 관심대상이 되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서구 선진국 미디어 생산물의 영원한 소비자가 되거나 구조적 종속상태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개념은 이전의 이해만으로는 채워 질 수 없는 공백이 생겨나게 된다. 얼핏 생각하면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론매체가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과정 속에서도 계속하여 존재해왔고, 새로운 기술이 구기술이 된 시점에서도 언론의 기본적인 기능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금의 매체환경하에서도 언론학 분야의 기본개념은 전면적인 수정보다는 반성적 조망이라는 길을 통하여 언론체계 내·외부의 경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본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루만(Niklas Luhmann)의 체계이론을 이론적 틀로 활용하고자 한다. 모든 체계를 '기능적 체계'로 바라보고 있는 루만은 각 체계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변화를 매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프로그램상의 공개를 통하여 다른 체계와 교류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많은 언론학자들은 체계이론적 접근을 통하여 언론체계의 코드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는데, 코드는 무엇을 언론에 포함시키고 무엇은 언론에서 제외시켜야 되는지를 판단하는데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언론매체 환경하에서 언론의 코드가 무엇이냐에 따라 언론에 대한 정의, 언론인에 대한 경계설정, 그리고 언론적 업무에 대한 구분 등이 차별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루만 체계이론의 기본개념을 소개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언론체계에 대한 조작적 정의 및 코드를 소개하고, 이러한 정의에 따라 언론체계내 기능수행자인 언론인의 역할규정 및 일상업무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Ⅱ. 체계이론의 개관
1. 일반적인 내용
체계이론은 전체 사회와 부분 사회 체계간의 관계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준다. 특히 '기능-구조적 체계이론'이라고 명명되는 루만(N. Luhmann)의 체계이론은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의 요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개별 요소들간의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여기에서의 체계는 환경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변화를 거듭하는 상대적인 실체로 이해되고 있다.

루만에 의하면 현대사회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부분체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분체계와 부분체계가 수행하고 있는 기능들은 수직적인 서열을 통해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각 체계가 갖는 고유한 기능에 의해 다른 체계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질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한 체계는 다른 체계에 의해 채워 질 수 없는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에만 독립된 체계가 될 수 있다.

또 체계는 관찰 가능한 실행 체계이다. 체계는 체계의 내적 질서에 의해 상호 연결되게 되며 체계 외부의 환경도 이러한 내적 질서에 의해 복잡성과 가변성이 축소됨으로써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실행통일성(결합)을 형성한다. 여기에서 실행체계의 운반자는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간 개체인데, 한 사회체계는 주체(개인적 인간)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체의 행위에 의해 구성된다.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루만은 자신의 체계이론의 기본 분석개념으로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수용하게 된다. 그에 의하면 사회적인 정황이나 행위는 항상 직·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결합된다는 것이다.

한 체계가 발전하면 할수록 그 체계는 점점 더 복잡성을 띠게 된다. 그 결과 체계는 증대된 복잡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자율적으로 조작하는 부분체계(Teilsystem)를 구성하게 된다. '자율적(autonom)'인 부분체계 형성을 통하여 모든 체계는 체계 고유의 구조와 조직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관련성'과 '자기조직'이라는 개념1)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체계는 '자기재생적(autopoiesis)'이라 할 수 있다2). 그러나 '자기재생적 체계'는 살아있는 체계로서 필연적으로 요구받는 '개방성(Offenheit)’과는 반대로 조작적으로 '폐쇄된(geschloßen) 체계'라고 할 수 있다. '폐쇄된 체계'로서 체계는 내부의 '자동조정(Selbststeuerung)' 능력으로 인하여 체계 환경으로부터는 전적으로 독립적이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체계 특유의 조정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통제는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활동상의 '폐쇄성 (Geschloßenheit)이 파괴된다면 체계의 '자기재생성'도 파괴되며, 더 이상 살아있는 체계로 존재하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

루만 사회체계 이론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정보(Information)의 단순한 이동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며

(1) ‘가능성의 목록으로부터 선택’으로 이해되는 정보(Information),

(2) ‘그 정보를 운반하는 태도의 선택’으로 이해되는 전달(Mitteilung),

(3) ‘그 정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으로 파악되는 이해(Verstehen) 등과 같은 3중의 선택과정으로써 인간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사회체계의 산물이 라는 것이다.

그러나 루만은 '어떻게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스스로가 생산해 내는 행위(Handlung)와 체계의 구성요소들을 억제하는가' 또는 '한 사회체계는 결국 커뮤니케이션(Kommunikation)으로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행위로 이루어지는가'와 같은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루만은 "커뮤케이션은 직접적으로 관찰될 수 없으며 오히려 추론될 수 밖에 없다. 관찰될 수 있기 위해서 또는 스스로를 관찰하기 위하여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행위체계(Handlungssystem)'로 파악되지 않으면 안된다. "(Luhmann, 1994:226)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행위'는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화(Vereinfachung)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코드(Code)와 프로그램(Programme)
각 체계는 기능적으로 차별화(Differenzierung)되어야만 하는데, 체계간의 '구분을 위한 규칙(Unterscheidungsregeln)'으로써 그리고 '체계와 환경사이의 경계를 확정할 수 있는 원리'로써 코드가 작동하게 된다. 코드의 도움으로 커뮤니케이션은 구조화되며, 어떤 것이 체계 고유영역에 속하며, 어느 것이 체계의 환경에 위치하는 '조작(Operation)'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항상 이원적 형태로 나타나는 코드는 자기식별을 위한 조건으로서, 그리고 체계 자체의 자기재생적 조작을 위한 조건으로서 기능한다. 각 기능체계의 이원론적 코드를 보면 법률체계는 '정의/부정의(Recht/Unrecht)', 경제체계는 '소유/비소유 (Haben/Nichthaben)', 스포츠체계는 '승리/패배(Sieg/Niederschlag)', 건강체계는 '건강/병(Gesund/Krank)', 학문체계는 '진리/비진리(Wahr/Unwahr)' 그리고 문학체계는 '저작(著作)의/비저작의(literarisch/Nicht- literarisch)' 등의 형태를 지닌다.

또 체계내의 프로그램은 전술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실행과정에서 주어진 동기에 의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전술로써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또 프로그램은 사회체계의 기능을 채우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체계의 조건들을 규정 하고 프로그램하에서 코드를 평가하며 사건들을 병렬적으로 연결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체계구조는 프로그램 차원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서도 교환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체계는 코드 차원에서는 닫혀있고 프로그램 차원에서는 열려있다 고 할 수 있다. 결국 코드와 프로그램의 차별화를 통하여 한 체계는 닫힌 체계로 서 그리고 열린 체계로서 동시에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3). 한편 프로그램은 조작을 위한 선택과정에서 '정당성(Richtigkeit)'을 화보하는 조건으로 기능한다. 프로그램은 기능체계에 적합한 '조건(Anforderungen)'의 '구체화(Konkretisierung)'를 가능하게 하는가 하면, 그 결과 어느 정도 까지는 변화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채로 존재해야만 한다(Luhmann, 1986:91).

언론은 코드를 근거로 하여 체계 환경에서 발생한 사건들 중 어떤 것이 중요한 것으로 다루어 져야만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체계는 사건들을 코드와 병렬시키기 위하여 프로그램이라는 형태로 결정규칙을 발전시키게 된다. (Bl?baum, 1994:256∼257) 그러므로 프로그램은 결정규칙을 제공해 주는 셈이다. 프로그램은 체계에서 조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정 프로그램으로서, 그리고 행위차원에서는 행위프로그램으로서 규정된다.

Ⅲ. 언론체계의 실행, 코드 그리고 기능
언론체계를 연구한 연구자들은 언론체계의 실행, 코드, 기본적인 기능 등에 대해서 거의 비슷한 견해를 표명하고 있지만 관점에 따라서 조금씩 차별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표 l>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언론체계가 어떤 사실의 공시(公示)를 통하여 사회 관찰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특히 언론의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Bl?baum과 R?hl의 주장은 다른 연구자들과는 조금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일반적인 내용으로 서술되고 있기는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변함에 따라 융통성있게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정보의 선택과 가공'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선택과 가공의 기준이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표 1> 체계이론적 접근방법에 의한 언론연구의 특징 비교
정 의 체계
 체계(실행 및 수용자역할
 코드(일반화된 커뮤니케이션매체)
 기본적인 기능
 
Marcinkowski
(1993)
 공시(언론체계와 공중 역할을 통하여)
 공적(공적이게 함) 對 공적이지 않음(공적이지 않게 함
 근대사회의 자기관찰을 가능하게 함
 
Gerhards
(1994)
 공시(매체체계와 수용자를 통하여)
 주목할 가치가 있는 對 주목할 가치가 없는
 사회의 자기관찰 + 2차적기능(통제, 통합)
 
Kohring(1997)
 공시(언론체계 내지 언론역할과 공중역할을 통하여)
 좀 더 체계소속적이게 하는 對 좀 더 체계소속적이지 않게 하는
 상대하는 환경으로부터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각 체계의 자기관찰에 기반하지 않는 사건들의 지속적인 관찰
 
G?ke
(1997)
 공시(언론체계 내지 언론역할과 공중역할을 통하여)
 시급성이 있는 對 시급성이 없는
 언론의 동시적 전달을 통한 사회부분체계의 (순간적인)통합
 
Spangenberg
(1993)
 매스커뮤니케이션(대중매체와 심적인 시스템을 통하여/ 여론)
 시급성이 있는 對 시급성이 없는
 여론을 통하여 심리적인 시스템의 동시화(75p)
 
Luhmann
(1996)
 대중매체(프로그램 영역의 뉴스와 보도, 광고, 오락)
 정보적 가치가 있는 對 정보적 가치가 없는
 -사회시스템의 일반적인 관찰 지휘
-한 사회의 기억을 생산
-항국적인 흥분가공의 생산과 가공
-공시의 표현
 
Bl?baum
(1994)
 언론(언론의 역할과 공증 역할)
 정보적 가치가 있는 對 정보적 가치가 없는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정보의 실제적인 선택과 전당
 
R?hl
(1980)
 편집
 언급하지 않음
 공적인 커뮤니케인션을 위한 주제의 생산과 준비
 

출처:Shol1/weischenberg(1998:76)
특정 정보가 언론체계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적용될 수 있는 기준, 즉 코드는 대체적으로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 코드는 다루는 정보가 주목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인데, 정보적 가치가 있는지 여부도 이와 유사한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밖에 공적인 가치가 있는지 여부, 시급성이 있는지 여부도 언론체계 귀속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4).

Ⅳ. 언론체계에 대한 조작적 정의
핵심코드를 바탕으로 언론, 매스미디어, 그리고 공시학에 대해 체계이론적 접근을 시도한 어떤 연구도 기본 개념에 대한 조작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연구대상으로 언론을 임의적으로 선택했을 뿐이다.

체계이론적 커뮤니케이션 접근은 '라스웰공식(Lasewell-Formel)' 공식을 바탕으로 한 어떤 연구도 해결할 수 없었던 언론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러나 독일어권 지역 내에서도 90년대 이래 체계이론적이고 경험적 접근방법에 의한 언론연구가 많은 발전을 하였지만 언론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불확실한 채로 남아있다.

언론에 대한 분명한 정의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언론을 통해 공시되어야 할 정보이며, 누가 언론체계내 행위자라 할 수 있으며, 어떤 일상업무가 언론 체계에 귀속되는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규명해볼 필요가 있다. 한 예로 대중매체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언론체계에 속한다고 할 수 없듯이, 모든 자유언론인들이 언론체계 종사자라고 할 수는 없다. 아울러 모든 광고신문을 언론체계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언론에 대한 개념을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언론연구 영역의 한계를 분명하게 설정하기 위해서는 체계이론적 접근이 매우 유용하다 할 수 있다. Neuberger는 커뮤니케이션학적 요구에 의해 언론에 대한 정의를 시도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이 과정에서는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출발점으로 상아야 하며 직업이 존재하는 실제적 관점에서 각 직업의 기능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연구방법에 의해 언론에 대한 정의가 결정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Neuberger 1993:8; Scholl 1997:469에서 재인용). 이것은 언론정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작업이 언론의 경계를 분명하게 설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 언론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위하여 Nuberger는 다차원적인 정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대중매체적 생산품(메시지), 직업조직, 업무조직, 일상업무, 신문의 지면, 매체, 자 질, 자격획득과 같은 기준들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Scholl 1997:470).

한편 B?ckelmann은 언론에 관한 기존연구의 검토를 통하여 언론을 정의하려 하고 있다. 그의 시도는 1945년부터 1990년까지 독일어권 지역에서 나타난 모든 중요한 언론관련 연구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언론을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였는데, 하나는 매체상의 위치(인쇄매체 및 전파매체 등에서의)이고 다른 하나는 관할권(ressorts)에 따른 구분이다. B?ckelmann은 무엇보다도 언론인/비언론 인의 구분을 통하여 언론에 대한 정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안하고 있다.

한편 Scholl은 언론의 조작적 정의를 위해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네 가지 차원의 이론적 기초를 토대로 언론정의를 시도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네 가지 차원은 1)기능체계로서 언론, 2)공적 메시지의 조직적 생산으로서의 언론, 3)직업 적인 성격으로서의 언론, 4)언론적인 일상업무 등이다.

1. 기능체계로서의 언론
언론체계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Scholl은 PR(Public Relations), 예술, 픽션적인 메시지, 비 전문적인 언론, 대안매체, 시급성이 없는 공시, 비정기적인 공시와의 경계를 설정하려 하였다.

PR은 한 조직, 기관, 기업 또는 협회의 고용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PR 위임자의 희망하는 이이지를 생산하기 위하여 봉사한다. 이와는 반대로 언론체계는 자신의 정체성을 기능상의 자율성으로부터 이끌어내며, 기능상의 자율성은 헌법, 언론 및 방송관련 법률, 편집방침, 경영협정 등에서 법률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그리고 법률적인 보호 이외에 사회적으로도 언론체계의 자율성은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행위자의 자율성으로써 표현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언론체계의 자율성이 사적 경쟁이나 공영적 경쟁과정에서 경제적으로 가능하게 된다(Scholl 1997:473).

언론적인 메시지와 허구적인 메시지 사이의 차이는 형식적인 기준에 의해 분명 해질 수는 없으며, 매체생산물(메시지)의 내용적인 차이를 통하여 구분될 수 있다. 또 언론과는 반대로 예술적인 매체는 사실성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즐거움 또는 대안적인 현실구성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언론기능에 대한 연구에서 전파매체에서의 오락부문, 풍자잡지, 신문의 연재소설 등은 언론체계로부터 제외된다. Scholl에게 있어서 '비전문적 언론(Laienjournalismus)'과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하는 대안매체는 또한 언론체계로부터 제외된다. 또 그는 언론체계에 대한 조작화가 부분적으로 직업사회학적인 관점을 포함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즉, '비 전문적인 언론'은 명예적인 또는 언론으로서의 자격이 부족한 것으로 인식된다. 그 밖의 기준으로는 매체생산물의 도달범위를 들고 있는데, 인쇄 매체인 경우에는 발행부수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Scholl은 시급성과 정기성을 언론체계 포함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매년 1회 발행되는 서적이나 한 달에 1회 이하로 발행되는 잡지의 경우에는 언론으로부터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매체는 공시를 위하여 분명한 가치가 있는 경우에만 '언론적'이라고 명명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은 매체 생산물의 도달범위을 통해서도 조작적으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언론에 포함시킬 수 있는 기준으로써 도달범위는 수용자 관점에서의 중요성에서나 커뮤니케이터 관점에서의 전문성을 위해서도 의미있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2. 공적메시지의 조직적 생산자로서 언론
Scholl은 언론을 조직적 차원에서 관찰하고 있다. 그는 흥미있는 영역으로써 뉴스통신사 또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공급업자와 같은 언론 대행사 조직, 공급자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것은 메시지 생성체계로서 언론이 단지 언론학, 공시, 매스 미디어의 일부분이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그것들 위로 겹쳐있기 때문에 그러한 기관들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한 조직들의 일상적인 업무내용을 중심으로 뉴스대행사 전체를 언론 체계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 그는 PR 대행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매체서비스사와 언론인 사무실 등을 언론체계에 포함시키고 있다.

신문의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편집상 독립적인 제작물을 다루는 일간신문이 언론체계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지방판의 경우에는 중앙판의 경우와는 반대로 어떤 차별적이고 독립적인 지면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언론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일요신문의 경우에는 편집책임자에 의해 독립적인 편집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언론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Stamm은 주간신문 중 내용적으로 광고신문과 거의 유사한 지역 주간신문들을 언론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또 각종 행정기간의 고지신문들을 언론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Scholl은 광고신 문의 경우에도 지면구성상 충분한 편집부문을 갖추고 있을 때에만 언론에 포함시키고 있다5).

Scholl은 잡지의 경우에 PR 영역과의 경계설정이 부분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언론체계의 귀속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애매모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관(官)적인 그리고 반관(半官)적인', '행사프로그램', '고객 및 가정잡지', '마케팅, 광고, 박람회 그리고 전시'를 위한 잡지들은 언론체계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그는 언론체계로부터 제외시키기 위한 명칭이나 부제로 통지, 기관, 그리고 정당, 연합, 단체, 주(지방), 연방, 교회, 협회, 조합, 직업연합 등과 연계된 표현 등을 들고 있으며, 일반기업과 같이 PR 주체로써 분명히 인식될 수 있는 표현인 경우에도 언론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그는 또 단지 회원에게만 배포되지만 추가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잡지의 경우(ADAC Motorwelt6))에도 PR 목적을 위한 것으로 판단하여 언론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그는 잡지 카테고리하에서 매달 1회 이하의 주기로 발행되는 잡지의 경우에는 언론체계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총발행부수면에 있어서 전문적인 언론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00부 이상이 인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발행부수가 경제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일 뿐만 아니라, 적어도 자유기고가 또는 고용된 언론인들이 정기적으로 일에 종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 그는 '풍자잡지' 나 '퀴즈잡지' 등은 언론으로부터 제외시키고 있다.

한편 Scholl은 전파방송의 경우 공영방송, 민영방송, 프로그램 공급사로부터의 프로그램과 Rahmen프로그램7) 등은 주저없이 언론에 포함시키고 있다. 부분적인 민영방송국의 경우 언론적으로 가치가 있는 방송내용이 포함되는 경우에만 언론에 포함된다. 그러나 언론적인 부분이 없거나 단지 명예직인 동료들에 의해 생산되는 음악방송의 경우에는 언론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병원이나 백화점내 라디오는 물론 시민라디오 채널 등은 언론에서 제외된다.

3. 직업/전문으로서의 언론
Scholl은 언론에 있어서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역할 차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는데, 그것은 메시지 생산에 있어서 자신의 조직과 가장 큰 관련을 맺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조직 이외의 요소들과도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언론체계내에서 분명한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적인 행위자에 대해 정의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언론이 단지 조직내 활동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 외부의 자유언론인들과 함께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모든 자유 언론인들을 언론체계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명예직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단지 부업으로 언론적 활동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직업사회학적인 이유를 근거로 언론체계의 영역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외부 기고언론인들 중 언론적인 활동에 있어서 '정규 직 언론인과 유사한', '정기적인' 또는 '지속적인'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에만 언론체계의 구성원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직적인 역할차원에서 Scholl은 R?hl의 '체계이론을 바탕으로 한 신문편집부문 연구' 결과에 의존해서 발행인이나 관리자들을 언론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또 수평적인 역할차원과 관련하여서는 사진담당자, 편집기술자, 프로그램 사회자, 프로그램 제안자, 프로그램 기획자 그리고 다큐멘타리 언론인들을 언론인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행위자가 언론적인 핵심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그들은 언론체계의 구성원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언론인에 속하는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하는 것은 단지 개인적인 차원, 즉 개인의 일상업무에 근거해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Scholl은 <표 2>에서 제시된 분류방법을 통하여 직업명칭과 언론적 역할이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언론인/비언론인 판단을 위한 기준은 행위자의 언론적인 일상적인 업무와 관련을 맺는다는 것이다.

<표 2> 언론체계에 있어서 직업그룹과 역할
-발행인(출판자)*
-편집국장, 편집국장 대리
-편집자, 부서장, (최종편집자), (방송에서 부서책임자), 지도적 위치에 있는 편집자, 관할책임자, 대리 관할책임자
-편집자, (전문편집자), 특별한 과제를 수행하는 편집자, 언론인
-(TV/연극비평가), (서적/예술)비평가, 문예오락난 기자, 칼럼리스트
-(수석기자), 기자
-진행자*?
-해외특파원, 특파원
-사진편집자, (사진기자*)
-코디네이터*, 제작자*, 정판(整版)편집자*, 편집기술자*
-자유기고가, (고정적으로/지속적으로, 자유로운 위치에서 협력하는 사람)
-수습기자, 편집보조자*
 

출처:- "Journalismus in Deutschland" 연구의 결과(1993년 상황, Scholl:1997)
- ( )안의 내용은 Wiesand의 연구결과를 통해 보충

- * 표시가 있는 직업그룹의 경우에는 행위자가 언론적인 핵심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만 언론에 포함됨

4. 언론적인 일상업무
Scholl은 '독일에서의 언론'이라는 연구에서 이미 언론적인 일상업무가 무엇인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1,498명 언론인들의 일상업무와 관련하여 거기에 할애하는 시간적 범위를 평가하려고 하였다. 그는 언론인들의 일상업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탐구/조사

- 언론적인 텍스트의 작성 및 교정

- 텍스트의 선택(예를 들면 통신사 자료로부터의 선택)

- 통신사 텍스트와 언론사 통지내용의 편집

- 동료 및 직원으로부터의 텍스트 편집

- 조직적인 그리고 행정적인 일상업무(편집회의 참석)

- 기술적인 일상업무(레이아웃, 외부녹음, 스튜디어 녹음, 편집, 믹스)

- 진행

Scholl은 언론이 언론환경으로부터의 정보를 가공하며, 그 가공된 정보는 환경에 의해 다시 사용되어질 수 있게 된다는 R?hl 이해를 바탕으로 언론인들의 일상업무를 개념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 충족을 위하여 언론적인 결정이 필요해지게 되는데, 구체적으로는 정보의 수집, 선택과 응축(Kondensation)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는 이러한 사실로부터 언론의 핵심적인 일상업무는 조사, 선택, 텍스트작성, 편집이라는 결론을 맺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언론적 일상업무의 틀을 통하여 누가 언론인에 속하고 제외되는지를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즉, 언론사 종사자들 중 일부분을 선택하여 그들의 일상업무를 응답하게 하고 핵심적인 언론인 일상업무가 아닌 경우에는 언론의 테두리로부터 제외시킬 수 있다. Scholl은 군집분석(clusteranalyse)을 통하여 언론인들의 일상업무의 특징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며 집단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언론인 집단을 유형화하였다. 그런데 Scholl은 언론의 핵심영역에는 포함되지 않으면서 단지 언론적 일상업무만을 수행하는 편집 업무 보조자 또는 자유기고가는 언론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언론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이론적으로 매우 의미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적인 연구를 위해서도 매우 유용하다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언론에 대한 개념적인 정의가 시도되어 왔지만 언론체계의 경계선은 여전히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PB7, 광고, 예술, 출판으로부터의 구분을 시도한 Scholl의 시도는 체계이론적인 접근을 통해 언론을 정의해보려는 선행적 연구라 할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 연구대상으로써 언론은 대중매체, 공시(?ffentlichkeit)와 동일 한 것이 아니며 서로 교환될 수도 없으며 언론의 하부 시스템으로 분류할 수도 없다(Scholl 1997:483). 언론의 기능과 구조가 변하는 경우에는 연구대상으로써 언론을 정의하는 작업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며, 그러한 작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 질 것이다.

Scholl은 언론에 대한 이론적 정의의 조작화는 이래는 물론 현재에 있어서 두 가지 어려운 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는 언론정의에 대한 조작화는 불분명한 경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경험적으로 분명한 경계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론으로부터 경험으로의 이행 사이에는 뚜렷한 간격이 존재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경험적인 연구 그 자체에 내재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조작화 과정에서 체계이론적인 추상적 의미한계는 언론적 행위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산으로 변환되어야만 한다. 체계이론이 언론정의 조작화를 위한 방법론상의 수단을 전혀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관점변화가 필수불가결하다. 조작화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연구는 경험적으로 전환시킬 수 없는 이론에 대해서는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험적으로 쉽게 전환시킬 수 있는 이론에만 관심을 가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언론정의를 위한 이론적인 고려는 경험 적인 행위지침 차원에서 받아들여져야 하며, 그러한 경우에만 연구의 결과들이 실제적인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Ⅴ. 맺음말
공시학이나 커뮤니케이션학의 이론 구성과정에서 체계적인 사고의 적용은 공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전체 사회 또는 사회적 현상과의 불가피한 관련성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체계이론적 시각에 따르면 매체와 메시지는 물론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객관적인 결과들은 한 사회의 결과라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사회와의 관련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언론체계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언론체계의 경계를 분명하게 하는 것은 언론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정의하는 작업으로부터 가능해지는데, 언론체계와 환경과의 구분을 분명히 하는데 루만의 체계이론이 매우 유용한 틀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체계이론적 접근방법에 의한 연구에서는 개념에 대한 조작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연구대상으로써 언론을 지나치게 임의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체계이론적 접근방법을 통하여 언론 개념에 대한 조작화를 실행하고 연구영역의 경계설정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본 논문에서는 루만의 체계이론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고 언론개념에 대한 조작화를 가능하게 하는데 유용한 개념인 '코드'와 '프로그램'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체계이론적 분석을 시도한 언론학 분야에서의 연구들을 정리하고, 그러한 연구들에서 제시되고 있는 언론체계의 실행, 코드, 기본적인 기능들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도 조망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언론체계에 소속될 수 있는 기준으로써 적용될 수 있는 기능, 조직, 직업의 전문성, 일상업무에 대해 살펴보았다. 물론 이러한 기준들이 모든 사회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언론에 대한 사회적 위치와 인식이 다른 환경하에서는 이러한 기준들도 어느 정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언론에 소속되고 소속되지 않는지를 경험적으로 판단하기 위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의미있다 하겠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급격한 매체환경 변화속에서는 언론체계의 뚜렷한 경계설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겠다. 얼핏 생각하면 인터넷과 같이 대중을 상대로 하는 모든 매체가 언론에 포함되는 것처럼, 대중매체를 통하여 전달되어지는 모든 정보가 언론에 소속되는 것처럼, 매체사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언론인들의 범주에 속하는 것처럼, 그리고 매체사 종사자의 모든 일상업무가 언론적 활동인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이것은 '언론(체계)에 대한 개념' 정의가 보다 분명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언론학 분야에서 수행되는 연구들의 주제적 특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접학문과의 상호교류성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과 학문 고유의 정체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상호교류성을 강조한다고 학문 고유의 정체성이 침해 받는다면 그것의 원래 목적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학문 고유의 정체성을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상호교류성이 강조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 언론학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많은 연구 주제들은 다양성의 차원에서 급진적인 발전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체 성에 대한 고민없이 인접학문을 지나치게 넘나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매체 환경하에서 언론은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언론학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될 뿐만 아니라 언론학 분야에서 수행되어야만 하는 연구주제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언론이 복잡한 매체환경하에 노출될수록 언론의 정체성은 희미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언론은 전체 사회의 결과적 현상일 뿐만 아니라 언론이 소속되어 있는 사회를 향한 원인적 현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의 분명한 경계를 찾는 작업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매체환경이 복잡해지면 질수록 언론체계의 경계 설정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증대된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언론의 규범성을 노정시키고 언론체계의 실행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이 처한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언론개념에 대한 조작적 정의의 필요성은 증대된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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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
1 로쓰는 '자기관련적 체계'라는 개념을 "체계는 항상 본질적으로 외부의 체계 환경으로부터의 영향이 아닌 체계 구성요소들간의(내부로부터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자기관련적인 체계는 환경과 직면하여 자주적이며 자기결정적"(Roth, 1987: 400)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체계는 스스로를 위하여 스스로에게 허용된 내부의 산출규칙과 절차규칙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외부 현실에 대항하며 계속적으로 관철할 어떤 경계를 설정한다.
2 빌케는 "스스로 재생하는 명백한 체계가 존재한다. 더군다나 재생은 세대계승에 있어서 유전적 모방이라는 관습적인 의미에서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체계 고유의 현재적 재생이라는 특별한 의미에서의 재생을 의미한다. "(Willke, 1996: 61)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자기재생적 체계는 체계요소들을 계속적으로 재생하게 되는데 재생된 요소들의 도움과 체계의 자기재생적 능력으로부터 세포나 유기체는 체계가 유지되는 구성요소를 보전(補塤)하게 된다. "(앞의 책)는 것이다.
3 루만은 이를 '자기관련성(selbstreferentiell)'과 '타자관련성(fiemdreferentiell)'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Luhmann, 1996: 24∼31)
4 Kohring이 언론체계의 코드로 제시하고 있는 '좀 더 체계소속적인 對 좀 더 체계소속적 이지 않은' 은 그 내용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언론체계 코드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입증할 대상을 논거로 상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5 Kopper는 편집상의 실행범위를 바탕으로 광고신문을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하고 있다. 하나는 전통적인 주간신문을 위한 무료 삽입 물로써 역할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론적으로 분명한 기여를 하고 있는 무료광고신문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Kopper 1991: 26).
6 독일내 자동차 운전자들이 매년 일정한 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각종 자동차 관련 무료서비스는 물론 매월 "ADAC Motorwelt"라는 잡지를 무료로 제공받는다.
7 독일 방송에서는 전체 방송시간의 일부분을 외부의 독립적인 단체에 의해 제작된 프로그램 방송에 할애하도록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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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사항

오창우
계명대학교 미디어 영상대학